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집콕하면서 생긴 몇 가지 이야기
'화려한 브랜드'로 계속 쓰고 있는 이 이야기들은 우리 시대에 겉과 속이 모두 다 화려한 찐 브랜드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브랜드에 몸 담고 있는 사람, 개인이 그런 브랜드가 될 사람들이 기억하거나 적용하면 좋을 만한 것들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어느 브랜드나 사람, 그리고 제가 느낀 것에 대해 우리가 다같이 눈여겨 봤으면 하는 것들을 적어 두었어요. 지극히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 적은 것이니 혹시 불편한 점이 있다면 과감하게 피드백 해주세요. 사람을 잘 따르는 성격이라 피드백도 좋아하고, 대화는 더 좋아합니다.
엉덩이가 거의 새털처럼 가벼운 난, 누가 쳐다보기만 해도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날 바라본 그 사람의 곁으로 가서 대화한다. 뭐 회사에선 가끔씩 이런 성격 때문에 팀원들이 조금 부담스러워하긴 하지만, 사람 만나기 좋아하고 좋은 곳은 꼭 가봐야 하는 동적 지향인 성격의 나로서는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 특징이다.(사실 딱히 고칠 이유도 아직은 없다. 눈치는 당연히 보면서 움직인다.)
근데 요 며칠은 그런 나에게 꽤나 고통의 시간이었다. 2주간 자가 격리를 하면서 재택 근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작하기 전 부터 나의 이런 성격을 아니까 괜히 걱정이 앞섰다. 스무평 남짓한 공간에 몇 주 동안이나 갇혀 있을 생각을 하니 답답하기도 하고 말이다. 근데 또 생각해보면 팬데믹 시대에 맞춰 이런 경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그 상황이 되어봐야 보이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앞으로 더 다양해질 내 업무는 더이상 꼭 특정 한 공간에서만 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굳이 하나의 공간에 같이 있지 않더라도 팀간 업무가 좀 더 효율적으로 될 방법들은 없는지, 팀 내에 개인 스케쥴 체크는 온라인으로는 어떻게 할지 등의 업무 진행에 대한 부분들과, 나처럼 집콕하는 사람들에게는 뭐가 필요하고, 어떤 톤 & 매너의 글들이 더 끌리는지 마케팅과 프로모션 내용도 체크 하는 것 등이다.
일단 어떻게 체크할거냐.. 고심을 해봤는데, 역시나 남는 것은 기록이다.
집콕 생활이 이틀 지난 후에 노트에 정리를 해봤다.
젤 걱정되는 건 스케쥴 관리다. 그중에서도 일상의 루틴 관리. 아무래도 재택 근무의 특성상 정신 차리지 않으면 한도 끝도 없이 늘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걸 제일 경계했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비슷한 시간에 아침 밥을 먹고, 씻은 다음 제일 작은 방으로 출근 준비를 했다. 방으로 출근할 땐 사원증도 목에 걸었다.(이걸 보고 팀원들이 계속 웃었다.)
누군가는 '뭐 이렇게까지 하냐'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는데, 앞으로 계속 재택 근무를 한다면야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난 2주 뒤엔 오피스로 다시 돌아가야 할 몸. 그러니까 당연히 게으름을 최고로 경계했다. 왜 휴가를 오래갔다오면 그 뒤가 오히려 더 피곤하지 않은가. 다 일상 루틴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2주가 지난 뒤에도 여전히 건강한 루틴으로 지내고 싶었기 때문에 루틴 관리를 철저히 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신경을 썼던 건 광합성(일광욕 하기로 정정..)하기다. 창문없는 고시원에서 3년 정도 살아봤기 때문에 이건 너무나도 잘안다. 사람은 햇빛을 봐야한다. 안보면 우울하고, 쳐지고, 감기도 곧 잘 걸린다. 몸도 마음도 아프다. 그래서 점심 먹은 후엔 꼭 20분씩 온 집안 창문을 다 열고 환기를 하면서 햇빛이 비취는 쪽에 앉았다. 오피스로 출근할 때는 이런 일광욕 루틴을 해본 적은 딱히 없었는데, 막상 해보니 이때 에너지가 많이 충전되는 느낌을 받았다. 뭐 식물도 아니고, 햇빛을 많이 본다고 해서 키가 쑥쑥 자라진 않겠지만, 이건 다시 오피스로 가도 반복적으로 할 것 같다. 혹시 요즘 에너지가 많이 없거나, 괜히 우울한 감정이 든다면 추천한다. 점심 시간이든 언제든 꼭 나처럼 하루에 10~15분은 햇빛을 보길. 피부에 잠깐씩 느껴지는 따뜻함이 마음도 몸도 흐물흐물~ 풀어줄 것이다.
