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테이] 수상한 소금밭, 제주도 / 「폭풍우」 르 클레지오
나는 지도에 가야 할 곳을 표시해놓고, 사진을 찍으면서 다녀온 곳을 표시하는 그런 빌어먹을 관광객이 아니다. 첫 키스를 했던 벤치, 완료, 땅끝 등대, 완료. 고독한 산책길, 약속의 정원, 난파선, 완료, 완료, 완료. 그러고 나서 머리가 텅 비고 돈을 다 쓰고 나면 그곳을 떠나는 관광객 말이다. 나에게 섬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막다른 골목이다. 지나갈 수 없는 곳, 그 너머에는 더 이상 아무것도 없는 곳. 망망대해, 그것은 망각이다.
- 르 클레지오, 「폭풍우」 74-5pp.
"여러분, 그는 저들과 공모하여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습니다. 아니, 아닙니다. 그것은 확실합니다. 피해자도 그렇게 증언했습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바라보기만 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피해자가, 아무 죄 없는 이 불쌍한 여인이 그를 향해 눈을 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구해달라고 애원할 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그게 다입니다. (...) 여러분, 그는 진술을 거부합니다. 그는 질문에 답하지 않기 위해, 책임을 느끼지 않기 위해, 진실과 마주하지 않기 위해, 침묵을 지킵니다.
- 94-5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