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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지맘 Feb 12. 2024

나의 항암밥상-나는 햄과 소세지를 먹지 않습니다

90일의 유럽여행을 떠났지만, 여행을 포기했다.

나는  암을 만난뒤 금지음식이 몇가지 있다.

하지만 외부일정이 있거나, 여행 중에는 내가 먹지 않는 금지음식을 먹게 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나는 가능하면 절대 먹지 않는 음식이 육가공식품과 튀긴 음식이다.

소시지, 햄등은 암수술을 한 뒤부터는 먹지 않는다.

좋아하는 부대찌개도 먹지 않는다.

하지만 급할 때는 종종  김밥을 사 먹기도  한다. 외부일정으로 간단히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경우 가장 차선책으로 김밥을 먹는다. 김밥을 먹게 되면 햄을 빼달라고 한다. (가능하다면 야채샤부샤부, 비빔밥, 한식뷔페를 선호한다)


장을 볼 때 가지 않는 코너도 육가공식품코너와 냉동즉석음식들이다.

대부분 신선재료코너에서만 장을 본다.

지금도  잘 지키고 있는 금지음식이다.

햄과 소시지등의 육가공음식은 한 달에 한 번의 나를 위한 선물로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런 내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유럽여행을 갔을 때다.

그것도 감자튀김과 소시지가 대표음식인 독일에서 2달을 살았다.

나와 가족은 독일가족이 있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차적응을 하고 음식과 루틴을 회복하고 스페인과 그리스를 가기로 했다.




항암치료에 도움이 되었던 여행계획

나는 항암치료를 하면서 나의 체력을 유지하고 항암부작용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그 이유는 항암치료를 시작하면서 세운 여행 목표 스페인과 그리스,독일에서 한달 살아보기를 위해서였다.


나는 항암치료가 끝난 뒤 나의 체력과 항암부작용으로 나의 버킷리스트로 세운 여행을 실현하지 못할까 봐 정성껏 나의 몸과 마음을 돌보고 치료에 전념했다.

덕분에 나는 항암치료 시 여러 부작용을 경험하기는 했지만 회복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방법은 특별하지 않고 잘 자고, 잘 먹고, 배설을 잘하는 것을 목표로 매일 운동하고 마음을 돌보고, 나의 몸과 체력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찾아 먹었다.

손발부작용을 대비해서 매일 장갑을 끼고, 따뜻하게 족욕이나 파라핀마사시를 했다. 따뜻한 물을 마시고, 틈틈이 근력운동과 걷기를 하면서 체력을 키웠다.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보고, 매일 웃을 수 있는 영상을 찾아 큰소리로 웃었다.

혼자서 매일매일 꾸준히 해야 하는 지루한 루틴들이었지만 나에게는 바라는 목표가 있어 잘 지킬 수 있었다.


항암치료를 모두 마치고, 4개월 후 추적관찰을 한 후 주치의에게 여행을 다녀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지금처럼 관리를 잘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했다.


12월 항암치료가 끝나고, 4월 추적관찰을 마치고, 4월 말에 가족들과 90일의 일정으로 비행기를 탔다.

가족이 있는 독일에 도착해서 달 동안 지내며 시차적응과 음식들에 대한 적응을 하기로 했다.


독일에서 루틴회복

독일에서 루틴을 회복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독일의 일상에 맞게 루틴을 새로 정리했다.  매일 아침 산책 겸 로컬마켓에서 장을 보러 가고, 유기농식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밥상을 준비했다. 나무가 많은 공기 좋은 호수가 산책길을 30분 이상 걸었고,  저녁 9시면 잠자리에 들었다. 낮동안엔 풍경 좋은 도서관에서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냈다.

매일의 일상이 안정적이게 움직이는 듯했다.


독일에서의 한달살이동안 우리의 일상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나의 몸에도  큰 이벤트는 없었지만 생각보다 내가 느끼는 컨디션이 아주 좋지는 않았다.


그런데 한 번씩  근교여행을 떠나는 날 먹게 되는 음식이 문제였다.