그 다음으로 소소하게 했던 루틴 관리는 커피 보다는 차(경남 하동이 산지인 발효차들을 강력 추천!), 하루에 15분은 꼭 스트레칭하기, 잠은 평소처럼 자기 등이다. 작은 것들이지만 이게 반복적으로 되면 업무 공간이 아닌 곳에서도 집중을 하며 업무를 볼 수 있다. 집중해서 업무가 끝나야 방에서 나온 그 이후의 시간이 더 즐겁고 말이다.
그리고 보니, 재택 근무 덕분에 루틴 관리에 눈을 뜨게 됐다. 빡빡하게 하루를 엄청나게 짜서 그것대로 흘러가는 루틴 말고 내가 좀더 즐겁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루틴들을 앞으로도 더 고민해봐야겠다.
최근 며칠동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관리, 효율성, 그리고 여러 가지 고민해야 할 것들을 논의하기 위해 페이스북 코리아의 올리브 상무님(@memyselfolive)과 줌(ZOOM)으로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 중에서도 쇼핑 기능들에 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나눴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쇼핑 기능들이 대폭 강화되면서, 카테고리를 엄청나게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오롤리데이도 적용할 것들을 미리 미리 유념해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면 회의를 주로 많이 했던 난, 영상 회의는 그 형식 자체에서 오는 많은 한계점 때문에 좀 피하는 감이 있었다. 대화할 땐 그 사람의 몸짓이나 분위기, 공기 등도 파악하는데, 아무래도 영상에서는 그걸 오롯이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근데 며칠 간은 완전히 대면 회의는 차단 당한 채 영상 회의만 하다보니, 이 영상 회의 또한 매력이 많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올리브 상무님과의 미팅을 하면서 영상 회의의 한계점이라고 생각한 것들도 나의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느꼈다. 그녀의 회의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정말이지 지금 만나서 옆에서 이야기하는 건지, 수십 킬로미터를 떨어져서 영상으로 회의하는 건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
하루에도 두,세시간이 훌쩍 넘도록 이야기들을 계속 나누고, 문제점을 찾고, 고민을 하다보니 이젠 오히려 영상 회의가 더 편해질 정도다. 정리된 언어들과 함께 자료들을 그 즉시 공유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올리브 상무님과의 미팅 뿐만이 아니라, 오롤리데이 주간 전체 회의에서도 영상 회의의 장점을 확실히 느꼈다.
확실히 이런 작업들을 계속 하다보면 더 내 안의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그걸 타인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더 키워지지 않을까. 그런 능력을 키우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영상 미팅을 적극 활용해보시길 추천드린다. 팀 내에서 혹은 가까운 사람과 영상 미팅으로 연습을 해보시라. 사람은 의외로 대화할 때 언어 외의 것들로도 이해를 많이 하는데, 그 외의 요소들을 모두 차단한 채 언어로만 상대를 이해시키려면 상당히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그게 어느 순간 편해지면, 당신은 어느 회의에서건 '요점은 간단히, 그러나 설명은 명확하게 전달하는 고수'가 되어 있을 것이다.
