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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똥 Jun 19. 2024

또 다른 꿈

봉사활동에서 찾은 길

번역가를 꿈꾸게 된 건 맞지만 번역가만 되고 싶은 건 아니었다. 내겐 나의 달란트인 언어능력을 활용한 또 다른 꿈이 있었다.


2022년 퇴사 위기가 한창이던 때, 나는 봉사활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나의 괴로움에만 매몰되어 있기보다 봉사를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었고 나의 능력을 환기시키고 싶었다.


1365에서 영어 봉사를 검색하여 교육 봉사 단체를 알아냈다. 그곳을 통해 짧은 OJT 후, 나는 청소년수련관 멘토 선생님이 되었다. 대학 시절 짧은 과외 경험을 제외하고는 첫 강사 경험이었다.


그만큼 나는 서툴렀다.


내가 가르친 아이들은 처음에는 중2, 그 후엔 중1 아이들이었다. 사춘기를 심하게 겪는 걸 우스갯소리로 ‘중2병’이라고 하기에 나는 처음에 긴장을 많이 하고 갔다. 아이들은 예상보다 더 사랑스러웠다. 짓궂은 말을 종종 뱉고 버릇없이 굴 때도 더러 있었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웠다. 잘해보려는 마음, 관심받고 싶은 마음이 눈에 보였다.


나는 교수법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고 당시 기준 TESOL 자격증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처음 왔을 때행정 선생님께 받은 주문은 ‘아이들 실력이 높지 않으니 영어에 관심만 유지하게 해 주세요.’였다. 나는 백방으로 영어 게임을 알아봤다. 문법은 따로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이 계셨고 나는 매일 재밌는 게임을 같이 했다.


많은 아이들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는 걸 파악한 뒤로는 그림도 활용했다. 아이들에게 보드마카를 쥐게 하고 크리스마스를 그리게 한 뒤 그 장면에 나오는 것을 하나하나 영어로 가르친 일도 있다. 나 스스로 좋은 선생님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태권도 학원에 가야 할 아이가 내 수업이 재밌다며 교실에 남아있던 적도 있으니 노력한 보람은 있었다.


그때쯤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쳐 보는 건 어떨까? 번역을 투잡으로 하면서 말이야. 좋은 생각 같긴 한데…’


갑자기


원어민 강사 친구들이 일에 대해 투덜거리던 게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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