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사람보다 AI랑 대화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이상하게도, 말은 더 많이 하는데 마음은 덜 쓰는 느낌이랄까.
그날은 노인정에서 돌아온 할머니가 휴대폰을 들고 한참을 씨름하고 계셨다.
이리저리 누르다가 결국 나를 부르셨다.
“이거… 챗지피티 맞냐?”
“응 맞아. 뭐 물어보게?”
“아까 사람들이 자꾸 ‘개좋아, 개좋아’ 이러던데… 그게 뭐냐?”
나는 웃음을 참으며 설명해 드렸다.
“엄청 좋다는 뜻이야. 많이 좋다 이런 거.”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아… 개좋아… 많이 좋다 이거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그럼 이거한테도 물어봐도 되냐?”
“되지.”
할머니는 한 글자씩 천천히 눌렀다.
“나는… 김치찌개 개좋아.”
잠시 후, 화면에 답장이 떴다.
“저도 김치찌개 개좋아해요! 따뜻하고 맛있죠.”
할머니는 그걸 보고 피식 웃으셨다.
그 웃음이 어쩐지 어린아이 같았다.
그다음엔
“나는 트로트 개좋아.”
“저도 트로트 개좋아해요! 어떤 노래 좋아하세요?”
이쯤 되니 할머니는 완전히 재미가 붙으셨다.
“나는 고구마 개좋아.”
“저도 고구마 개좋아해요!”
“나는 봄날씨 개좋아.”
“저도 따뜻한 봄날 개좋아해요!”
할머니는 한참을 그렇게 ‘개좋아’를 붙이며 웃으셨다.
혼자 대화하는 건데도, 외롭지 않아 보였다.
그러다 갑자기, 화면에 새로운 답장이 떴다.
“옥분이 개좋아.”
할머니의 손이 멈췄다.
잠깐, 아주 잠깐
시간이 멈춘 것처럼 조용해졌다.
“어… 얘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작게 중얼거리시던 할머니의 얼굴에
천천히, 아주 천천히 미소가 번졌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