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로이 Oct 30. 2023

해설지를 버려야 독해다 (2)

<7강-2> 문장의 외적 패러프레이징

한 문장을 나의 언어로 간단하게 버무려서 머릿속에 정리하는 '내적 패러프레이징'에 익숙해졌다면, 다음으로 넘어가 보자. 


'외적 패러프레이징'은 글을 독해할 때, 한 문장 단위로 보는 것이 아니라 글 전체를 보면서 '다른 단어를 사용하지만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뭉치'를 찾아내어 글을 훨씬 더 유기적이고 빠르게 읽어내는 독해법이다. 쉽게 말하면, 어떤 단어가 나오면 그것을 한국어로 직역하여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앞에 나온 문장의 단어로 '치환'하여 쓸데없는 사고과정을 줄이는 독해법이다. 


*치환 
- 바꾸어 놓음
- 어떤 것의 순열을 다른 순열로 바꾸어 펼치는 일
영어는 영어로 이해한다는 것이 바로 이 말이다. 처음에는 매우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사고 과정이 조금씩 변해가고 큰 효과를 보는 방법이다.




두 가지 지문을 통해 한번 적용해 보자.




1. [2022학년도 수능 20번]


(1) One of the most common mistakes made by organizations [ when they first consider experimenting with social media] is that they focus too much on social media tools and platforms and not enough on their business objectives


-> 첫 번째 문장이다. 기업에 의해 흔히 행해지는 흔한 실수는 그들이 '소셜 미디어 툴과 플랫폼'에 너무 지나치게 집중하고, '그들의 기업 목표'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석하는 과정에서 [when~social media] 구문은 사뿐히 생략했으며, 'social media tools and platforms'라는 단어도 정확하게 해석하는 데에 집착하지 않았다(내적 패러프레이징).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글쓴이의 의도이다. 글쓴이는 명확하게 '기업의 목표'에 집중하지 않는 것은 실수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기업의 목표'임을 벌써 첫 번째 문장에서 암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넘어가 보자.


The reality of success in the social web for businesses is that creating a social media program begins not with insight into the latest social media tools and channels but with a thorough understanding of the organization’s own goals and objectives. 


-> 눈치가 빠른 친구들은 이 문장까지 읽고 답을 바로 찾아야 한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소셜 웹 사업에서의 성공의 실제는 소셜 미디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최신의 '소셜 미디어 툴이나 채널(통로)'과 관련된 통찰력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목적과 목표'를 통해 시작된다는 것이다. 


다 끝난 것 같다. 왜냐하면 똑같은 말을 약간만 바꾸어서 다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십중팔구 주제문이다. 문제는 '똑같은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친구들만' 안다는 것이다. 


여기서 앞 문장을 다시 한번 살펴보며, 모양은 조금 다르지만 뜻은 같은 단어들을 묶어보자!


insight into the latest social media tools and channles는 가장 최신의 소셜 미디어 도구와 통로로 들어가는 통찰력이라고 힘들게 번역할 필요는 사실 없다. (무슨 말인지 정확하게 알겠는가? 직역을 하니 이상해질뿐이다) 앞문장의 무엇과 같은지 한 번 살펴봐라. social media tools and platforms과 같은 말이다. 약간만 바꾸었을 뿐이다. tools라는 단어는 그대로이며, channles가 platforms로 변했는데, 이것을 굳이 우리말로 직역해서 이해하는 게 중요하겠는가? 내 머릿속에 이 둘은 같은 뜻이다,라고 처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통로일지, 플랫폼일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둘 다 소셜 미디어를 가리키는 말이다.


a thorough understanding of the organization’s own goals and objectives. 말이 길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앞문장의 their business objectives와 같은 말인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결국, 이 글의 주제는 '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목표에 충실해야 한다'로 패러프레이징을 할 수 있겠다. 요지 문제기 때문에 여기에서 바로 보기로 가면 되지만,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자!


A social media program is not merely the fulfillment of a vague need to manage a “presence” on popular social networks because “everyone else is doing it.” 


-> '소셜 미디어 프로그램은 단지 "누구나 다 하기 때문에" 인기 있는 소셜 네트워크에 존재를 경영하려는 모호한 욕구의 단순한 충족이 아니다'.  직역을 하니 역시 이상하다. 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리가 앞서 읽은 문장을 가지고 또 패러프레이징을 해보아야 한다. 글쓴이는 분명히 기업의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소셜미디어 도구나 플랫폼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맥락에서 보았을 때, 'the fulfillment of a vague need to ~ networks'도 직역하면, "소셜 네트워크에 존재감을 드러내려는(더 이해하기 쉽게 의역하였다) 모호한 욕구의 단순한 충족"이지만, 글쓴이가 이것을 좋게 보고 있지는 않는 뉘앙스기 때문에(not merely로 유추할 수 있음) "social media tools and platforms"이나 social media tools and channles로 변환하여도 크게 상관은 없다. 같은 맥락이다.


