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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휘케치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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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훈 Nov 15. 2022

[휘케치북] 22.11.15

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Tommy’s Party - peach pit’


며칠 전 폭우가 내렸고

이토록 허망하게 가을이 끝나나 보다 싶었는데 

두 밤이 지나 아침,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강변에서 문득 눈을 들어보니 

하늘공원의 언덕과 난지에 가을의 풍경이 흩뿌려진 것을 알고

지금이 절정이구나 싶었습니다.


빗방울에 떨어진 큰 나뭇잎들은 바닥을 덮고,

점점이 작은 잎들만 물든 채 나무에 붙어서

멀리서 보는 그 풍경이 마치 붓으로 찍어 그린 가을의 풍경 같아 빼어나게 아름답습니다.

누군가에겐 이전의 풍성한 단풍잎이 절정이었겠지만

나에게는 이 작은 잎들이 사이 공백으로 인해 도드라지는 지금이 절정입니다.

한 주

이제 한 주간의 절정이 지나면 가을은 남고 나무는 앙상해질 듯합니다.

이 가을을 쫓아가려면 서울의 가을보다 한발 늦게 찾아올 남쪽으로 가거나

눈에서 떠나보내고도 마음에 담을 무언가를 찾아야 합니다.


이틀 전 비가 내리던 날

방안에 노래를 틀어두고 책을 읽다가 문득 빗소리가 듣고 싶어서 창문을 열었습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벽에 기대고 있으니 

처음에는 노랫소리만 들리다가 밖에 빗소리가 들리고

조금 더 먼 소리를 찾아 귀 기울이는 동안 노랫소리가 점차 희미하더군요

지나가는 누군가의 통화소리

자동차 엔진 소리

바람 소리

자전거 벨 소리

듣고자 노력하고 집중하는 동안 소리가 물리적인 위치를 넘어 가까워지고 또 멀어집니다. 

가을도 이 가을을 마음에 품고자 노력하는 동안엔 한없이 가까이 있을 것입니다.


이제 빠짐없이 샛노란 은행나무가 즐비합니다.

서교동에는 유독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심은 길이 많습니다.


휘케치북 추천곡은 peach pit의 <Tommy’s Party>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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