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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시루 Feb 21. 2024

'10대 트랜스젠더' 로 뜨거운 캐나다

   처음 캐나다에 왔을때 설문지나 개인신상을 묻는 항목에서 성별란이 복잡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남성, 여성, 모름, 대답못함 등 최소 3개나 4개 이상의 선택지가 있는데 

남녀 양자택일 질문만 받다가 4지선다로 물으니 순간 당황스럽고 신기했었다. 

'아~ 이게 캐나다구나!' 

장애인차별, 인종차별, 성차별... 차별금지가 국가의 모토라고 생각될 만큼 개인의 자유와 인권보호를 최고로 여기는 나라. 당연히 LGBTQ 라고 일컫는 성소수자의 권리도 철저하게 보호된다.


고학년이 된 아이도 LGBTQ가 뭔지, 어떻게 받아들여줘야하는지 자주 배우고 오는 모양이다.

그런데 어쩔때는 이게 맞나 싶은 순간도 한번씩 생긴다.


"엄마, 오늘 옆에 앉은 여자애가 자기는 아무리생각해도 자기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겠대"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생물학적으론 여잔데, 자신이 인지하는 젠더는 어느쪽인지 헷갈린다는 거지"


14살된 아이와 느닷없는 철학적 대화를 하다보니 나도 헷갈릴 지경이다.

소수를 존중해야하는 건 맞지만 더 고민할게 없는 아이들조차 '고민해봐~'라고 뭔가 부추기는 느낌이랄까.

아직 성정체성이 확립되지않은 아이들에게 혼란을 주는건 아닌가 싶은 걱정도 된다.


    10대 트랜스젠더는 몇 살부터 허용하나?


10대 트랜스젠더 문제가 멀리 미국 헐리웃에서나 있는 일인줄 알았는데

최근 아이와 방문했던 배구클럽에서 이미 내 생활 가까이 와있는 문제구나 실감을 했다.

골격이 유난히 큰 아이가 있었는데 한 학부모 말로는 호르몬주사를 맞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보니 골격이 남자아이처럼 건장한데 반면 체형은 여자아이 같았다.

내 딸과 동갑인, 트랜스젠더를 진행중인 아이를 보면서 시대가 인정하는 다양성과 나의 정서적 이해도 간의 갭을 안느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복잡한 내 시선과는 달리 아이들은 전혀 어색하지 않게 시합을 즐겼다. 


캐나다가 10대 트랜스젠더 문제를 관심 가진 것은 2015년쯤 학교에서 괴롭힘 끝에 자살하는 청소년들이 늘면서였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호르몬치료를 하거나 부모동의하에 일정 나이 이후에 성전환을 허용하는 법을 캐나다 정부는 채택하고 있는데, 최근 이런 내용에 대해 알버타 정부가 반대하는 법을 만들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마찰이 일고 있다.

캐나다에선 만 16세부터 운전면허 취득도 하고 준 성인대접을 해준다.

아이가 불편함을 호소한다면 몇살부터 자신의 성(Gender)을 바꿀 수 있도록 해야할까.

단순히 인식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실 중요한 문제이다. 예를 들어 미국 여자대학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트랜스젠더를 한 경우 입학을 받아들일 것인가하는 논란이 일고 있고, 프로 스포츠계에서도 남성이었는데 여성으로 바뀐 경우 여자팀에서 똑같이 뛸수 있게 하는가가 최근 화두이다. 



   동성간의 결혼을 가장 먼저 인정했던 곳이 토론토였고 10대 트랜스젠더 문제도 캐나다가 가장 진보적으로 접근하고 있지 않나 싶은데 직접 살아보니 캐나다는 굉장히 보수성이 강하지만 개인의 인권은 철저하게 보장하는 주의가 강해서 그런 측면에서 많은 옵션을 허락하는 것 같다. 


한국은 20대 30대 젊은 세대에서 남녀간의 젠더갈등이 심각하다고 들었는데, 캐나다의 10대 트랜스젠더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정리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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