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꺼지고 밋밋함만 남은 일상을 대하는 자세
사람은 누구나 빛나는 시기가 있다.
그 시기가 사람마다 다를 뿐.
나의 20대는 하려는 일도 다 잘되고 제법 빛났다.
20대의 마지막 시기에는 해외 연구자들과 책을 같이 출판할 일이 있었는데, 마무리하고 책을 받아 들고서는 아 나는 이제 내 생에 더는 바랄 게 없다고 생각했었다.
생각이 씨가 되고 피어나 30대에는 더 바라는 영광도 없었고, 욕심 없이, 하지만 참지 않고 제법 행복하게 살아왔다.
그런데 30대에 이뤄놓은 것이 없으니까 40대가 묘하게 지루하다.
더 바랄 것도 없지만, 바라봤자 되지도 않을 삶.
그건 착각이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뱐한다는 게 이런 말 같다.
딱 10년이구나. 무한할 것 같은 영광도 성공에 취한 기분도 10년까지다. 반짝이던 옛날은 잊혔다.
큰 성공을 빨리 이루어서였을까?
모든 일은 대체로 지루하고, 대체로 성에 차지 않았다.
만족하지 못했고 더 하긴 싫었다.
이제 남은 건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의 성공과 영광을 몰래 부러워하면서 나는 항상 지나간 영광에 머물러 그저 남을 헐뜯고 비난하는 삶 아니면 또 새로운 곳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아 조금씩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삶.
지금은 밋밋한 40대.
포기하지 않고 소소한 재미를 찾아야지.
나의 하루는 전반적으로 아무 일 없이 밋밋하지만 시간별로 쪼개 보면 소소한 행복들이 숨어있다.
작지만 새로운 행복을 찾아 크게 만드는 시간을 보내야겠다.
평가하는 삶을 살면서 나도 모르게 내 삶도 평가하고 있다.
다른 평가는 남들이 만든 기준에 맞춰야겠지만,
내 삶은 내 잣대를 새롭게 만들어 적용해야지.
오늘은 5시 40분의 아름다운 붉은 노을을 누렸다.
지나가는 화려한 순간을 눈에 담는 행운을 누렸으니 오늘 오후는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