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도, 2024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곰솔 아래 텐트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말인즉슨
내 귀에 쳐 둔 그물에 뭐가 많이 걸렸다는 신호.
열대야(기온 30도 이상, 습도 85% 이상)
비행기 이착륙(새벽에도 피할 수 없었던)
철썩이는 파도(싸대기)
모기의 지론(한 놈만)
이웃 텐트(고성)
이때다 싶은 폭죽(12시)
목청 좋은 아이들(새벽 내내)
닭의 불면증(새벽 2시)
여름 정규직 매미(새벽 1시)
콧잔등을 간지르는 짠 내(3시)
미지근 미끈한 새벽바람(온장고)
사람은 자야 한다고 하던데
자던 대로 못 하고
그런대로 증오 씨앗만 남몰래 심는다.
열사병?
썰물이 데리고 간 쓰레기가 아니라
가까운 낯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