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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밭골샌님 Apr 24. 2024

골목길 야생화 32 이팝나무

배고픈 보릿고개에 쌀밥을 피우는 나무


이팝나무


아무리 깊은 산속의 나무나 풀이라도 일단 예쁘면 도시로 나옵니다. 물론 제 발로 걸어 나올 수는 없고요.

가로수나 관상용으로 키워져 대량 보급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도심의 골목길에서 볼 수 있는 꽃과 나무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복수초, 할미꽃, 매발톱꽃, 깽깽이풀그렇고요.

오늘 소개할 이팝나무도 그렇습니다.


매화나 목련꽃, 벚꽃잎이 나기 전 꽃부터 피니 눈에 쏙 들어왔죠? 살구, 앵두, 복사, 꽃사과, 배꽃이 스리슬쩍 지나갔어요.


사실은 귀룽나무, 덜꿩나무, 수수꽃다리(라일락), 마가목, 노린재나무, 팥배나무, 층층나무 꽃이 소리소문 없이 피었다 지거나 피고 있어요.

지금 출석 불린 친구들 대부분이 흰꽃을 피우는데,

무성한 잎과 함께하니 눈여겨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는 거죠.


전북 고창군 중산리 소재 이팝나무(천연기념물 183호). 나무를 뒤덮은 흰색 꽃이 이밥(쌀밥)처럼 보인다. 사진= 한국일보, '서효원의 식물 이야기'

그에 비해 이팝나무는 흰 꽃임에도 화려하게 피어, 눈에 잘 띕니다.

멀리서 보면 밥그릇이 넘치도록 소복한 쌀밥 같기도, 때아닌 흰 눈을 뒤집어쓴 것 같기도 해요.


이름의 유래에는 3 가지 설이 있어요.


가장 배고픈 보릿고개 무렵에 피는 꽃이 이밥, 즉 흰쌀밥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

조선시대, 벼슬을 해야 이 씨 성을 가진 임금 덕에 먹을 수 있는 밥이라 하여 '이밥'이라 불렀다는 설.

이 꽃이 입하(立夏) 무렵에 피기 때문에 입하목이라고 부르다가 이팝나무가 되었다는 설.


설(說)은 설이므로, 어떤 설을 지지할지는 각자의 취향과 판단에 맡겨도 되겠어요.



우리에게는 밥에서 유래된 꽃 이름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조팝나무는 꽃이 조밥처럼 생겨 조밥나무라고 부르다 조팝나무가 되었다고 해요. 5장의 꽃잎 가운데 노란색 수술이 모여 나는 모양이 입쌀과 좁쌀을 섞은 밥을 닮았지요. 공조팝나무, 꼬리조팝나무가 사촌들.


쌀처럼 둥그스름한 자주색 꽃이 다닥다닥 피는 박태기나무는 가지에 밥풀이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밥태기나무, 밥풀꽃으로 불리다 박태기나무가 되었답니다.


이들 모두가 가장 배고플 무렵에 꽃이 핀다는 공통점이 있군요.


<조선왕조실록>에는 기근(飢饉), 즉 흉년으로 인한 굶주림에 관한 기록이 있는데요. 1392년 조선 건국 이후 1910년까지 500여 년 동안 약 330년이나 기근을 겪었답니다. 특히 숙종 때인 1695년부터 4년간의 '을병대기근'으로 당시 조선 인구의 20%가 굶거나 병들어 죽었다네요.

굶주림이 이토록 흔했기에, 나라에서는 백성들에게 뭐든 먹고 살아남으라며 풀뿌리와 나무껍질 먹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1554년 <구황촬요(救荒撮要>라는 책까지 펴냈대요.
- 한국일보, '서효원의 식물 이야기' 요약


이제부터는 도감식 설명.


물푸레나무과 낙엽활엽교목.

학명은 치오난투스 레투사(Chionanthus retusa).
속명 치오난투스는 '흰 눈'이라는 뜻의 '치온(Chion)'과 '꽃'이라는 뜻의 '안토스(Anthos)'의 합성어로 하얀 눈꽃이라는 의미. 영어로는 '프린지 트리(Fringe tree)'.


