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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궁성 Aug 19. 2017

라퓨타로 가는 길

천공의 섬 라퓨타에 영감을 준 Road of Laputa



일본의 시골길을 달려보고 싶어 찾아간 규슈의 작은 시골도시. 그 도시에서 만난 한 일본 사내가 불쑥 내민 사진 하나가 시작이었습니다. 라퓨타의 길 (Road of Laputa) 였습니다. 

Road of Laputa


라퓨타의 길은 실제로 일본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1986년작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천공의 섬 라퓨타'에 영감을 주었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이다. 아침에 아소 5악과 사이를 두고 있는 넓은 평원이 운해로 뒤덮히면 마치 하늘에 떠있는 섬 (천공의 섬 : Castle in the sky)과 같으니 그럴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감독의 명작 애니메이션 의 천공의 섬 라퓨타 (1986)


라퓨타의 길은 당초 사료와 가축을 운반하는 약 6km의 농로로서 일부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절경 명소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한 TV를 통해 소개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2016년 4월 15일 구마모토 지진으로 인해 여기저기가 붕괴되어 낙석 위험으로 통행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도보접근은 어느정도 가능하다고 합니다만 지반이 약하여 비가 온 뒤에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2017년에 보수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라퓨타의 길 우측면에서 찍은 풍경

라퓨타는 미야자기 하야오 감독덕분에 '하늘에 떠 있는 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걸리버여행기에 나오는 '공중에 떠다니는 나라'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일본 사람들은 마인크래프트라는 유명한 컴퓨터 게임에서 공중에 떠있는 건축물을 라퓨타라고 부를정도입니다. 스페인어로는 La puta는 '창녀'라는 뜻도 가지고 있는데요 한편으로는 랍(높다)와 운트(군주)가 합쳐진 말이라는 설도 있고, 책에서 걸리버는 공중도시 라퓨타를 랍(바다에서 춤추는 햇살)과 아우티드(날개)라는 뜻이라고 말하기도 한 바 있습니다. 라퓨타가 무슨 뜻을 갖던 현대에서는 공중에 떠 있는 도시나 건축물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인간의 탐욕과 이상향 등 양면이 얽혀있음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라퓨타로 가는 길

  

이 곳을 어떻게 찾아가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사실 금번 히타여행의 백미가 될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라퓨타길로의 자전거 하이킹은 히타시로 돌아갈 막차시간때문에 약 20여키로를 남기고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다음을 위하여 11시간반을 도보로 이곳을 찾아간 까페주인이 알려준 내용과 찾아가는 길을 조사한 것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전망포인트까지 찾았으니 아마 가실 분이 계시다면 도움이 되시리라 봅니다. 


우선 한국에서 후쿠오카 공항으로 들어갑니다. 비수기를 선택하고 할인 항공권을 잘 찾으면 일본으로 가는 가장 저렴한 곳이 후쿠오카입니다. 왕복기준으로 약 10만원대 (12~16만)이며 심지어는 항공사 이벤트를 통하여 3만원대에 다녀오기도 합니다. 서울에서 부산 오고가는 비용에 조금만 더하면 다녀오실 수 있습니다. 

후쿠오카에서 버스편을 이용해서 한시간반정도 (약 60km)를 내려가면 히타라는 시골 온천도시에 당도합니다. 히타는 후쿠오카와 유명한 온천관광지인 유휴인 중간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버스비는 편도 18000원/인 정도. 일본은 대중교통 요금이 비쌉니다)


또는 히타를 거쳐 오구니(Oguni)까지 약 30km (55분 소요) 가시면 라퓨타의 길까지 약 20km전까지 가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히타에서 가시면 라퓨타의 길까지 최단거리 52km정도 됩니다. 후쿠오카 하카타역에 있는 버스터미널에서 버스표를 끊을 때 Oguni가지 가는 버스표를 끊으실 수도 있습니다. (가운데 적색으로 표시된 부분을 보세요. 히타를 가던 오구니로 가던 버스표가 4인단위 또는 2인단위로 발권시 할인이 되니 이점 참고하세요. 아래 사진 참고)

