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을 봤다.
연주자의 모습이 잘 보이는 위치였고, 콘서트홀답게 사운드도 좋았다.
처음에는 어스름한 조명에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기에 안경이 도움이 되었으나,
눈이 어둠에 적응하자 다초점 렌즈가 불편하게 되었다.
고개를 조금만 움직여도 초점이 달라지니 안경을 벗고 공연을 보았다.
잠시 후, 교보문고에 들렀다.
관심 있는 책을 집어 들어 펼쳤는데, 눈이 침침해서 글이 읽히지 않는다.
부랴부랴 가방에서 안경을 꺼내 썼다.
기억을 더듬어 보면, 20대 때 함께 어울리던 30~40대 언니들이 까마득해 보였는데
어느덧 내가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었다.
그때, 언니들이 미리 운동해 두라며 신신당부하던 말,
'나이가 들면'이라면서 하던 말들을 흘려 들었는데,
이제 생각해 보니 나를 아껴서 하는 말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쉽고 씁쓸하다.
전에는 맨 눈으로 생활했는데, 이제는 외출할 때 안경과 안경케이스를 챙겨서 나간다.
100세 시대라는 점을 생각하면 40대의 나이는 아직 한창때이다.
20대, 30대의 나와 비교하면 불편한 것이 많지만,
앞으로 50대, 60대를 살아나갈 것을 생각하면 건강에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 - 운동은 다음에,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 라는 생각을 하지만 말이다.
30대에 낳은 아들과 딸과 오래도록 함께하기 위해서라도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