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속마음
아들은 종이비행기를 접어서 날리기를 즐겨한다.
아들은 <try and error>를 반복하며 결과물을 발전시키는 타입인데,
종이비행기 역시 접어서 날리고, 수정해서 다시 날리기의 반복이다.
며칠 전에도 아들은 종이비행기를 접어서 거실에서 날리고 있었다.
다만, 저녁 시간이라 아이의 비행 테스트가 가족들 이동에 방해가 되었다.
거실을 지나가던 내 근처에 비행기가 떨어졌고, 나는 농담조로 "00이가 엄마 공격했어."라고 말했다.
내가 이렇게 말한 의도는 아들의 비행 테스트가 다른 사람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해 달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아들은 "오해받느니 차라리 공격하겠어."라고 말하며
자신이 날렸던 종이비행기를 수거해서 수정했다.
이 상황에서 아들은 웃는 얼굴로 장난스러운 말투로 이야기했기에
나는 아들의 말을 '공격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만하지 않고 계속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의 반항적인 모습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부모님들이 계시다.
물론 아이가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게 된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중 한 가지는 반복된 제한과 지적으로 인해
'어찌 되었든 혼 날 텐데, 이럴 바에야 삐뚤어지겠다.'는 마음을 갖는 경우도 있다.
부모는 좋은 의도로 아이에게 설명해 주고 지도하는 것이지만,
부모의 말을 듣는 아이 입장에서
- 열심히 해도 부모로부터 칭찬/격려를 받을 수 없다.
- 열심히 했음에도 부모는 부족한 점을 찾아서 지적한다.
-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
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아이는 2가지 중 1가지 선택을 하게 된다. - 무기력 or 반항
나는 상담 시간에 부모에게
<아이의 노력을 인정해 주고,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피드백>을 주시도록 가이드한다.
나의 가이드 자체만 생각하면 시도해 볼 만하지만, 부모들은 실행을 어려워한다.
왜냐하면 부모에게 자녀는 '내 자식'이기 때문이다.
남의 집 아이라면, 아이의 노력이 그 자체로 보이고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보이는 그대로 언급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 대상이 내 자식일 때는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부모로서의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지라도,
아이의 노력과 긍정적인 변화를 찾아서 알려주는 것.
그래서 네가 잘하고 있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엄마(아빠)가 알고 있다고 일러주는 것.
나 역시 아이들에게 이 부분을 이야기해 주기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