외식을 하게 되면 한 끼의 식사가 나를 힘들게 했다.

대부분의 식당들에서 육가공음식과 튀긴 음식, 유재품들이 많았다.

비건식당을 가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음식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 먹고 나면 속이 편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등마사지를 해야 했고 변도 나빠졌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내 몸이 육가공음식과 튀긴 음식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나는 내 몸이 이 음식들을 강하게 거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두 번의 외부음식들로 인해 다시 컨디션을 회복하려면 며칠 동안 식단조절과 일상루틴을 잘해야 했다.

그래야 변이 다시 좋아졌다.


유럽여행-음식이 발목을 붙잡았다.

문제는 이러한 가장 조심하는 음식들이 이곳에서는 가장 접하기 쉬운 음식들이었다.

나에게 이러한 문제가 더 무겁게 다가오는 것은 암의 재발전이가 잘 된다는 2년이 아직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행 중 만나게 되는 음식으로 인한 나의 몸의 반응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등이 나의 여행으로 만나게 될 긍정적인 마음보다 크게 작용할 것 같았다.

당시에는 음식에 대한 적응과 나의 식사습관을 다듬고 있는 중이라 저혈당도 종종 찾아왔다.

저혈당이 오면 빨리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이럴 때 급히 찾다 보면 내가 금지하는 음식들을 부득이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게 된다.



모든 여행일정을 취소했다.

음식에 대한 걱정들로 결국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미리예약해 둔 유레일패스와 숙소, 힘들게 예매한 스페인축구경기(이강인 선수 출전경기)들을 취소했다.  


그리고 모든 계획을 변경하고  2달 동안 독일가족들과 함께 보냈다.

매일 운동루틴과 음식루틴을 천하는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 지금의 나의 운동과 음식루틴이 습관이 되었다. 그리고 60일이 지나고,  30일의 일정을 당겨 한국으로 돌아왔다.


후회는 되지 않지만, 추천하고 싶지 않은 장거리 장기여행

여행을 목표로 한 것은 나의 항암치료에 분명 도움이 되었지만, 유럽에 도착한 후의 일상은 나의 예상과는 달랐기에 암환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다.


먼 거리의 여행(시차적응이 필요한 거리)과 다른 식사문화를 적응하기는 힘들었다.

암환자에게는 몸과 심리적 부담이 큰 경험이다.

나의 경우 독일에 가족이 있어  독일에서 2달살이를 하는 여행으로 변경할 수 있는 차선책이 있었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나는 절실하게 음식과 운동을 루틴으로 실천할 수밖에 없었다.


독일에서의 2달 살이 중 운동루틴, 음식루틴을 실천하는 것이 나에게는 하루의 목표였다.

 덕분에 지금까지 루틴을 실천하고 습관이 되는데 도움이 되었다.


나에게는 분명 도움이 된 여행이었지만, 위험했던 여행이기도 했다.

그 가장 큰 이유가 음식이었다.

나의 금지음식들을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생겼기 때문이다.









나의 일주일 항암밥상

일주일 동안 집밥을 대부분 먹었다.

아침은 당근사과주스와 과일견과류 간식을 먹었다.

사진의 밥상은 대부분 점심밥상이다.

가능하면 균형식단으로 다양한 영양소를 먹을수 있는 식재료를 함께 먹으려 밥상을 차린다.

식사는 야채,나물- 단백질-탄수화물 순서로 먹는다.

저녁은 가볍게 먹는 경우가 많다.

사진속의 고구마와 과일야채로 구성한 밥상들이다.


저녁은 8시전에 마치려고 하고, 아침 주스먹는 시간은 11시에 먹는다.

공복은 pm8:00~am 11:00를 지키려고 한다.

(대부분 지키고 있다)


이번주는 명절이 있었다.

사진의 밥상 명절연휴전의 밥상이다.

시골에 내려가서는 음식루틴을 지키기기 쉽지 않아 가족들의 밥상에서 나의 음식을 적당히 선별해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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