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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동 Oct 13. 2021

[신용산] 트래버틴 Travertine

멋쟁이들의 멋진 커피

방문일자 : 2021. 10. 01

마신 것

콜롬비아 카페 그랑하 라 에스페란자 시드라 내추럴






커태식이 돌아왔구나? 실로 오랜만에 첫 방문 카페, 트래버틴입니다.


그간 귀찮기도 하고 끌리는 곳도 없고 해서 매번 같은 곳만 다녔습니다. 약속도 이상하게 스페셜티를 즐기기 어려운 지역에서만 생기더라구요. 일부 재방문한 곳들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한데 굳이 험담은 하기 싫고요. 그 말인즉슨 지금 쓰고 있는 트래버틴은 좋았다는 말이겠죠? 생긴 지는 좀 됐고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오래전부터 했는데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베리 소다(좌) 포토시 XO 내추럴 (중) 시드라 내추럴(우)


덴마크의 로스터리 라 카브라 La Cabra의 공식 디스트리뷰터이니 당연하게 라 카브라의 원두를 사용 중입니다. 오늘의 커피로는 CGLE 포토시를 5,300₩에 팔고 있었습니다. 원가를 따져봤을 때는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죠. 로스팅이 오래됐을 것 같았지만 라 카브라는 원래 디개싱 기간을 오래 잡는 편이기도 해서 괜찮습니다. 바로 주문하려 했습니다만은 그 밑에 시드라가 자꾸 아른거리더라고요. 얼마 전 제가 극찬했던 모드컵에서 팔았던 그 시드라와 같은 생두일 거예요. 15,000₩. 커피에 태우긴 비싼 금액이었지만 과감히 투자했습니다.


모드컵의 시드라가 딸기 수박 위주였다면, 라 카브라의 시드라는 수박보다 미끄덩한 열대 박과류를 연상케 합니다. 꿀 같은 텍스쳐는 비슷했구요. 모드컵이 톡톡 튀는 과일 주스 스타일이었다면 라카브라는 상대적으로 편안한 과일 차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둘 다 맛있습니다. 앞서 편안한 과일 차라고 말씀드렸지만 모드컵이 아닌 다른 원두랑 비교하면 차라는 소리는 꺼내지도 못할 만큼 개성이 흘러넘치는 커피였습니다.


내부 천장이 낮아 아늑한 이미지를 풍깁니다. 곳곳에 마련된 프라이빗한 공간도 있고요. 힙스터들도 참 많이 옵디다. 그래서 그런지 좌석이 썩 편안하진 않았어요. 테이블 작고 낮고, 등받이 없는 스툴에 앉아야 하니 오래 머물러있으면 허리가 결리겠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하지만 석재와 식물의 적절한 조화 덕에 눈이 즐거워 계속 앉아 있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시원한 바람 부는 저녁 날씨도 한몫했고요. 더 추워지기 전에 다시 한번 들려 에스프레소도 마셔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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