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한숨 모으기 대회를 봤다. 한숨 모으기를 해보면 재밌겠다였는지 자기들끼리 장난으로 한번 했다는 건지 공식적인 대회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어쨌든 한숨에 대해서 시를 써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에 어느 비 오는 날이었다. 우리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바닥 마감재 선정이 틀려먹었다. 비 오는 날에는 어김없이 자동차 바퀴가 이탈하는 소리를 내며 삐그덕 거린다. 처음에는 정말 차에서 바퀴가 떨어져 나가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 헛돌았다. 시 내용은 한숨, 시 제목으로 '헛도는 위로'가 어떨까 생각해 본 순간이었다.
헛도는 위로 / 우수진
여자의 날숨과 들숨은 다른데
들어가기는 더디고 나올 때는 슬퍼했다
여자의 꿈에 나오는 휠체어는 비 맞고 곧잘 울지
이제 그만 벌세워요 내가 잘못했어요
남자의 잘린 새끼손가락은 가까스로 반지를 지켜냈다
반지가 남자를 지켰는지도 모르겠지만
포장지를 뜯자 질소가 터져 나왔다
질식한 과자들이 줄줄이 쏟아져 뒷 뜰에 하나씩 묻어주고 돌아오는 길에 휠체어를 또 보았다
같이 묻어주었어야 했을까
여자의 길고양이가 쥐를 물어다 놓았다
방금 숨이 끊어져 온기가 남아있는 따뜻한
여자가 웃었다 헛도는 웃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