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긍정 Mar 22. 2021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다.

일요일 밤의 부질없는 생각들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는 가능성도 많고 열심히 하는데 기회가 안 온다.

다른 사람들은 뜬금없이 빵 뜨기도 하고 우연히 기회가 찾아오기도 하던데 세상이 나에게만 참 모질다.


사실 이성적으로는 나도 알고 있다.

세상에 갑자기라는 건 없다.

준비가 되어있을 때 만난 기회만 내 몫이 된다.

아무리 좋은 기회도 내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스쳐 지나간다.

그런데 막연하게 준비하는 그 기간이 너무 아프고 길다.

그래서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내 생각과 감정과 생각은  세상에 오직 나만 고통스러운 것 같고, 나만 매일 어두운 터널 안을 걷는 것 같다.  남들은 쉽게 얻는 성공이 나에게만 멀다.


온라인으로 쉽게 접하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가 많아지면서, 과정은 생략되고 결과는 부풀려진 많은 경험들을 접한다. 그들은 어느 날 우연히 잘 된 것 같고, 버틸 수 있도록 누군가 도와주기에 잘 된 것 같다.


나도 저런 기회만 오면 저거보단 더 잘하겠다.

이런 위험한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겁이 많고 게으른 나는 대부분 생각에 그칠 뿐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꾸준히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못한다.


내가 하는 일은 어렵기만 하고 성과도 없는데, 남들이 하는 일은 쉽고 재미있고 금방 크게 성공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그러나 막상 묵묵히 내 길을 걷기도 모자란 시간에 다른 길을 기웃거리다 보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더라.


누군가의 성공은 흥미롭지만, 성공을 위한 길고 지루하고 아픈 과정들은 재미가 없다. 적당히 생략되고 적당히 축소된다. 그래서 늘 누군가의 성공은 쉽게 얻은 것 같다.


살아보니 남의 고통은 가볍게 지나가지더라. 그런데 내 작은 상처와 고난은 너무 아프고 힘겹다. 내 작은 고난과 시련은 세상에 둘도 없을 고통이고, 내가 버텨야 할 찰나의 시간은 수천만 년처럼 길게 느껴진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서 나아가야 한다는 것.

가장 쉽고 정확한 진리인데 내 일을 그렇게 하기가 참 어렵다.


늦은 밤. 누군가는 쉽게 유명해지고, 쉽게 돈을 벌고 , 쉽게 행복을 얻는 것 같은데 나만 너무 아픈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이 밀물처럼 몰려온다.


이런 헛된 생각이 썰물처럼 빠져가고 나면 공허함만이 남아 마음을 시리게 하겠지.


모두가 쉽게 잠들기 어려운 일요일 늦은 밤.

또 나만 힘겨운 것 같아 세상이 차갑고 모질게 느껴진다.


남의 노력은 쉽고 나만 사는 게 어렵게 느껴지는 서러운 밤.  


사실 세상에 쉬운 건 없고, 성공한 사람들 모두  성실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나가고,  기회가 왔을 때 망설이지 않고 꽉 잡고 더 열심히 몰두해서  제 것으로 만든 사람들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밤.


화려하게 포장된 성공은 힘겨웠던 노력이 함께 했기에 값진 것이라는 것을 마음에 다시 한번 새기고 억지로 잠을 청해 본다.


월요일이다. 오늘은 또 오늘의 해가 뜨겠지. 매일이 힘겨운 일상에서 또 한 번 마음을 다잡고 내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겠다.

애써 뛰지 않아도 된다. 끝까지 갈 수만 있다면 천천히 쉼 없이 가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지.  


늦은 밤. 지친 마음을 조용히 쓰다듬고 새로 시작할 오늘을 준비해야겠다. 오늘의 작은 발걸음이 훗날 뿌듯한 영광이 되길 바라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