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대화는 소통과 메타인지 키우는 시간.
'브런치 수학대화 3일 과정'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 우리 아이에게 맞는 솔루션을 찾을 수 있을까요?
('선택 2'를 고른 부모에게만 알려드리는 방법입니다. 혹시, 이전 글을 읽지 않으신 분은 아래 링크를 따라가 먼저 읽어주세요. 여러분의 배움과 성장에 좀 더 도움이 되길 바라는 제 마음입니다.)
https://brunch.co.kr/@fancy99979/67
아침에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킵니다. 화장실에 걸어가 볼일 보고 세안하고 나와 스킨로션을 바릅니다.
매일 아침의 일상입니다. 5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속에 참 많은 것이 담겨 있지요. 볼 수 있고 허리와 다리를 쓸 수 있습니다. 얼굴과 피부를 손으로 문지를 수 있어요. 스킨과 로션도 갖춰놨습니다. 그리고 집과 화장실이 있습니다. 손, 다리, 얼굴, 집... 이것 중 어느 하나라도 없을 때 이전과 다른 불편함이 발생합니다. 건강과 경제적 안전은 일상을 아름답게 가꾸어 놓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어제 내가 그녀에게 했던 말실수’ 혹은 ‘지난주 내가 터트린 분노’등을 끊임없이 떠올리며 살아갑니다. 불편했던 순간으로 매일을 가득 채우는 사람은 인생이 불행하다 생각하지요. 정말 불행한 걸까요?
2일 차 과제 피드백을 하겠습니다. 장단점 20개를 모두 찾으셨나요? 찾아보니 어떠셨나요? 생각이나 느낌을 찾아보는 공간에 무엇을 적으셨나요? 아이의 장단점을 찾는 과제는 ‘실제 벌어지는 상황과 내가 생각하는 상황이 일치’ 하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이를 ‘메타인지(metacognition) 혹은 생각에 대한 생각, 인지에 대한 인지’라고 합니다. 제가 만난 어떤 분은 평소 아이가 고쳐야 할게 너무 많고 문제가 많다 생각하셨어요. 단점이 많은 아이를 매일 걱정했지요. 실제로 아이의 단점을 찾아보니 5개를 넘기지 않고 그 또한 큰 문제가 아님을 직접 쓰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아이에 대한 생각과 실제의 차이가 큰 부모였습니다. 메타인지가 약하면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문제를 발견하는 것도 어렵고 이를 해결하는 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를 이해하고 학습을 지도하기 위해서는 ‘나’의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제 인지에 대한 인지를 해 보겠습니다. 아이의 장점을 순간적으로 떠올릴 수 없으셨다면 평소 아이의 아쉬움을 먼저 찾는 습관을 가진 부모입니다. 장점 20개를 쉽게 모두 쓰셨다면 평소 아이를 자주 관찰한 부모입니다. 아이의 단점을 하나도 쓰지 못하셨다면 ‘나’의 생각이 어느 한쪽으로 쏠려 있지 않나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 분명 있거든요. 단점이 끝도 없이 나온다면 부모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찾아봐 주세요. ‘세상은 살 만한 곳인가? 죽지 못해 사는가?’ 어린 자녀일수록 부모가 쓰고 있는 안경을 통해 세상을 바라봅니다.
장단점을 잘 찾거나 못 찾는 부모가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나’와 ‘실제의 나’의 차이가 얼마나 되는가입니다. 둘의 차이가 없다면 메타인지가 완벽한 거죠.(실제로 이런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부모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성향을 알고 있는 부모는 해결책을 어떤 방식으로 제시해야 할 지도 알고 있습니다. ‘아이 관찰’의 작업이 부모의 생각을 객관적으로 생각하여 ‘차이’를 줄여가는 작업입니다.
자, 이제 마지막 3일 차 과제와 정답을 알려드립니다.
같은 강물에 발을두 번 담글 수 없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수도 ‘고정된 무엇’으로 보이지만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나’도 어제와 같은 ‘나’가 아닙니다.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는 아이를 가만히 관찰해 보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아이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찾을 수 있습니다.
숙제를 하지 않고 누워 있는 아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3일 동안 과제하며 어떤 느낌이셨나요? 그저 신나고 재미있었나요? 답답하고 짜증 나셨나요? 정답을 몰라 답답한 마음으로 3일을 보내셨다면, 오늘은 씨앗이 꽃피우는 날이 되었을 거예요.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배움은 호기심이란 씨앗을 심고 시간이라는 영양분을 주어야 아름다운 꽃이라는 결과를 피워낼 수 있는 과정입니다. 여러분은 3일 동안 아름다운 꽃을 피우셨습니다. 축하합니다! 기다리고 관찰하고 소통하면서 아이들이 호기심 씨앗을 심고 가꿀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매일 정해진 과제를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아이도 본능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부는 재미없고 지루합니다. 심지어 틀렸다고 혼나기도 합니다. 당연히 하고 싶지 않을 거예요.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피곤해? 쉬고 싶은 거야?” 아이 마음을 먼저 물어본 뒤 부모 마음도 이야기합니다. “엄마는 우리가 약속한 것처럼 과제를 마치고 놀았으면 좋겠어. 어때?” 호기심을 가지고 따뜻하게 물어보는 거죠. 이때 부모와 아이는 미리 과제에 대한 소통이 되어 있어야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과제가 적당한지, 언제 하면 좋을지, 무엇을 할지 등등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매주 일요일(혹은 정해진 날짜)에 이야기 나눠 정한 뒤 매일매일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하는 거죠. ‘과제하기 힘들 때’ 분명 있지요. 그때 아이는 엄마가 함께 책상에 앉아주길 바랄지도 몰라요. 혹은 잠깐 자고 일어나서 하는 게 필요할지도 모르죠. 학교에서 힘든 일이 있었을 수 있고 바깥 놀이가 충분치 못해 짜증 날 수도 있습니다. 날마다 아이마다 필요한 것이 다를 거예요. 부모가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누면 방법은 찾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하루하루 성장하고 있음을 의식적으로 만나는 시간이 가득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