더 쉽게 표현하면, <소셜 미디어 프로그램은 단순히 누구나 다 하기 때문에 인기 있는 소셜 미디어 도구나 플랫폼, 혹은 채널 등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다 >로 번역하면 되겠다. 그냥 아까랑 똑같은 말이다!


이렇게 첫 번째 문장, 두 번째 문장, 세 번째 문장까지 글쓴이의 입장에서 호/불호를 기준으로 삼아 단어를 처리하면 직역할 필요 없이 같은 맥락임을 쉽게 알게 되고 독해가 쉬워진다. 이것이 사실 정말 특급 비결이다. 주장/요지/주제/제목/빈칸까지 이 전략으로 독해하면 주제문을 아주 쉽게 찾고 이것이 반복됨을 알아차릴 수 있다. 


“Being in social media” serves no purpose in and of itself. 

-> 독해를 이미 거의 다했지만, 남은 애들을 처리해 보자. 지금부터는 자신감이 있어도 된다. '소셜 미디어 안에 있는 것은 그 자체로는 크게 쓸모가 없다'라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앞의 문장들을 고려했을 때, 단순히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으로 읽힌다. 이해가 되는가?


In order to serve any purpose at all, a social media presence must either solve a problem for the organization and its customers or result in an improvement of some sort (preferably a measurable one). 

-> '어떠한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소셜 미디어 존재감은 조직과 고객을 위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혹은 어떤 종류의 개선을 낳아야 한다.' 자, 이 문장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직역하지 말고 머릿속에서 다시 패러프레이징해보자. 소셜 미디어 존재감이 조직과 고객을 위한 문제를 해결해야만 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 결국 무슨 말일까? 


다시 말하면, 소셜 미디어 그 자체에 집착하지 말고 조직의 '목표'에 신경 쓰라는 것이다. 이미 앞에서 다 알려주었다. 


In all things, purpose drives success. The world of social media is no different.

-> 이까지 잘 따라온 학생들이라면, purpose가 머릿속에서 자동 패러프레이징이 되어야 한다^^; 안되면 다시 읽어야 한다. purpose는 무엇인가? 첫 번째 문장의 조직의 목표이다. (=their business objectives)


해석하면 이렇다. 어디에서든, 목적이 성공을 불러온다. 소셜 미디어의 세상도 다르지 않다. 즉, 소셜 미디어의 세상도 기업의 목표가 중요하다! 


예상대로 첫 번째 문장이 주제문이다. 끝


패러프레이징 기술을 잘 익히면, 이런 쉬운 지문은 처음 한 두 문장만 읽고 바로 요지를 읽어낼 수 있다. 모든 문장에 힘을 주면서 읽다가는 문장에 끌려가고 문제를 풀지 못하게 된다.




이번에는 조금 더 어려운 지문으로 적용해 보자.



2. [2022학년도 수능 23번]


(1) Mending and restoring objects often require even more creativity than original production. 

-> '물건을 수리하고 복구하는 것은 종종 원래의 생산보다 더욱 창의성을 요구한다'로 깔끔하게 번역되는 문장이다. 크게 고민할 부분은 없다. 바로 넘어간다. 키워드는 'mending and restoring objects'다. 


(2) The preindustrial blacksmith made things to order for people in his immediate community; customizing the product, modifying or transforming it according to the user, was routine. 

-> 여기서부터 조금 어려워진다. 'mending and restoring objects'가 'preindustrial balcksmith'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blacksmith는 대장장이라는 뜻이다. 일단 해석하면 이렇다. '산업화 이전의 대장장이들은 그의 인근의 공동체 안에서 사람들을 위해 주문에 따라 물건을 만들었다; 상품을 맞춤제작하는 것, 그것을 변형하고 수정하는 것들이 대장장이의 루틴이었다.'


대장장이가 물건을 만들고 그것을 변형, 수정하는 것들은 무엇과 관련이 있는가? 첫 번째 문장의 'mending and restoring objects'에 해당된다. 여기서 패러프레이징을 시도하는 것이다. 아 그러면, 첫 번째 문장에서 '물건을 고치고 복구하는 것은 창의력을 요하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즉, 산업화 이전의 대장장이는 창의력 있는 일을 한 사람들인 것이다. 


