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곡과 더불어 소소한 일상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Tommy’s Party - peach pit’
며칠 전 폭우가 내렸고
이토록 허망하게 가을이 끝나나 보다 싶었는데
두 밤이 지나 아침,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한강변에서 문득 눈을 들어보니
하늘공원의 언덕과 난지에 가을의 풍경이 흩뿌려진 것을 알고
지금이 절정이구나 싶었습니다.
빗방울에 떨어진 큰 나뭇잎들은 바닥을 덮고,
점점이 작은 잎들만 물든 채 나무에 붙어서
멀리서 보는 그 풍경이 마치 붓으로 찍어 그린 가을의 풍경 같아 빼어나게 아름답습니다.
누군가에겐 이전의 풍성한 단풍잎이 절정이었겠지만
나에게는 이 작은 잎들이 사이 공백으로 인해 도드라지는 지금이 절정입니다.
한 주
이제 한 주간의 절정이 지나면 가을은 남고 나무는 앙상해질 듯합니다.
이 가을을 쫓아가려면 서울의 가을보다 한발 늦게 찾아올 남쪽으로 가거나
눈에서 떠나보내고도 마음에 담을 무언가를 찾아야 합니다.
이틀 전 비가 내리던 날
방안에 노래를 틀어두고 책을 읽다가 문득 빗소리가 듣고 싶어서 창문을 열었습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벽에 기대고 있으니
처음에는 노랫소리만 들리다가 밖에 빗소리가 들리고
조금 더 먼 소리를 찾아 귀 기울이는 동안 노랫소리가 점차 희미하더군요
지나가는 누군가의 통화소리
자동차 엔진 소리
바람 소리
자전거 벨 소리
듣고자 노력하고 집중하는 동안 소리가 물리적인 위치를 넘어 가까워지고 또 멀어집니다.
가을도 이 가을을 마음에 품고자 노력하는 동안엔 한없이 가까이 있을 것입니다.
이제 빠짐없이 샛노란 은행나무가 즐비합니다.
서교동에는 유독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심은 길이 많습니다.
휘케치북 추천곡은 peach pit의 <Tommy’s Party>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