재택 근무의 장점은 퇴근이 1초 정도 걸린다는 것이다. 업무하기 위해서 서재처럼 해놓은 작은 방에서 거실로 나오면, 나는 퇴근이다.
보통 나의 출퇴근 시간은 집 앞에서 회사 앞까지 편도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왕복으로 따지자면 이것 저것 무엇인가를 보거나 아니면 지하철 자리에 앉아 짧은 숙면을 취하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 근데 이 시간이 이젠 대폭 감소되었으니, 무얼할까 생각하다가 문득 얼마 전 마케터 단톡방에서 받은 자료들이 생각났다. 2020년 트렌드와 각종 지표를 모아놓은 리포트들이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폴더에 그냥 박아두기만 했던 자료들을 그냥 눈으로 쓱 한 번 훝어 봤다. 그러다가 '비대만 시대 분석 보고서'라는 타이틀을 보고 더블 클릭을 해봤다. 나도 이 비대면 시대에 가장 앞선(?) 사람으로 재택 근무를 하고 있으니까.
쭉 읽어가다가 최근 오롤리데이가 결정한 방향에 부합하는 데이터가 보여서 눈길이 쏠렸다.
이걸 딱 보는데, 얼마 전 오롤리데이 마케팅 팀 회의에서 나온 내년의 키워드들이 머리에 딱 들어왔다. 비대면, 언택트 시대에 사람들이 이젠 도전에 가까운 전문적인 영역으로 소비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자료.
사실 나를 포함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제까지는 간단한 습관이나 취미 등에만 집중해서, 그 습관이나 목표를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에는 소극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헌데 위의 자료를 보면, 그 패턴들이 달라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집에만 있다보니, 간단한 것만으로는 영~ 성에 차지 않기 마련이다.
리포트에서 말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좀 더 전문적이고 자기에게 맞춰진 취미 활동을 하려면, 그것을 체크하고 관리하는 행위까지도 연장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근데 오롤리데이는 그간 습관, 목표에 가까운 상품들을 계속 전문적으로 만들어왔다. 여기서 무릎을 탁! 쳤다.(진짜 제일 자주 쓰는 표현) 차곡차곡 쌓아 온 오롤리데이의 강점이 여기에서 사용되겠구나 싶었다.
앞으로 오롤리데이가 가져가야할 키워드들이 옳은 방향으로 설정되고 있다는 걸 자료로도 다시 한번 확인하니, 안심도 되고 한편으로는 또 설레기까지했다. 그리곤 생각했다. 아, 앞으로 이런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기 전이나 후엔 반드시 이렇게 자료나 데이터로 크로스 체크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것 말이다.
이건 비단 브랜드에서만 적용될 것도 아닌 것 같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자신이 정한 것들은 그게 옮은 방향이고 좋은 의사 결정인지 점검하는 자세가 꼭 필요하다. 집단 지성에서 나온 합의점은 분명 똑똑한 결정이겠지만, 그 결정이 객곽적으로 그 집단에 옮은 방향인지는 해당 집단의 주관적인 사고만으로는 아무래도 좀 불안하기 때문이다.
재택 근무가 시작된지 이제 반이 조금 지났다. 그동안 생각보다 잘한 것도 있었고, 원래의 내 기질때문에 힘든 것도 있었다.
사실 매일 팀원들과 영상 회의를 할 때면 사무실로 빨리 가고 싶다고 칭얼대지만(아직도 내일부터라도 당장 팀원들이랑 함께하기 위해서 오피스포 출근하고 싶지만), 이 기간에도 나름 뿌듯하게 잘 생활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생각 같아서는 돌아가면 제일 먼저 팀원들이랑 모두 다 포옹을 하고 싶지만(못하겠지만) 또 걱정과 염려가 있는 시기인 만큼 참고, 달달한 초콜렛을 하나씩 건네면서 기쁨을 표현해야겠다.
아, 빨리 팀원들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