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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Aug 19. 2024

어떤 낯-섬

장봉도, 2024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곰솔 아래 텐트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말인즉슨

내 귀에 쳐 둔 그물에 뭐가 많이 걸렸다는 신호.


열대야(기온 30도 이상, 습도 85% 이상)

비행기 이착륙(새벽에도 피할 수 없었던)

철썩이는 파도(싸대기)

모기의 지론(한 놈만)

이웃 텐트(고성)

이때다 싶은 폭죽(12시)

목청 좋은 아이들(새벽 내내)

닭의 불면증(새벽 2시)

여름 정규직 매미(새벽 1시)

콧잔등을 간지르는 짠 내(3시)

미지근 미끈한 새벽바람(온장고)


사람은 자야 한다고 하던데

자던 대로 못 하고

그런대로 증오 씨앗만 남몰래 심는다.


열사병? 

썰물이 데리고 간 쓰레기가 아니라

가까운 낯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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