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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맘 Jan 27. 2024

나의 항암음식- 내가 암을 만나고 금지하는 것들 찾기

알고 보니 내가 암을 만난 것은 필연적이었다.

점심을 먹고, 잠시 낮잠을 잤다.

저녁을 먹고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켰다.

남편과 식탁테이블을 마주 보고 앉았다.

남편은 오랜만에 화요를 한잔 하며 매일 하는 스케치를 하고, 나는 생강차를 마시면서 이 글을 적으려 사진을 먼저 정리했다.

여유로운 토요일 저녁이다.



오늘은 [나의 항암밥상 1-추천음식]을 마치고, 다시 시작하는 [나의 항암밥상 2-금지음식]의 첫 번째 글이다.

항상 연재를 시작할 때면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고민을 한다.

그럴 때면 대부분 시작하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본다.

그 이유가 내가 글을 쓰려고 하는 목적이었다.


이번에도 같다.

내가 금지음식을 쓰려고 하는 이유

그 시작은 내가 암을 만나게 된 Why를 찾는 것이었다.


어느 암전문의가 말했던 게 생각난다.

암을 만났다면 암을 만나기 전의 생활과 반대로 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너무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면 조금은 느슨하게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운동을 하고, 너무 운동을 많이 했다면 조금 줄여보고

늦게 잠을 자는 사람이었다면 일찍 잠을 자고

잠을 많이 잤다면 잠을 조금 줄여보고

수면시간이 적었다면 늘려보는 등...


음식들도 마찬가지였다.

고기를 많이 먹었다면 고기를 줄이고

야채를 안 먹었다면 야채를 즐겨 먹어보고 등으로..


나는 이 말에 답이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암을 만나기 전의 일상을 적어봤다.

매일 늦잠을 잤다.

일어나면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내려 한잔 마셨다.

아침은 물에 말아 낙지젓갈로 먹기를 좋아했다.

점심은 항상 외식이었다. 다양한 음식점을 다니며 먹기를 좋아했다.

저녁도 외식이나 배달음식이 많았다.

퇴근하는 길에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사서 가기도 했다.

집에서 하는 요리의  대부분은 미역국, 된장국등 국종류들 정도였다.

카레라이스, 삼겹살과 김치를 구워 먹을 때가 많았다.


가장 만들기 귀잖아 했던 것은 나물들이었다.

남편이 싫어하는 냉동음식과 소시지와 어묵들은 장을 볼 때면 항상 샀다.


늦은 저녁을 먹고 나면 피곤하다며 바로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했다.

그러면서 잠은 1시가 넘어서 잤다.


남편과 나를 아는 사람들이 요즘의 나를 보면 가장 놀라는 것이 걷는 것이다.

암을 만나기 전에는 하루에 1000걸음도 걷지 않았을 거다.

지금은 매일 걸어 다니려고 하는 집 앞 마트정도의 거리는 당연히 차를 타고 다녔다.


내가 암을 만나고, 나의 일상을 반대로 해보기로 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로 했다.

모닝커피 대신 물을 마셨다.

차를 타는 대신 걸었다.

외식대신 집밥을 먹었다.

냉동식품등의 간편식 대신 야채와 나물반찬을 했다.

하루종일 일생각만 하는 대신 하루종일 나를 돌보았다.

해야 할 일들을 적는 대신 감사일기를 적었다.


나의 항암음식 2- 금지음식

앞으로 적을 글은 암을 만나기 전 내가 좋아했고, 자주 먹었던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나의 밥상뿐만이 아니라 나의 일상에도 금지할 것들을 찾았다.

나의 일상과 밥상을 정리해 보면서 내가 암을 만난 것은 나에게 필연적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을 했다.

암을 만난 덕분에 나는 나의 나쁜 습관들과 일상을 맑은 정신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나는 암을 만난 뒤 금지할 것을 정하고, 금지한 것들을 대체할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루틴을 만들고 습관이 되었다.

앞으로 적을 글들은 그 기록들이다.



나의 항암밥상

운동루틴은 조금 수정했다. 날씨가 추웠고, 빙판길이라 매일 아침 걷기는 생략했다.

감기로 한동안 몸의 회복에 집중하느라 운동은 15층계단 오르기와 스트레칭과 근력운동 20분, 명상 10분 정도만 유지하고 있다. 그래도 집 앞 카페를 오고 가면서 하루에 5000 보정도는 걷는듯하다.


대만을 다녀온 뒤부터 음식에 더 정성을 들였다.

아침은 공복 15시간을 유지하고 과일과 야채, 견과류를 먹으며 당근사과주스를 마신다.


점심으로는 항암에 좋은 음식으로 밥상을 차린다.

요즘은 샐러리를 맛있게 먹고 있다.

다양한 음식에 샐러리를 넣어먹고 있다. 향과 맛이 참 좋다.


막둥이가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그래서 건강한 단백질음식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닭가슴살요리를 비롯해 다양한 단백질식재료를 야채와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신경을 쓰고 있다.










새우를 쪄놓고 다양한 요리에 사용하고 있다. 오늘은 카레를 만들었고 찐 새우를 함께 먹었다.
샐러리로 김밥을 만들었더니 향이 좋다. 아이들은 싫어해서 참치김밥으로 만들어줬다.
우엉과 찐 고구마가 맛있다. 요즘은 밥대신 먹고 있다.
시래기된장국의 건더기가 맛있다. 무를 함께 넣어 끓이니 시원하다.
닭가슴살을 삶아 배추, 대파, 마늘, 고추를  넣고 물, 간장, 액젓을 넣어 쪄주었다. 짜지 않고 맛있다.
닭가슴살요리를 하고 덮밥으로 먹어도 맛있다.
양파와 셀러리, 대파를 먹기 좋게 썰어주고 팽이버섯, 마늘, 후추를 넣고 찐 새우를 요리했다. 요리레시피는 봉골레스파게티레시피로 했더니 맛있다.
잔멸치가 맛있어서 고구마와 잘 어울린다.
두부조림과 바지락미역국이 맛있었다.
두부조림은 항암에 좋은 요리법으로 했다. 살짝 쪄주듯 만들었고 요리시간은 5분 정도다.
남편이 좋아하는 오리요리- 셀러리와 잘 어울린다. 셀러리는 오리기름으로 볶았더니 더 맛있다.
큰아이가 좋아하는 벌집삼겹살을 내가 먹을 수 있는 요리법으로 했다. 간장베이스에 마늘생강 표고버섯가루, 통들깨로 요리했다. 꽈리고추와 대파의 식감이 참 좋았다.
전은 한 달에 한번 정도 하는듯하다.  
저녁은 가볍게 먹는 편이다.
나물의 마지막은 비빔밥^^ 비빔밥은 돌김과 먹으면 맛있다.
매일아침 요리의 시작은 당근, 고구마, 계란 삶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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