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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chstellar Aug 30. 2020

[마케팅 re:cord] _ motemote

모트모트의 마케팅


만료된 어학 자격증을 위해 오랜만에 펜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N씨. 당시 회사와 가까웠던 교보문고로 가 자격증 책을 사고 자연스럽게 핫트랙스로 들어갔다. 책을 샀으면 펜도 사고 노트도 사는 게 국룰. 펜 시장이야 그때나 지금이나 제브라, 시그노 쪽이 꽉 잡고 있는 게 큰 변화는 없지만 노트나 기타 악세사리류는 확확 바뀐다. 어떤 브랜드와 어떤 캐릭터가 요즘 인기인지 핫트랙스는 한눈에 보인다. 라떼는 아프로캣 페이퍼돌이 핫트랙스를 점령했었는데. 감회에 젖은 N씨가 목격한 것은 심플하고 컬러가 돋보이는 motemote의 제품이었다.



SEE

자칫 문구, 스터디 용품이라는 생각에 타겟 대상이 학생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모트모트는 공시생들까지도 아우르고 있고 나아가 텐미닛, 태스크 노트로 직장인을 포섭하고 있다. 격자, 줄, 무지 등 내지에 다양성을 주고, 한 가지 표지에 한 가지 내지로 구성되어 있다. 다이어리처럼 여러 내지가 한 노트로 묶여있지 않아 필기를 할 때 통일성 있게 집중해서 사용할 수 있다. 개인적인 느낌일 수 있겠지만 내지 스타일마다 지류가 달랐다. 내가 산 스퀘어(격자) 노트는 종이 재질이 부드러운 편에 속했다. 이걸 판단하기 위해 30분을 핫트랙스에 서있었다. 중간에 인지부조화로 나머지 시리즈도 언젠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뻔해서 황급히 나왔다. 지금 보니 메모블럭엔 단어장과 OMR 스타일도 있고 스티키 노트에는 사자성어, 빈 세계지도도 있다. 라떼는 세계지리 시간에 내 손으로 그렸다고. 인도보다 말레이 반도가 더 커져있을 때면 남은 여백과 아직 그리지 못한 대륙을 계산하느라 식은땀이 났었는데. 캐나다 위 그린란드 아래 거기 섬 많은 곳, 잊지모태.


모트모트는 SNS 마케팅이 몹시 활발하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모트트레인이라는 먼슬리/위클리/데일리 이벤트를 한다. 주된 타겟층인 중고등학생들의 공부하는 스타일을 잘 차용한 것 같다. 유튜브에 함께 공부하는 브이로그가 있다면 여긴 함께 공부해서 인증하는 모트트레인이 있다. 인증계정도 따로 운영하고 갓 유입된 후발주자를 위해 인증법도 매번 알려준다. 나 역시 비교적 일찍 접한 편이긴 했지만 이미 몇달 전부터 모트트레인은 출발하고 있었고 갓 기차의 존재를 알게 된 나도 즉각적으로 쉽게 인증 방법이나 모트트레인의 취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다이어리 꾸미기(다꾸) 열풍이 불었던 때에 예쁜 글씨로 정갈하게 자신이 필기한 내용을 많은 사람들이 보게 하는 것도 공부 의욕을 불태울 수 있는 요인이라고 보였다. 아주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모 아이돌 팬이었을 때 트위터에서 영상 기차에 많이 타본 사람으로서 모트트레인의 기차에 꼭 기한 내에 탑승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별도로 로켓단이라는 스터디그룹도 모집한다. 모집된 참가자에게는 한달동안 쓸 스터디플래너도 보내준다. 명예의 전당에 오르면 리워드도 준다고.


SNS인 만큼 해시태그 이벤트도 진행하는데, 현재는 시국이 시국인 만큼 #덕분에챌린지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덕분에 심볼인 손바닥 위에 엄지손가락 이미지와 마스크 이미지를 딴 스티커를 소정의 금액에 판매하며 전액 기부하는 이벤트다. 덕분에챌리지 해시태그를 달아 구매 인증을 하면 추첨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또, 모트모트 독서실이라는 채널에서는 시간표를 정해 공부할 때 듣기 좋은 ASMR을 유튜브로 방송해주기도 하고, 모트TV 채널에서는 공부는 하기 싫지만 비트는 타야겠어 라는 재미있는 문구와 함께 음악을 추천하고 듣게 하는 컨텐츠를 다룬다. 또, 합격 공시생을 채널에 초대해 경험을 공유하는 컨텐츠도 진행중이다.


홈페이지로 가면 모트모트랩(LAB)도 있다.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와 제품 외 주제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창구이다. 랩은 이렇게 말한다. 더 나은 모트모트 함께 만들어요, 내가 만드는 모트모트. 늘 여러분의 말에 귀 기울이고 사용자를 생각하는 모트모트가 될게요! 제품을 쓰거나 모트모트를 접하면서 느꼈던 사소한 생각들을 선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기존 주부모니터의 개념과 흡사하다.




FIND

한가지만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일, 필요할 수 있는 것, 감정, 환경 전반적인 것들에서 요인을 찾아 타겟에게 접근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모트모트가 있게 한다.


SNS를 매개로 한 1차원적인 제품 홍보 마케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제품으로 할 수 있는 틈새시장을 잘 공략해서 컨텐츠로 만들고 흥미를 유발시켜 선뜻 동참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또 단순 참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는 참가자(고객) 스스로의 성취가 있다.


무엇보다 모트모트의 강점은 디자인이다. 유행하는 컬러와 심플한 디자인, 그리고 부드러운 감성의 캐릭터 스티커들은 누구나 한번쯤 구매하고 싶은 욕심이 들게 한다. 그것이 필요하든 하지 않든. 더불어 노트의 경우 커버에 팬톤과 비슷한 페어리퍼플 등의 컬러를 적용하고 부드러운 무광 후가공과 박인쇄까지 더해 퀄리티도 좋다.


그러한 퀄리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홈페이지에는 제품의 실물 사진이 아닌 렌더링 돌린듯한 시안 이미지로 컬러의 선명함과 심플함을 더했다. 시각적으로 편해서 제품 구경하는 게 즐겁다.


디즈니 시리즈도 기획하여 자칫 질릴 수 있는 디자인에 신선함과 특별함을 더했다. 마블 캐릭터도 사용하니 알록달록한 문구에 손이 잘 가지 않는 이들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을 것이다. (ex. 남학생들) 디즈니, 마블 골수팬들은 컬렉션을 위해서라도 샀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미 많은 곳에서 써먹혔던 겨울왕국과 미키 시리즈 노트를 보며 '와, 질린다. 저걸 누가 사' 라고 생각했지만, 푸 시리즈를 보고 살만 한데? 하고 클릭했으니 개취 문제였던 듯하다. 마케터는 제품에 개인의 취향을 담아 불호를 따지면 안 된다고 또 한 번 느낀다.




APPLY

제품 자체를 홍보하는 것에서 영역을 넓혀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점을 가져오고 싶다. 기존 환경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나아가 하나의 정보공유 플랫폼으로 끊임없이 유입이 되게끔 운영하는 방법을 적용해보고 싶다.


또 모트모트에서 하는 이벤트에 물질적인 리워드도 있지만 공부 습관 교정, 진로 고민, 정보 공유, 의지 격려 등 개인의 성취를 이루는 것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고객 스스로 절박하기까지 한, 주체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이러한 방법으로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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