버스 발권기. 최대 3매씩 발권가능하나 4인이면 할인, 2인도 할인해줍니다. 6명이면 4인발권하고 다시 2인 발권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사항은 위에 사진을 기준으로 좌측길로 접근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우측에서 올라오시면  지진으로 인한 낙석으로 길이 막혀 있어서 진입이 불가능합니다(2017. 8월 지금이 그렇다는 말이고요. 조만간 보수가 되리라 봅니다).. 게다가 사진속 풍경을 보는 조망포인트로 가시려면 반드시 왼쪽으로 (즉 제가 아래에 알려드리는대로) 접근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길도 짧고 오르막도 적습니다. 반드시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라퓨타의 길은 히타에서 212번도로를 타고 내려오다가 오구니를 지나 12번도로로 우회전한 다음 다시 339번도로, 즉 밀크로드 (Milk Road, 아소산 주변 평야에서 오래전 부터 방목하던 젖소들이 있었고 우유 등을 나르던 길이라 하여 밀크로드라 함)가 라퓨타의 길로 들어서는 진입로가 됩니다. 여기서 12번도로로 진입을 하지 않으면 먼거리를 돌아가는 것은 물론 상당히 긴 오르막을 올라야 하고 더욱이 진입이 불가능한 라퓨타의 길 우측도로로 진입하게 됩니다. 따라서 12번도로 접속부를 잘 찾아야 합니다. 까페주인이 알려준 길입니다. 339번 밀크로드이자 라퓨타 진입로와 이어지는 12번 도로는 평야로 주욱 뻗어있어 시원하고 좋습니다. (아래 사진 참조)
후쿠오카 공항에서 하카타역은 자전거로 15-20분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일단 한국에서 후쿠오카 공항으로 들어서는 것을 시작으로 라퓨타의 길로 어떻게 가는 지를 설명한 지도입니다. 일정은 각자 사정에 맞게 짜시면 됩니다. 권하고자 하는 것은 후쿠오카에서 1박정도 하시고, 다자이후에 잠시 들리시고 (필요시 생략가능) 히타시로 가서 하루나 이틀정도 쉬시고 오구니시를 거쳐 라퓨타의 길로 오르셔도 되고 아예 오구니시로 가서 1박을 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히타시에 가시면 Guest House Kotohira라는 곳이 있는데 계곡에 있는 환상적인 온천이 무료이며 1박에 1인당 3만원정도로 매우 저렴합니다. (식사 불포함) 적극 추천합니다. 료칸도 있으니 1박에 20-50만원대로 매우 비쌉니다. 히타여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른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Road of Laputa까지의 경로 설명


라퓨타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오구니에서 약 24km로서 212번도로를 그대로 타고 내려가다가 12번도로 꺽어들어가야 합니다. 그냥 직진하셔도 가능하나 매우 먼거리를 그것도 오르막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2번도로의 멋진 풍광을 즐기며 가다가 339번도로 즉, 소위 밀크로드로 진입해야 합니다. 

Road of Laputa로 가는 지름길


339번 밀크로도를 따라 내려가다가 라퓨타의 길 진입로로 오르게 됩니다. 조금만 가면 사진속에 보이는 저 풍경을 볼 수 있는 조망포인트에 오르실 수 있습니다. 아래 지도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Road of Laputa 조망포인트 위치
Road of Laputa의 조망포인트, 사진 아래 핀모양으로 둥그런 루트가 바로 조망포인트입니다.


그 외 라퓨타의 길 풍경들
 

Road of Laputa를 여러 방향에서 조망한 풍경들입니다. 


사진 위에 사람들이 서 있는 곳이 조망포인트입니다.



구마모토 지진으로 인한 피해상황


2016년 4월에 있었던 구마모토 지진으로 인해 라퓨타의 길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복구전까지 낙석위험으로 이곳으로 연결되는 밀크로드가 양쪽 모두 진입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도보로는 접근이 가능하겠으나 이 역시 낙석위험 (특히 비온 뒤)이 있으므로 삼가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다만 올해안에 조속히 복구가 이루어지길 희망합니다.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 아래 그 피해상황을 사진으로 모아보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조망포인트까지는 어찌어찌 가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안전이 우선이니 이 점 충분히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을 보고 찾아가시는 분들은 아무쪼록 복구가 된 이후 가시게 되면 좋겠습니다. 


Road of Laputa의 한켠이 지진으로 무너져 내려 있습니다.
지름길이 아닌 먼거리로 돌아오면 이렇게 낙석으로 도로가 폐쇄되어 진입이 어렵습니다.
지름길로 접근하면 가게 되는 반대편의 상황. 그나마 도보로는 접근이 가능한 정도. 낙석위험 있습니다.
낙석으로 폐쇄된 곳으로 접근하면 위 사진처럼 조망포인트로 가실 수가 없습니다. 유의바랍니다.
조망포인트의 피해상황. 
조망포인트의 상황. 저 바위가 유일하게 '라퓨타의 길'이라 적힌 표지석입니다
조망포인트 '라퓨타의 길' 표지석





라퓨타의 길을 알려준 고마운 인연

이 길을 알려준 고마운 히타시 Alaskan Cafe 주인장 Horiuchi Shinya입니다. 종이접기의 달인이기도 하여 강좌를 열기도 합니다. 제가 방문당시 라퓨타의 길 이야기를 나눈 후 자신이 접은 종이들을 선물로 가져가라도 내어주는 장면입니다. 고마운 친구입니다. 

Horiuchi Shinya가 정성스럽게 접은 코끼리들
우리를 배웅하는 Horiuchi Shinya


그리우면 닿게 되어 있고, 잊지 않으면 가게 되리라 믿습니다. 
언젠가 저 곳으로 가는 그 순간을 상상하며 글을 마칩니다. 누군가 저 곳에 당도하고자 하는 분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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