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은 어떻게 끝나야 하는가

by 김창훈

입으로 글을 풀어내면 문장이 이렇게 끝납니다.

동일하게 이렇게도 풀어낼 수 있다.


위에 두 개 상황이 '문장은 어떻게 끝나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이것을 종결어미라고 하나보다.

수많은 종결어미 중 내 고민은 위 예시(처음 두 문장)와 같다.


쉽게 첫 번째 문장의 종결어미를 전자('~ㅂ니다'), 두 번째 문장의 종결어미를 후자(~다)라고 칭한다면.

전자는 내가 추구하는 감성과 어울린다. 부드럽고 편안하다. 평소 글을 쓸 때 입으로 말하면서 쓰거나 쓴 것을 읽으면서 진행하는데 이 종결어미가 상대적으로 나에게도 편하다. 다만 글이 늘어질 때가 있고 문장이 무겁고 답답하다.

반면 후자는 문장이 깔끔하고, 무겁지 않다.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다. 요즘 문장을 최대한 단문으로 만드는 연습을 하고 있다 보니 문장이 너무 짧게 끝나는 느낌도 있다.

이외에도 각각 특성이 있겠지만 당장 생각나는 것은 그렇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점은 종결 어미가 갖는 미묘한 존칭의 느낌이다. 맞는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전자의 종결어미는 후자에 비해 존칭의 느낌이 있다. 이 말은 후자의 경우 반말스러운 느낌이 있다는 것이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느낌이다. 물론 둘 다 존칭과 연관성은 없다. 다만 나는 늘 읽는 사람에게 들려준다고 생각하며 글을 전개하고, 쓴 글을 내가 청자가 되어 읽기 때문에 이런 느낌을 받는다.

이 미묘한 느낌은 각각 독립적으로 읽을 때는 드러나지 않고 병행하거나 교차해서 사용하면 드러난다.

이전에는 고민 끝에 전자를 택해서 글을 썼고, 이번에는 위의 특성을 고려해서 후자로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쓴 뒤 두 가지 어미로 변경해보면 문장 구조도 종결 어미에 따라 미세하게 달라지고 그에 따라 맛도 달라진다.


내 책장에 꽂힌 대다수의 책, 아니 전체가 후자의 종결어미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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