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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나나고양이 Nov 14. 2019

이탈리아 맥도날드는 조금 일찍 미래에 도착하였습니다

복작복작 이탈리아

복작복작 이탈리아


요리사랑 산다고 하면, 우리 집에서 어떤 특별한 음식을 먹을지 많이들 궁금해한다.

물론 쉬는 날에는 다양한 남편의 (실험용) 요리를 맛보지만.


둘 다 입맛이 없을 때, 요리하기 싫을 때, (급기야) 피자도 안 당길 때라면?

아마 우리는 먼저 이곳을 한 번쯤 떠올릴 것이다.

바로?

맥도날드!   


이탈리아에 오기 전에는 우리 둘 다 맥도날드를 방문한 숫자를 손에 꼽을 정도로 거의 가본 적이 없다.

남편도 프랑스로 일찍이 넘어와서 거의 10년을 지내다가 이탈리아로는 성인이 돼서 처음으로 돌아온 것이기도 하고. 내 기억의 맥도날드도 15년 전의 중부지방 볼로냐에 잠시 머물렀을 때 옛날 콘셉트의 그것뿐이다.


이탈리아는 본인들의 미식문화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미국의 음식문화가 쉽게 들어오지 못한다.

스타벅스가 올해 들어서 밀라노에만 처음으로 문을 연 것을 보면 상상이 될 것이다.

(로마도 올해에 문을 연다고 했는데 깜깜무소식! 역시 이탈리안 타임^^)   


그럼에도 맥도날드만은 완벽하게 현지화를 성공하였다. 

그래서 이탈리아 맥도날드의 특징 7가지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00% 계란 사용을 홍보하는 맥모닝 패키지

1. 엄청난 애국 입맛을 가진 이탈리아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이탈리아 원산지'의 재료 사용을 적극 홍보한다. 


맥도날드에서 사용되는 커피는 밀라노산, 우유는 북부 브레시아산, 빵은 로마 근교 마을 몬테 론타노산 등등 이탈리아에서 생산된 재료들만 이용하는 것을 적극 홍보해서 맥도날드가 공격적인 미국 브랜드가 아니고 이탈리아 친화적인 브랜드로 느끼도록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맥도날드에 사용되는 치즈는 일반 치즈가 아니라 우리가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면 마지막에 위에 갈아서 뿌려주는 그 파르메산 치즈를 직접 갈아서 올려준다는! )



사용되는 재료들(빵, 닭, 소시지 등)의 이탈리아 안의 도시까지 자세히 홍보한다 


2. 패스트푸드점의 가벼운 콘셉트를 선호하지 않는 이탈리아 사람들을 위해 앉은 테이블로 원한다면 '맥도날드 웨이터'가 '서빙'을 해준다. 게다가 식사가 끝나면 웨이터가 치워 주고, 디저트도 먹고 싶은지 직접 주문을 받으러 온다! 편안하고 푹신한 소파에 앉아서 웨이터가 서빙해주는 맥도날드는 정말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주문번호 149로 웨이터를 자리에서 기다리는 중


3. 저녁에는 굉장히 친화적인 맥주집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탈리아 맥도날드에서는 병맥주를 판다! 남녀노소 끼리끼리 모여서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나 작은 근교 마을에서는 늦은 시간 모든 가게들이 일찍 문을 닫았을 때, 좋은 가격에 수다를 떨 수 있는 최상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밝은 분위기의 로마 맥도날드, 옥상에는 놀이터도 마련되어 있다
테라스 자리도 있어요


4.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친숙한 전국적으로 유명한 셰프들의 레시피로 맥도날드 햄버거를 기간 한정으로 판매한다. 옆의 사진의 이번 메뉴는 TV 프로그램 마스터셰프 이탈리아의 심사위원으로 유명한 셰프 Joe Bastianic의 햄버거 메뉴이다.

위엄 있는 기간 한정 셰프님의 맥도날드 햄버거


5. 금요일 밤에는 부모들이 가족의 저녁식사를 편하게 하도록 아이들을 데리고 놀아주는 레크리에이션 시간이 마련되어 있다. 어느 날 급하게 샌드위치를 먹으러 들어갔는데, 갑자기 마이크를 들고 레크리에이션 강사 언니가 아이들에게 이름을 다 물어본 뒤에 춤을 다 같이 씰룩 쌜룩 추는 것을 보고 어찌나 웃겼는지 모른다. 강사가 의자에 있는 아가들까지 모두 한편으로 불러 모아서 부모들이 맘 편하게 음식을 먹도록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아이들보다 부모님들의 함박웃음을 마주했던 날! (아가 마떼오는 리본을 돌리며 어찌나 격하게 춤을 추던지)


6. 건강 음식을 매우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샐러드 메뉴가 있다. 

샐러드 메뉴들 (레스토랑의 샐러드 메뉴에 부족함이 없다)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 원산지의 올리브 오일, 발사믹 식초를 미니 사이즈로 병에 담아서 준다!  

또한, 튀긴 닭가슴살과 오븐에서 구운 닭가슴살 중 선택해서 튀긴 음식과 지방 섭취를 줄여서 먹을 수 있다. 


선택을 잘한다면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날드에서 어느 곳보다 건강하고 영양 균형이 잡힌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우리가 맥도날드를 선택하는 이유는 철저한 HACCP 시스템에 의해서 이탈리아 맥도날드가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관광객들만 가는 레스토랑은 위생상태를 확실히 관리하고 있는지, 어떤 재료를 사용하고 있는지 '의외로' 맥도날드보다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한다. 

(제대로 된 로컬 레스토랑은 암 물론 너무 좋지만.. 어정쩡한 레스토랑을 가는 것보다는 청결 왕 셰프남편는 맥도날드를 택한다..!)


7. 이탈리아 바(Bar) 문화를 순응한 맥카페 (Mc Cafe)에서 이탈리아식 아침식사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아메리카노를 일반 사람들이 즐기지 않는다. 

(급기야 아메리카노는 본인들이 자주 먹는 에스프레소에 설거지물을 섞은 맛이라고 놀린다!)


매우 작은 커피잔에 에스프레소 샷을 즐기는 이탈리아 바 문화를 그대로 맥도날드에 재연해서 아침에는 여느 이탈리아의 바와 다르지 않다. 오히려 더욱 따뜻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이다. 


이탈리아 바문화를 재연한 맥카페 / 내가 좋아하는 핫초코

맛도 좋은데 일반 바보다 가격도 좋다. 

이탈리아에 여행 왔는데 바가 아직 열지 않은 이른 아침에 식사를 해야 한다면 이탈리아 맥도날드만이 가지고 있는 이 아침식사를 해보는 것도 매우 좋을 것이다. 

미국 브랜드라도 미국의 맛과 전혀 다른 맥도날드를 경험할 수 있는 이탈리아 맥도날드.


특히 이탈리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짙은 농도의 핫초코를 매우 매우 추천한다! 

(쵸콜라타 칼다 :Cioccolata calda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일부 지점은 아주 더운 여름에는 판매하지 않는다.)



* 사진 출처: 맥도날드 이탈리아 공식 사이트_mcdonalds.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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