산골짜기나 들판에서 자라요.

높이 25m 정도. 수피(樹皮)는 회색을 띤 갈색.

불규칙하게 세로로 갈라져요.


길이 6∼10㎝, 너비 3mm의 꽃들이 자잘하게 핀다. 사진=들꽃사랑연구회

잎은 마주나며 긴 타원모양.

꽃은 5~6월에 새 가지 끝부분에 핍니다.

흰색으로 길이 6~10㎝, 너비 3mm.

꽃받침 4개, 꽃잎 4개.

수꽃은 2개의 수술만 있고요.

암꽃은 2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어요.


열매는 핵과(核果)로 9~10월에 검푸른색으로 익습니다.

원산지는 한국.


이팝나무가 꽃을 피우는 모습으로 그 벼농사가 풍년인지 흉년인지 짐작했대요. 쌀밥나무이니  당연할 수밖에요.

꽃이 한꺼번에 활짝 피면 풍년, 잘 피지 않으면 흉년, 시름시름하면 가뭄.

전국 각지 농민들이 그 지역의 대표적인 이팝나무를 보기 위해 몰려들었다는데요. 흥청망청 꽃놀이가 아니라, 조마조마 기도하는 심정으로 왔겠지요?


이 나무에 치성을 드리면 그해에 풍년이 든다고 믿어 신목(神木)으로 받들었대요.

나무에 얽힌 이야기가 많아 보호수로 지정된 것도 많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만도 8개나 된답니다. 전남 승주군 쌍암면의 이팝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6호로 500년 이상 되었답니다.


이팝나무 꽃이 풍성하면 풍년이라고 믿는 게 단순히 믿음의 수준일까요?

과학자들은 이렇게 설명해요.


습기를 좋아하는 이팝나무가 꽃피울 무렵은 모내기를 앞둔 철입니다. 물이 많이 필요한 때지요. 땅에 수분이 충분하면 꽃을 활짝 피우고, 부족하면 덜 피우니, 꽃의 상태를 보고 그해 농사의 풍년 여부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팝나무뿐만 아니라 물을 좋아하는 버드나무의 상태로도 기상을 예측했답니다.


어린잎은 데쳐서 나물로 먹거나, 차로 마신다네요.

열매는 가을에 따서 햇볕에 말려 약재로 쓴답니다. 치매 예방에 좋고, 가래를 가라앉히며 말라리아에 특효로 알려져 있답니다. 비타민C와 섬유질이 풍부해 심혈관 건강에도 도움을 준대요.


니팝나무, 니암나무, 뻣나무, 입하나무라는 향명이 있습니다. 한자로는 육도목(六道木).


꽃말은 '영원한 사랑', '자기 향상'.



열매는 핵과(核果)로 9~10월에 검푸른색으로 익는다. 탁월한 약효가 있다. 사진 =들꽃사랑연구회


이팝나무는 공해와 병충해에 강하고, 가을에  은행나무처럼 고약한 냄새를 풍기지 않아. 가로수로는 최고로 대접받는다는군요. 

굶주릴 걱정이 저만치 물러난 이제는 흰쌀밥이 아니라 ‘오월의 눈꽃’으로 감상해도 될 듯합니다.


국외로 반출할 경우 환경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국외 반출 승인 대상 생물자원'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저 멀리서 보아도 이팝나무임을 알 수 있다. 사진= 들꽃사랑연구회



이팝나무 꽃말 중에 '자기 향상'이 있군요.

'자기 향상', 나아가 '자아실현'은 인간의 본능에 속한다고 주장하는 심리학자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이 둘의 차이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GPT4.0' 이 탑재된 카카오톡의 애스크업(ASK UP)에게 질문을 해봤습니다. 다음은 저(나)의 질문과 인공지능(#GPT4)이 답한 내용입니다.


나 : 자기 향상을 위한 방법이 있나?


#GPT4 : 자기 향상을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 몇 가지 기본적인 팁을 드릴게요


1. 목표 설정 - 단기 및 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세요.

