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들의 말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리아줌마 Sep 02. 2019

“생각했던 게 아니야.”

아들의 말 14


2019년 3월>



“생각했던 게 아니야.” 는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아들이 종종 쓰는 말이다.


호기심에 고른 과자를 한 입 먹어보고

“생각했던 맛이 아니야.” 라고 말한다는 것은

이제 안 먹겠다는 표현이다.


자주 가던 쇼핑몰에 식사를 위해 갔는데

다른 엘리베이터로 들어가자 시무룩해 하며

“생각했던 데가 아니야.” 라고 말한다.

아들은 가려던 식당이 없어진 줄 알았던 것이다.


아들은 최근에 문화센터 영어 수업에 다녀왔다.

그동안 어린이집 이외에 특별한 활동이 없었던 지라

아들에게 이 수업은 도전이었다.


처음에는 기대와 걱정을 가지고 갔지만,

수업 중간에 나온 아들은


“생각했던 게 아니야.”


라고 말한다.




문득 아들이 낯선 것을 대할 때

그 낯설음을 수용하지 못할 때

이런 표현을 쓰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먹는 음식이나 처음 가는 곳이더라도

잘 받아들일 때도 있기 때문에...


처음 시도하는 것은

불안과 걱정을 불러일으킨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그럴 수 있다.


아들이 낯선 것 때문에 힘들 때, 포기하고 숨고 싶을 때,

옆에서 함께해 주는 사람이 엄마이기를

그래서 그 순간을 견뎌낼 수 있기를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씨 착한 친구가 준 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