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 교육에 대하여
너는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어도 된다.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된다.
신은 먹으면 안되는 선악과 나무를 펜스도 치지 않고 떡하니 에덴 동산에 두셨다. 왜 유혹에 약한 인간에게 먹어서는 안되는 과일을 주셨을까?
아마도 신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결국 그들이 그것을 먹으리라는 걸, 그리고 언젠가는 죄를 짓고 에덴에서 쫒겨날것을.. 그래서 선밖에 없던 에덴에서 벗어나 죄악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 즉 도덕적 양심을 인간에게 무기로 쥐어주려 한 게 아닐까
에덴에서 쫒겨나면서 우리는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되었지만, 그 능력을 과연 잘 활용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사실 우리는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아니 가까운 주변만 보아도 부조리한 현장들을 많이 발견하곤 한다. 나는 이런 부조리한 사건들을 보며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다.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아이들이 겪은 여러 불편한 상황들을 수다로 풀어낼때마다 내가 정말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는 조언을 해주고 있는지 의심이 들 때도 많다.
이런 것들을 보면, 아직도 나 역시 부족하고 아이들을 통해 성장하는 중인것 같다. 부족하지만 계속된 사고를 통해 성장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글을 이어가 본다.
위에서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우리가 살아가면서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은 절대 보편적인 가치도 있겠지만 상황, 환경 등에 따라, 개인의 판단에 의해 정해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그 기준은 각자가 가진 가치, 즉 가치관에 의해 정해지게 되는것이다. 예를들어, 약속 시간이 임박했을때 신호가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빨간불인 상황에서 약속을 규범보다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면 신호가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길을 건너겠지만, 규범이 더 중요하다면 약속 시간에 조금 늦더라도 신호를 지킬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결국 어떤 일들을 판단하거나 행동하는데 있어 가치관은 중요한 기준이 되게 된다.
가치라는 주제로 귄위있는 연구를 했던 사회 심리학자인 샬롬 슈와츠는 보편적 가치이론이라는 개념을 정립하고 가치관을 정립하는 가치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정서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2.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에
3. 특정 상황이나 행동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4. 삶의 기준이 되기 떄문에
5.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가 정해지기 때문에
6. 위의 우선순위에 따라 모든 행동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아이가 중학생이 되더니 반에 무리가 생겼다고 했다. 초등까지는 반 친구들끼리 서로 벽 없이 놀았는데 이제는 다른 무리에 있는 친구들과 놀면 자신이 속한 아이들과의 관계가 불편해지고, 또 다른 무리 아이들도 다가오려 하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무리에 서열이 생겼다. 갑 오브 갑, 갑, 을, 을 오브 을...서열이 낮은 아이들은 높은 아이들의 눈치를 보고, 낮은 순대로 먼저 떨어져 나가서 다른 무리에 끼거나 급기야 혼자 다니게 되는 일도 생긴다. 이런 관계에서 아이들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친구들을 대하며, 어떤 것들을 배우게 될까? 친구 간 우정을 나누기 보다 강약약강, 그리고 나와 다른 이들을 배척하는 마음..이런 것들을 배워 부와 권력에 따른 계급 사회에 일조하게 되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
나는 이럴때 아이에게 어떻게 행동하라고 조언을 해줄지를 고민해 보았다. 마음에 맞는 친구들이 있어 무리지어 다닐수는 있어도 무리에 끼지 않는 아이들을 배척하지는 않도록, 단체 행동으로 소수의 아이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 관계에서의 서열을 만드는데에 동참하지 않도록 하는게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같이 얘기해 보았다. 이미 성인이라면 알겠지만 서열과 무리는 관계 속에서 정해지는 것이지 영원한 것은 아니다. 상황이 바뀌면 얼마든지 그 관계는 뒤바뀔 수 있다. 그러므로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적인 가치(외모, 성적, 재능 등)보다는 내면에 집중한다면 서로 눈치보며 사귐을 갖진 않을것 같다고 얘기해 주었다. 또, 다른 친구와 좀 가깝게 지낸다고 사이가 변할까봐 두려워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시말해, 상황에 끌려다니거나 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가치관을 '외적인 조건','같이 놀기 재미있는' 과 같은 것에 두기 보다는 '성품', '나와의 궁합','상호간의 배려' 등에 두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렇게 가치관이 서 있다면 친구 관계에도 끌려다니지 않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사실 성인이 되어보니 학창 시절 친구들이 내게는 아무런 조건없이 특정 상황에 얽매이지 않고도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이들인듯 하다. 어릴때 평생 서로 위로가 되어주는 친구를 사귈 수 있다면 아마 삶이 조금 더 행복해 질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작년 우리는 대통령 선거를 치뤘다. 그리고 국회의원, 지방자체 단체장을 뽑는 선거들도 치루곤 한다. 이렇게 선거를 치룰 때마다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선정하는가? 보편적 가치로 본다면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 할 만한 인물을 뽑아야 하지만 실상 우리는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는 후보를 뽑거나, 혹은 이익에 반하는 후보를 뽑지 않기 위해 다른 후보를 뽑는 경우가 종종 있곤 한다. 이런것도 장기적인 사회의 행복보다는 눈앞의 자신의 이익을 우선 가치로 두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결국 개인의 가치관이 모여 우리가 사는 사회와 국가를 규정하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를 정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예시로 든 것 뿐 아니라 개개인의 가치관은 개인의 삶 뿐 아니라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환경을 규정짓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걸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럼 이런 가치관을 올바르게 정립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한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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