2. 지속적인 학습 - 책 읽기, 온라인 코스 수강, 세미나 참여 등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세요.

3. 시간 관리 -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일에 시간을 할애하여 생산성을 높이세요.

4. 건강 유지 -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세요.

5. 긍정적인 사고 - 자신감을 가지고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세요. 자기 자신을 칭찬하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6. 인간관계 개선 - 소통 기술을 향상시키고,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세요.

7. 스트레스 관리 - 적절한 휴식과 취미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세요.

자기 향상은 개인의 의지와 노력이 매우 중요하므로, 자신만의 속도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 : 자아실현과 자기 향상은 같은 뜻?


#GPT4 :

자아실현과 자기 향상은 비슷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자아실현'은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계발하여 진정한 자신을 실현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는 내면의 욕구와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자기 향상'은 개인의 능력과 역량을 향상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자신의 강점을 강화하며 약점을 보완하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두 개념은 모두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목표로 하지만, 자아실현은 내면의 욕구와 가치를 실현하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으며, 자기 향상은 외부적인 능력과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나 : 심리학에서는 이 둘이 인간의 본능이라고 하던데?


#GPT4 :

네, 심리학에서는 자아실현과 자기 향상이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와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슬로우의 욕구 이론에서는 자아실현 욕구를 인간의 가장 높은 수준의 욕구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 욕구는 개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계발하여 진정한 자신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입니다.

또한, 로저스의 자기이론에서는 개인이 자신의 내면과 조화를 이루며,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수용하고자 하는 욕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론들은 자아실현과 자기 향상이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인은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추구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나 : 자아실현의 방법은?


#GPT4 :

자아실현을 위한 방법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인 지침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자기 인식 - 자신의 강점, 약점, 가치관, 열정 등을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2. 목표 설정 -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들을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로 설정합니다.

3. 자율성 - 타인의 기대나 사회적 압력이 아닌, 자신의 내면적 동기에 따라 행동합니다.

4. 정직성 - 자신에게 솔직하며, 자신의 가치와 일치하는 행동을 합니다.

5. 창의성 -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사고를 합니다.

6. 경험 개방성 - 새로운 경험과 학습에 열려 있으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7. 책임감 - 자신의 행동과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자기 결정을 중요시합니다.

8. 인간관계 - 진정한 자신을 표현하며, 타인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습니다.

9. 삶의 균형 - 일, 휴식, 관계, 취미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균형을 추구합니다.

자아실현은 개인의 내면적 성장과 끊임없는 자기 개발을 요구하며, 이는 평생에 걸친 여정일 수 있습니다.


나: 종교를 갖는 것도 자아실현에 도움이 될까?


#GPT4 :

종교나 신앙은 자아실현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종교나 신앙은 삶의 의미와 목적을 탐구하고, 자기 자신보다 더 큰 것에 대한 연결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종교나 신앙은 종종 도덕적인 가치와 윤리적인 지침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자신의 행동과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종교나 신앙은 사회적인 연결과 지지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자아실현을 위한 지원 체계가 될 수 있습니다. 종교적인 활동이나 공동체에 참여함으로써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서로를 돕고 지지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교나 신앙이 자아실현에 도움이 되는지는 개인의 경험과 선호도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상당히 무난하고 구체적인 답 생각돼요. 저는 가끔 이렇게 가상의 상대와 대화를 하곤 하는데요. 엉터리 정보와 앞뒤 안 맞는 대답을 하기도 해요. 그럴 때 지적을 하면 바로 사과를 하고, 새로운 정보나 논리를 제시합니다. 까다로운 질문에는 망설이듯 시간을 끄는 모습이 재미있어요.

단순 정보성 질문이나 최근 뉴스 등은 검색을 통해 찾는 게 낫고요. 2단계 3단계 심층 질문이 필요한 경우 상당히 유익한 도구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나저나 나 자신 자아실현이나 자기 향상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지는 여전히 애매모호, 오리무중이지요.

이 봄이 가기 전, 영험한 신목(神木)이신 이팝나무님께 물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24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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