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 입성
나의 취업을 축하하고자 또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자 원어민 강사 친구 두 명을 만났다.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우린 삼성동 코엑스몰에 가기로 했다.
난생처음 간 회전초밥 집에서 난 궁금했던 질문을 쏟아냈다. 한국인 강사가 아니기에 관점이나 상황이 좀 다를 수야 있겠지만 내 선배님들이라고 생각했다. 친구들은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주었다. 학원 업계는 내가 일하던 제조업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주말이 지나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위해 학원을 다시 찾았다. 모든 조항은 합리적인 것으로 보였다. 다행인 점은 학원과 같은 업종이 아닌 곳에서는 투잡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번역을 부업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나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여러모로 ‘내 자리’가 맞는 느낌이었다.
열심히 서명을 하는데 원장님이 말을 꺼내셨다. ‘저도 같은 학교 나왔어요.’ 브라보! 상사와 동문이라니! 이 이야기를 전하자 우리 오빠는 학연이 문제라며 장난스럽게 투덜댔지만 무조건 잘 보여야 하는 상황에서 나는 이런 횡재가 없었다. 원장님은 학원가에 우리 학교 출신이 많다고 하셨다.
그 이후는 걱정반 설렘반이지만 걱정이 조금은 더 컸다. 가장 중요한 아이들 티칭, 학부모 관리, 동료 선생과의 관계 생각보다 잘 해내야 할 게 많았다. 하지만 걱정과 불안에 휩싸여 있기에는 내 시간이 너무 소중했다. 다시 직장인이 되면 이런 오랜 휴가는 없을 터였다. 나는 맘에 드는 책을 여러 권 집어 들고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떻게 불안을 잠재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