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스펙트럼 쩌는 헐리웃 연기파 배우
안녕하세요. 에디터 SU입니다.
1. <미스 슬로운>을 아시나요?
제시카 차스테인을 처음 본 것은 (정확히 다시 말해) 그녀를 처음 인지하게 된 것은 영화 <미스 슬로운> 때문이었습니다. <미스 슬로운>은 로비 활동의 명암을 다룬 대표적인 영화입니다. 총기 난사와 같은 폭력 장면은커녕 책상 한 번 내려치는 장면도 없이 132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긴장과 스릴을 느끼게 만드는 영화입니다. 감히 당신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영화라고 얘기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영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아직도 <미스 슬로운>이란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당장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배우는 작품을 통해 빛이 나기 마련입니다. 배우와 작품이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면 섬광과 같은 빛이 납니다. 제시카 차스테인에게 <미스 슬로운>은 그런 섬광이 터졌던 작품이 아니었을까요? <제로 다크 서티>에서 곤경에 처한 FBI 요원으로 나와 호연을 펼쳤던 제시카 차스테인, <인터스텔라>와 <마션>에서 우주인으로 등장했던 그녀, 그 외 다수의 작품에서 활동했던 제시카 차스테인이 드디어 <미스 슬로운>에서 주인공 엘리자베스 슬로운 역을 맡아 연기 경력의 정점을 찍게 됩니다. 그녀는 <미스 슬로운>에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냉정하고 주도면밀한 로비스트 변호사로의 변신을 통해 제74회 골든글로브에서 여우주연상(드라마 부문) 후보에 오르게 됩니다.
2. 복잡한 가정사
제시카 차스테인의 부모는 십 대 때 결혼했습니다. 제시카를 가졌을 당시 어머니 제리는 16세의 푸드트럭 요리사였고, 아버지는 17세의 락 뮤지션이었는데요. 두 부모는 제시카와 친동생 줄리엣을 낳은 후, 일찍이 이혼하게 됩니다. 이후 어머니가 새아버지를 들이게 되면서 2명의 이복형제 자매를 추가로 만나게 되는데요. 제시카는 가족을 버린 친부보다는 가족에게 한없이 자상한 새아빠를 더 좋아해 그를 진정한 아버지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대학교 재학 시절 우울증을 앓던 친동생 줄리엣을 자살로 잃은 슬픈 과거를 갖고 있는데요. 그 이후로 자극을 받아 비영리기구인 자살 퇴치 운동기구를 지원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의 깊은 눈에서 나오는 복잡한 심경은 아마 그의 복잡한 가정사와의 연관성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3. 그녀의 터닝 포인트
할리우드와 방송가의 오랜 무명 생활에 지쳐있을 당시 제시카는 연기적 열망을 키우기 위해 연극 무대에도 꾸준히 도전했고, 2005년 대작 연극 무대에 주연으로 서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됩니다. 지금의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는 아마 이런 꾸준한 연극 무대 덕분이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더욱 큰 행운은 그녀의 상대역이었는데 다름 아닌 영화계와 연극계를 주름잡은 전설인 알 파치노였다는 겁니다. 작품 이름은 오스카 와일드의 명작 <살로메>였는데요.
알 파치노와 함께 <살로메> 연극 포스터의 메인을 장식한 제시카 차스테인은 연극계 팬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이는 곧바로 영화, 연극계의 관계자들의 관심을 불러오게 만듭니다. 알 파치노의 조언과 도움으로 나날이 발전된 연기력을 보여준 제시카 차스테인은 곧바로 연극 스타가 되었고, 당시 <살로메>를 감상하던 테렌스 멜릭 감독의 관심을 받아 영화 출연 제안을 받기에 이릅니다. 그 영화가 바로 <트리 오브 라이프>입니다.
이 영화에서 제시카 차스테인이 주연으로 발탁하게 되면서 일약 스타로 발돋움하게 됩니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2011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는데요. <트리 오브 라이프>로 그다음 해 전미 비평가 협회 여우주연상까지 받으며 관계자들로부터 인정받은 그녀는 이어진 개봉작이자 조연 출연작인 <헬프>의 대성공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4. 연기 스펙트럼
제시카 차스테인은 오랜 무명 기간을 전전하느라 다소 늦은 나이에 연기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2011년 출연한 작품들, <트리 오브 라이프><헬프><테이크 쉘터><코리올라누스><와일드 살로메> 줄줄이 공개되어 대박을 치고 주역으로 캐스팅되는 바람에 영화광들 사이에서 연기파 배우, 즉 라이징 스타로 등극하게 되는데요. 그녀는 연기력이 워낙 좋기도 하거니와 구설수나 스캔들이 없는 편이라 평판이 아주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백치미 넘치는 금발 백인 여성부터 지적이고 능력 있는 여성까지 다양한 캐릭터 연기가 가능하다는 점이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인데요.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의 미모는 아니지만 개성적인 매력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미국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여배우 중 하나입니다. 차스테인은 2012년 <제로 다크 서티>로 연기력이 정점에 올랐다는 평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 작품을 통해 미국 골든글러브-드라마 부분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고 85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하였습니다.
