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 놀이공원(2)

겐팅 하이랜드 방문기

by JOO

우리는 아이들의 친구들인 진이, 안이 형제와 놀이기구를 함께 탔다. 진이 엄마는 무서운 놀이기구를 못 타고 나의 남편도 놀이기구를 싫어하여 일단 첫 놀이기구는 내가 남자아이 네 명을 데리고 탔다. ‘삼바 글라이더(Samba Glider)’라는 놀이기구였는데 다리가 허공에 떠서 짜릿하면서도 속도감이 있어서 재미있었다. 심하게 무섭지 않고 적당히 스릴 있는 놀이기구였다.

규 친구 안이랑 규(Samba Glider)


나는 스릴 있는 놀이기구를 좋아하지만 그동안은 아이들이 어려서 제대로 타지 못했다. 그동안 못 탔던 놀이기구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타려고 마음먹었다. 두 아이가 이제야 키 제한(스카이월드 기준 122cm)에서 벗어났으니까. 그런데 첫 놀이기구를 타고나니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아까부터 있던 원인 모를 두통이 더 심해졌고 속도 불편했다. 멀미인가. 나는 나 자신이 나이 들었음을 인정해야 하는 것 같아서 좀 서글펐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순 없다! 이번엔 더 무서운 놀이기구를 탔다. ‘도토리 탐험(Acorn Adventure)’이라는 롤러코스터였다. 초4 첫째들 건이, 진이와 초1인 우리 둘째 규를 데리고 탔는데, 둘째는 난생처음 타본 무서운 놀이기구에 기겁을 했다. 위아래가 뒤바뀌는 360도 회전이 없었는데도 꽤 무서웠다. 형들은 무섭지만 재밌어서 또 타고 싶다고 했다. 그다음부터 동생 팀과 형님 팀을 나누어 놀이기구를 타기로 했다.

이 안에 나 있다. (Acorn Adventure)


스카이월드 앱을 미리 깔면 가상대기(Virtual Queue)로 시간 예약이 가능하다. 이걸 잘 활용하면 많이 기다리지 않고 놀이기구를 알차게 탈 수 있다. 이런 기능이 있다는 걸 알았지만 오전에는 어리바리 하다가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 오후에야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시간대별로 예약했다.

스카이월드 앱 캡처 화면


가장 무서웠던 놀이기구는 롯데월드 자이로드롭(Gyro Drop)과 비슷하게 생긴 테라폼 타워 챌린지(Terraform Tower Challenge)였다. 나는 건이와 진이(형님 팀)를 데리고 탑승했는데, 시간 예약을 했음에도 가상대기(VQ) 줄로 안 들어가고 일반 줄로 들어가서 한참을 기다렸다. 게다가 바로 앞 팀이 타려는데 뭔가 점검을 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려서 예약 시간보다 30분은 더 기다려서 탈 수 있었다. 이 놀이기구는 자이로드롭보다 높이가 낮아서 그다지 안 무서울 거라 생각했건만, 그건 큰 오산이었다. 놀이기구에 탑승하자 발판이 접히고 아래로 천천히 푹 꺼지더니 갑자기 위로 팡 튀어 오르듯이 올라갔다. 그다음은 아래로 휙 내려갔다. 다음이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를 모르니 정말 무서웠다. 그리고서 몇 번 더 위아래 위아래를 반복하다 끝난 것 같다. 형님 팀은 무서웠지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참으로 용감한 초등학생이다. 한 번 더 타면 이제는 어떤 순서로 움직일지 알기 때문에 더 잘 즐길 수 있겠다는 말에 모두가 동의했지만, 시간 관계상 더 탈 기회는 없었다.

건이 친구 진이와 나, 건이(Terraform Tower Challenge)


나와 형님 팀이 놀이기구를 타는 동안 동생 팀은 놀이터에서 놀았다. 그런데 둘째 규가 놀다가 바위에 손을 긁혔다고 한다. 우리는 놀이공원 입구 쪽 의무실로 향했다. 의무실에 가니 직원 세 명이 호의적으로 맞이해 주었다. 아이를 침대에 앉히더니 장갑 낀 손으로 정성스레 소독해주고 연고를 발라주었다. 일반 밴드를 붙여주려다가 귀여운 밴드를 갖고 와서 붙여줬다. 규는 자기가 아기도 아닌데 이런 귀여운 밴드를 붙여줬다고 툴툴댔다. 직원들이 아이를 치료해주며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안녕하세요.”, “잠깐만요.” 등의 말을 하며 호감을 표했다. 귀여운(!) 밴드를 몇 개 더 얻어서 나왔다.


내가 두통이 있는 것은 고산병일 수도 있다는 진이 엄마의 말에 진이 엄마에게 진통제를 한 알 얻어먹었다. 먹고 나니 한결 나았다. 가벼운 놀이기구 몇 개를 더 탄 후 동생 팀은 진이 엄마와 처음에 탔던 삼바 글라이더를 한 번 더 타고 형님 팀은 도토리 탐험을 한 번 더 타기로 했다. 이번 놀이공원 나들이의 마무리였다.


도토리 탐험에서는 핸드폰 보관을 안 해준다. 탑승장 바닥에 내려놓겠다고 해도 무조건 바지 주머니에 넣으라고 한다. 나는 바지 주머니가 얕아서 핸드폰을 넣으면서 불안했다. 처음 탔을 때 한쪽 주머니엔 핸드폰을, 다른 쪽 주머니엔 건이 안경을 넣었다. 핸드폰과 안경이 빠질세라 양손으로 주머니를 붙잡고 탔다. 손잡이를 못 잡으니 더 무서웠다. 이번에는 건이 안경은 건이 바지 주머니에 넣고 지퍼를 잠갔고, 나는 내 핸드폰을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두 손으로 롤러코스터 손잡이를 잡으며 타다가 중간에 혹시나 해서 주머니를 만져봤더니 핸드폰이 반이나 밖으로 빠져나와 있었다. 점검하지 않았다면 핸드폰이 떨어질 뻔했다. 하는 수 없이 남은 구간은 한 손으로 바지 주머니를 움켜쥐고 탔다.


삼바 글라이더를 탄 동생 팀은 까르르 신이 났다고 한다. 뒤에 앉은 진이 엄마는 무서웠지만, 앞에 앉은 규와 안이는 웃음소리와 즐거운 비명 소리를 내며 제대로 즐겼다고. 사실 뒷자리에 앉으면 경로를 모르기 때문에 더 무서운데 아이들을 위해 무서움을 감수한 진이 엄마에게 감사를 표한다.

즐거운 놀이공원 스카이월드


이제 내려갈 시간이다. 엄청난 케이블카를 또 타고, 멀미 나는 커브 길을 또 가야만 한다. 그러나 아는 길은 덜 두려운 것인지,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만큼 길지 않았다. 아까는 ‘아직도 더 가야 해? 언제까지 가야 해?’라고 했는데, 내려갈 때는 그렇게 길지 않은 느낌이었다.

깊은 산 속 케이블카


버스에서 한숨 잤더니 두통이 사라졌다. 고도가 낮아지니 머리가 개운한 느낌이었다. 높은 지대에 갈 때는 진통제와 멀미약을 챙겨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스카이월드 앱 사용법도 숙지했으니 다음에 가면 시간 예약을 효율적으로 해서 놀이기구를 많이 탈 수 있을 것 같다. 급격한 커브 길과 가파른 케이블카를 또다시 타고 싶지 않은 게 함정이지만.


+ All photos by 남편


(구름 위 놀이공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