(3) Customers would bring things back if something went wrong; repair was thus an extension of fabrication. 

-> 계속 읽어나가 보자. '고객들은 무언가가 잘못되면 물건을 다시 가져다주었다. 따라서 수리는 제작의 연장이었다'. 이 문장이 뜻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 문장은 앞의 문장에서 정보를 추가하면서, 수리가 단순한 작업이 아님을, (다시 패러프레이징해보면) '창의력을 요하는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세 번째 문장까지 왔는데 결국 또 첫 번째 문장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4) With industrialization and eventually with mass production, making things became the province of machine tenders with limited knowledge. 

-> '산업화와 대량 생산이 이루어지면서, 물건을 만드는 것은 제한된 지식을 지닌 관리자의 영역이 되었다'로 해석하는데 4번 문장부터는 '지문의 흐름이 변화하는 것'을 캐치해야 한다. 어디에서 느껴지는가? 


(2) 번 문장에서는 분명히 'preindustrial'의 대장장이 이야기를 했는데, 산업화와 대량생산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 이번에는 'indurstrial'의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 산업화 이전과 산업화 이후를 비교 및 대조하겠구나. 비교 및 대조는 영어 지문에서 빼면 시체다. 좀 오버해서 70퍼센트 이상이 비교 및 대조 지문이라고 봐도 된다. 


여하튼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물건은 아무나 만들 수 없게 되었단다. 계속 읽어보자.


(5) But repair continued to require a larger grasp of design and materials, an understanding of the whole and a comprehension of the designer’s intentions. 

-> '그러나, 수리에는 설계와 재료에 대한 더 큰 이해, 즉 전체에 대한 이해와 설계자의 의도에 대한 이해가 계속 요구된다.' 이 문장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다시 첫 번째 문장으로 돌아가보자. '수리하고 복구하는 것은 창의성을 요구하며, 산업화 이전의 대장장이들이 그러한 작업을 담당했다.' 결국, 산업화가 진행이 되어서 물건을 아무나 만들 수 없게 되었어도 수리라는 것은 창의성을 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최초의 제작'과는 다르다는 말이지 않은가? 첫 번째 문장을 계속 활용해 본다.


(6) “Manufacturers all work by machinery or by vast subdivision of labour and not, so to speak, by hand,” an 1896 Manual of Mending and Repairing explained.  “But all repairing must be done by hand. 

-> "제조업자들은 모두 기계나 방대한 분업으로 일하고, 말하자면 수작업으로 일하지 않는다, (중간의 'an 1896 ~ explained'는 생략함.) 하지만 모든 수리는 반드시 수작업으로 행해져야 한다."로 해석된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반복되면서 명확해진다. 5번 문장과 동일하다.


'수리는 제작과는 달라, 기계로 할 수 없고 창의성을 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수작업으로 해야 해!' 첫 번째 문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계속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업화 이전과 이후가 대비되면서 흐름이 살짝 바뀌었지만 결국 변한 것은 물건의 제작이 수작업에서 기계중심으로 변했을 뿐,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수리는 여전히 수작업이란 것이다!


정말 쉽게 이 지문을 설명하면 '시대는 변해도 수리는 여전히 창의성이 필요하다'로 패러프레이징할 수 있다.


(7) We can make every detail of a watch or of a gun by machinery, but the machine cannot mend it when broken, much less a clock or a pistol!”

-> 마지막이다. '우리는 기계로 손목시계나 총의 모든 세부적인 것들을 만들어도 고장 나면, 기계는 그것을 고칠 수 없으며, 시계나 권총은 말할 것도 없다!'


마지막 문장은 어떻게 처리하겠는가? 결국 앞문장의 반복이다.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만약에, 마지막 문장까지 꼼꼼히 독해하고 있었다면, 오산이다. 수리는 수작업으로 해야 함을 강조할 뿐이다.


결국 난이도가 더 높은 지문이지만, 첫 번째 문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로 마지막까지 쭉 같은 말을 반복하는 지문이다. 수리는 창의적인 일이며, 산업화가 진행되어도 그것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하고 있다.






1. 첫 번째 문장에서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캐치하라(그것이 잘 드러나지 않으면 일단 넘어가라)
2. 두 번째 문장부터는 앞 문장과 반복되는 맥락이 있는지 잘 보고, 비슷하면 치환해서 해석한다.
3. 이것이 두 번, 세 번 반복되면 주제문이라고 확정하고 다음 문장들을 처리해 나간다.
4. 글을 다 읽고 지문의 핵심 단어를 활용하여 전체 지문을 최대한 간단하게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해설지를 버려야 독해다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