5. 그녀의 학창 시절
그녀의 사춘기는 '빨간 머리 앤'과 같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녀는 빨간색의 머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새빨간 머리에 주근깨까지 지니고 있는 데다 남자아이 같은 짧은 머리를 한 탓에 주변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당했다고 하는데요. 이때부터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은 제시카는 종종 학교 수업을 빼먹고 몰래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방황하는 아이들이라면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고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비행을 저지르는 데 반해, 제시카의 비행은 다름 아닌 공원에서 셰익스피어의 책을 읽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독서 시간이 그녀의 남다른 감성을 발전시키는 요인이 되었지만, 고등학교 졸업 요건을 갖추지 못해 또래들보다 늦깎이 졸업을 했다고 하죠.
6. 품절녀
제시카 차스테인은 2017년에 오랜 연인이었던 지안 루카 파시(Gian Luca Passi de Preposulo)와 결혼하게 됩니다. 지안 루카 파시는 이탈리아의 사업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사람은 지안 루카 파시의 가족들이 살아가고 있는 북부 이탈리아의 도시 트레비조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두 사람의 결혼식에는 가족과 가까운 친구, 친지만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배우 중에서는 제시카 차스테인의 '절친'으로 알려진 제스 웨이슬러와, 전작에서 제시카 차스테인과 호흡을 맞췄던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에드가 라미레즈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7. 2020년 작 <에이바>
영화 <에이바>가 개봉됐을 때 제시카 차스테인이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는데요. 국내에서만 1900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합니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세운 하드코어 액션 장르에서의 여성 서사는 뻔한 클리셰가 있기 마련입니다. 불우했던 과거를 딛고 킬러 또는 요원으로 성장해가는 스토리. 킬러 수단인 미인계 등. <에이바>도 아쉽게도 이런 답습을 하고 있는데요. <에이바>는 킬러인 에이바의 서사와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킬러 영화와 차별화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시카 차스테인을 주인공을 내세운 감독이라면 당연히 주연 배우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고 싶었겠죠. 가령 에이바가 아버지의 외도를 목격한 후 가족들과 사이가 틀어진 점, 항상 타깃에게 ‘무엇을 잘못했냐’고 질문하며 살인을 정당화하고 싶어 하는 점 등을 강조하며 관객이 에이바에게 더 깊이 몰입하고, 그의 입장에서 상황을 관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전작에선 볼 수 없던 제시카 채스테인의 밀도 높은 액션도 영화를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샤를리즈 테론의 <아토믹 블론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데요. 만약 제시카 차스테인이 출연하지 않았다면 <에이바>는 이렇게 흥행몰이가 될 수 있었을까요?
8. '차여신'이 무슨 뜻이에요?
일명 '차여신 트위터 사건'인데요. 2015년 3월 트위터로 한국 팬들의 애칭인 '차여신'이라는 단어가 궁금해 구글 번역기에 돌렸더니 자동차 대출을 의미라는 'car loans'라는 단어가 뜨자, 의아한 나머지 이 단어의 진짜 뜻이 무엇이냐고 트위터로 올린 사건을 말합니다. 이것을 본 한국 네티즌들이 댓글을 달고 설명을 해주자 너무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는데요. 답글을 받은 팬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되지 않을까요?
저는 제시카 차스테인이 출연한 작품을 볼 때마다 그녀가 가진 입체적인 이미지를 좋아하게 됩니다. 단조롭지 않다는 것이죠. 배우라면 누구나 한 가지 색깔, 이미지를 갖는 것을 두려워할 텐데요. 그녀를 볼 때마다 신비하고 고귀한 매력, 다채로운 이미지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그런 모습은 하루아침에 되진 않았겠죠. 소위 듣보잡이라고 불렸던 시기, 오랜 무명 배우의 생활, 묵묵히 때를 기다리는 자세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삶의 모습은 아닐런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금까지 에디터 SU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