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동, 2024
휴가.
여름휴가라고 하면 잘 어울리는데
겨울휴가는 어딘지 어색하다.
삼복이 녹아내리는 여름철에 잘 어울리는 짜릿한 단어.
다들 휴가 중인지 모르겠다.
누구는 따로, 누구는 여기어때, 누구는 집에서.
나는 휴가를 바라기보다 남들 휴가로 비워진 공간을 홀로 걷는 게 좋다.
늘 북적이던 서울 거리가 조금 비었다고 느껴지면
그 순간 그 공간을 정복한 것처럼 들뜨기 마련인데
변태는 아닌지 모르겠다.
명절쯤에도 사람들의 이동이 많기에
평소 가지 않던 집 둘레를 걷는다든지 재래시장을 가본다든지 하면
찬바람 하나가 빨랫줄에 걸려 나풀나풀 그네를 탄다.
그럴 때가 마냥 기냥 좋다.
휴가를 마친 주인이 다시 셔터를 올리면 멈춰 있던 비릿한 현실이 쏟아지겠지?
삼 년 주기 오늘까지였던 인터넷 계약을 다시 연장했다.
그 바다에 던져져 영글 옥수수들!
재밌다. 이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