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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희언니 Jul 15. 2020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인가?

'착한 리더' vs '나다운 리더'

 '조직문화', '리더십', '철학이 있는 리더' 내가 참 좋아하는 단어들이다. 회사를 다닐 때도 리더십 관련 서적이나 강의라면 부지런히 쫓아다녔다.  훌륭한 리더(Great leader)되는 것은, 두 번째로 중요한 나의 인생 소명이기 때문이다.


20대의 나의 활동 모습

10대의 나는 학생회장으로, 20대의 나는 회사 중간 리더로 살았다. 현재는 여성전문 스타트업 [클레어 피트니스] 대표다. 리더십은 내 인생 절반이었기에, 소명이 된 것이다.


아래의 글은,

20대의 리더였던 '내'가 적었던 생각이다.

오래전부터 써온 브런치를, 드디어 용기 내어 처음 오픈해본다.




착한 리더

 오랫동안 나는 착한 리더십이 좋은 리더십이라 생각해왔다. 리더가 착해야 많은 사람이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 그랬다. 적어도 내 경험에 있어서는.

 리더로서의 생활이 오래될수록 나는 '착한' 이란 기준을 어디에 적용할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다.


착하다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


 착한 성품의 리더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착한 리더라는 평판은 내게 자존심만큼 중요하다. 그래서 늘 착한 결정을 하려고 노력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관리하는 팀원들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을 하려고 노력했다. 리더 초반엔 내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내 사람들의 이익을 우선시했다. 돌아보면 참 바보 같은 리더였다. 홀로 힘든 적이 많았지만, 점차 나와 내 사람들 간의 이익을 조율하는 법을 터득했다.(나는 타인을 위한 희생을 많이 감수하는데, 이건 어쩔 수 없는 성향인가 보다)

그 방법은 바로 팀원들에게 내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말하고 나면, 내가 베푼 만큼 나에게 베푸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렇지 않은 사람은 누구인지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물론 단 한 번의 사안으로 판단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건을 겪게 됐다.

내가 내린 어떤 결정이, 누군가의 입장에서는 이득처럼 느껴지고, 다른 누군가의 입장에서는 불이익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나는 이 일로 누군가에게는 착한 리더, 다른 누군가에게는  나쁜 리더라는 평을 받게 됐다.

나쁜 리더라는 평가는 내게 뼈를 깎는 고통과도 같았으나 그때 깨달았다.

"착한 결정이란 것은 없구나. 이해관계의 조율만이 있을 뿐이다."


어떤 결정은 이해관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후로  훈련했다.

팀원 조율을 잘하기 위해 중재하는 법을.

그리고 나쁜 리더라는 평에도 상처 받지 않기로, 대신 최선을 다해 팀을 위한 결정을 하기로.



[결정을 할 때, 나만의 중재 사고법]

나와 내 사람들 중  한쪽이 너무 희생해야 하는 결정인가?

내 사람 A, B 중 한쪽의 입장만 고려된 결정인가?

회사, 나, 내 사람들 이해관계를 다 고려한 결정인가?




나다운 리더, 소신을 찾다.

  그동안 '착한 리더 증후군'에 빠져있었던 나는 알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팀을 위해 옳다고 생각한 결정을, 팀원들이 좋아할 것 같지 않아서 유보했던 바보 같은 일은 이제 안 하기로 했다.

생각해보자. 착한 리더십, 나다운 리더십 둘 중 어느 리더십을 발휘하더라도 팀의 만장일치는 어려운 일이다.

또한 팀원들에게 나의 착한 면만이 아닌 전체적인 성품이 리더로서의 자질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나는 좀 더 나답게,  팀원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한 결정을 내리는 건 어떨까?

 그래서 이제 나는 착한 리더라는 스스로의 틀을 깨고, 나다운 리더가 되기로 했다. 팀원들이 좋아할 만한 결정이 아닌, 팀을 위한 나쁜 결정을 연습한다.


착한 것은 더 이상 리더십에 기준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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