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펫로스 증후군 극복은 정확한 평가부터! (PBQ)

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위하여 현재 펫로스 점수를 확인해봅시다.


안녕하세요, 마음을 치유하는 임상심리전문가 조지훈 입니다.


 지난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14살 금쪽이 망고편"에서는 반려견 망고의 짖는 행동문제 수정을 위한 설채현 수의사 선생님의 솔루션뿐만 아니라 보호자분께서 겪고 계신 펫로스 증후군과 불안 증상의 극복을 돕기 위하여 저도 함께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반려견 다롱이를 보내고, 꽤 오랜시간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습니다. 우울함과 그리움, 죄책감 뿐만 아니라 잠에 들기도 어려웠고, 무기력하고 답답한 느낌도 컸었지요. 이렇듯 시간이 지나도 반려동물의 죽음과 사별에 대한 기억, 감정들은 반려인들의 몸과 마음을 모두 아프게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사별이후에 경험하는 심리적 증상들을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펫로스 증후군은 우울, 수면문제, 죄책감 등의 증상들에서부터 사별 당시의 고통스러운 장면이 자꾸 떠오르거나 신경이 예민해지고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던 장소, 즉 집에 들어가는 일조차 매우 힘든일이 되는 증상들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해서 몰두하거나 반려동물의 뒤를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될 수 있지요.



하지만, 내가 지금 반려동물 사별에 대한 정상적인 애도과정을 겪고 있는 것인지, 혹은 심각한 펫로스 증후군 상태에 있는 것인지는 개인이 확인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려동물을 사별한 반려인들을 위해 반려동물 사별 설문지 검사(Pet Bereavement Questionnaire)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반려동물 사별 설문지 검사(이하 PBQ)는 펜실베니아 심리학과의 Melissa Hunt 박사와 Yaniz Padilla박사에 의해 만들어진 설문지 검사로, 펫로스 증후군의 정도와 변화를 알아보기 위한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현재 반려인이 경험하고 있는 증상이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수준의 사별 반응인지, 혹은 심각한 펫로스 증후군인지 알아볼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의 문항들에 대해 각각 ① 매우 그렇지 않다, ② 그렇지 않다, ③ 그렇다, ④ 매우 그렇다 중 하나로 답해보도록 합시다.


1. 나는 반려동물의 살리지 못한 수의사에게 화가 난다.


2. 나는 반려동물의 죽음이 매우 속상하다.


3. 반려동물이 없는 나의 삶은 비어있는 것 같다.


4. 나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한 악몽을 꾸고 있다.


5. 나는 반려동물이 없는데 대해 외로움을 느낀다.


6. 나는 반려동물에게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야만 했다.


7. 나는 반려동물이 너무나도 그립다.


8. 나는 반려동물을 좀 더 잘 돌보지 못한데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9. 나는 반려동물을 살리고자 더 많은 행동을 하지 않았던 것에 낙담하였다.


10. 나는 반려동물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11. 나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영향을 준 사람들에 대해서 화가 난다.


12. 나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해서 큰 슬픔을 느낀다.


13. 나는 도움이 되지 않았던 친구/가족에게 화가 난다.


14.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기억들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15. 나는 반려동물의 상실을 극복하지 못할 것 같다.


16. 나는 반려동물을 더 많이 사랑해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각각의 설문지 문항들을 꼼꼼히 읽고 ①번부터 ④번까지 답해보셨나요? 그런 다음 16개 문항에 대한 점수들을 합산한 뒤, 16점을 뺀 점수가 당신의 PBQ 점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Melissa Hunt 박사와 Yaniz Padilla박사의 해외 연구결과를 참고했을 때, 이 PBQ 점수가 36.6점이 넘는 경우에는 심각한 펫로스 증후군 상태에 있음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총점-16점 : 나의 PBQ 점수




물론 PBQ는 비교적 단순한 설문지 검사이며, 종합적인 심리검사에 비해 정확성이 부족하고, 사별 이후에 경험할 수 있는 우울증이나 PTSD와 같은 개인의 정신건강문제를 세밀하게 살펴보기에는 부적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채점한 PBQ 점수가 위에서 말한 36.6점에 근접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점수를 얻었다면, 이것은 분명히 일반적인 범주에서 벗어난 사별반응임을 나타내는 것이며, 이는 개인이 혼자서 펫로스 극복을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음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PBQ 점수가 높고, 우울감이나 수면문제, 답답함, 견디기 힘든 그리움, 식욕저하, 죽음이나 사후세계에 대한 몰두, 두근거림 등 복합적인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이러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적인 심리상담이나 정신과 치료와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구해보시기를 권합니다. 감사합니다.



펫로스 상담가 조 지 훈 (고양이 책방 '책보냥'에서)

임상심리전문가 조  지  훈

펫로스 전문 심리상담센터 <안녕> 원장

한국임상심리학회 전문회원/ 수퍼바이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병원 임상심리(3년) 수련

아주대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임상심리학 석사

펫로스 독서치료북 "어서 오세요, 펫로스 상담실입니다" 저자 [라곰, 2023]

EBS 펫클래스유 펫로스 <반려동물 이별지침서> 강사

미국 Beck Institute 'CBT for Depression & Suicide' 현지 연수

Pet Bereavement Counselor Diploma 이수



작가의 이전글 펫로스 증후군과 독서치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