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당연한 일은 없다. 윗사람만 계산하거나 아랫사람만 식당에서 물 따르고 수저 세팅하고 뒷정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카페에서 누군가 기프티콘 있어서 결제한다고 하면 공짜로 먹는다 착각하는 사람이 있다. 당장 나가는 비용은 안 보이지만 그 사람이 받은 기프티콘도 누군가에게 베풀었으니 돌아온 것이다. 또한 우리와 있을 때 쓰지 않고 충분히 따로 먹을 수 있다.
가끔 회사에서 선물을 받는다. 팀 전체가 받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받기도 한다. 내가 받은 것들은 팀원들과 공유한다. 나라서 받은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자리에 있기 때문에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그 회사에서 일을 하지 않았다면 내게 주지 않았을 것이고 다른 사람이 있었으면 그 사람이 받았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개인적으로 받는 것이라 착각하기도 한다. 다 보이는데 당연하게 혼자 갖는다. 보낸 사람이 감사를 표현한 대상이 누구이고 왜 주었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나중에는 거의 다 어떤 식으로든 체한다.
몇 년 전 한 초등학생이 쓴 '가장 받고 싶은 상' 이란 시가 있다. 초등학생에게 배웠다.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무엇이든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착각한다. 권리까지 생각하지 않더라도 반복되면 감사를 잊기 쉽다.
올해부터 매일 3가지 이상 감사한 일을 떠올리고 적고 있다. 그냥 흘려보냈을 법한 일들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감사일기를 쓰다 보면 당연한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사소하게 챙겨주는 가족과 동료들, 출근길에 잠깐 기다려주시는 버스 기사님들도.
회사에서 내 직급이 아직 높은 편이 아니라 내가 직접적으로 도움을 드리긴 어렵다. 하지만 소소하게 챙겨드릴 수 있는 것은 드리는 편이다. 실무자라 가능한 일들이 있다.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고 과도하게 감사를 표현하는 분들도 있다. 그렇게 감사인사를 받을 만한 것이 아닌데도. 그 덕분에 나도 당연하게 받기만 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았다. 작은 일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감사를 더 표현해야겠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감사할 일이 더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