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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na H Mar 09. 2022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5가지

피터 T. 콜먼 《분열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친구, 가족, 연인 등 모든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조건은 '가치관'이다. 서로가 지닌 가치관이 통하고, 각자의 신념을 존중할 수 있을 때 오랫동안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아무리 외모가 뛰어나도, 타고난 조건이 좋아 보여도 가치관을 공유할 수 없다면 인연을 맺기 힘들다.

이렇듯, 서로의 가치관을 이해하지 못하면 의도치 않게 갈등이 생긴다. '갈등'은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소규모 공동체, 지역 사회, 나아가 국가까지 겪는 문제다. 각자 공유하는 세계관이 다르고, 누렸던 문화가 다르고, 공유하는 추억 혹은 역사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서로를 헐뜯고, 감정적으로 비난하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언어로 상대의 특징을 단정 짓기까지 한다. 작게는 개인 가치관부터, 크게는 지역과 국가 간 정치, 종교문제까지 그 영역은 매우 광범위하다.


책 《분열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개인과 사회가 겪는 갈등혐오의 본질적인 원인을 파헤치고, 현장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 피터 T. 콜먼은 이 책을 쓴 목적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p.13

어떤 상황이든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한 가지 현상을 바라보는 각자의 관점이 다르고, 각자가 알고 있는 배경 지식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갈등을 무조건 없애기 위해 상대 의견에 굴복하고, 무조건 이기기 위해 애쓰기보다 올바른 방법을 활용해 의견이 다른 상대와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신과 가치관이 다른 상대와 잘 소통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 책《분열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갈등이 끊이지 않는 원인은 '어트랙터' 때문이라고 말한다.

p.38


어트랙터는 우리를 오랜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과식, 음주, 학대 관계에 갇혀 사는 개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대 그들'로 상대 진영을 대립적으로 바라보는 사회적인 문제까지 어트랙터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어트랙터의 원리를 이해해야,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단순화하려는 본능을 거스르는 노력, 문제를 해결하려는 에너지,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는 태도가 뒤따라야 한다.


책 《분열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갈등을 해결하려면 복잡도를 높일 것을 강조한다. 즉, 우리 삶에서 확실한 진리는 없고, 나의 가치관은 언제든 거부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유 없이 나쁜 적은 없고, 옳고 그름의 경계 또한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특정 집단을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으로 바라볼 것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고기를 먹지 않기로 선언한 집단을 '어리석다' '정치적 의도가 있다' 같은 형태로 단정 지어 해석하기보다, '그들은 고기를 먹지 않는구나'에서 생각을 멈추고, 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관련 자료를 기반으로 의견을 내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 복잡도를 높이면 갈등에 더욱 건설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또한 갈등을 더 균형 있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 아울러, 해결되지 않는 갈등 상황에서 지나치게 단순화하거나 비방하고 싶은 충동을 막을 수 있다.


책 《분열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인생에서 복잡도를 높이고, 갈등을 줄이는 방법을 5가지로 정리해 설명한다.


1. 자신의 모순을 인정한다.


대부분 자신에게 모순이 존재한다. 우리는 결코 객관적일 수 없다. 의지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해도,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불확실한 경험을 많이 할수록 자신의 모순적인 면을 부인하고, 정당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반대로 자신이 불완전하고, 오류가 많은 존재라는 점을 인정할수록 모호한 상황과 정보를 잘 받아들이고, 중요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높은 수준의 복잡한 결정을 잘 내릴 수 있다.


2.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과 깊고 합리적으로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흔히 내 의지대로, 혼자서 생각할 수 있다고 믿지만, 실제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각한다. 그래서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집단일수록 치우친 생각을 할 우려가 있다. '우리'와 다른 신념을 지닌 사람을 '열등하다'라고 단정 지으며 배척한다. 끝나지 않는 갈등을 줄이려면 내 입장을 보완하는 정보를 소비하고,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과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특히 반대 의견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일수록 유익하다.


3. 문제의 복잡한 관계를 이해한다.


대부분의 갈등은 하나의 원인과 하나의 패턴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이어폰 줄이 이리저리 꼬인 것처럼 복잡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하려면, 먼저 복잡한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갈등 상황을 세밀하게 이해하고, 숨은 여러 원인을 들여다보며, 개인은 문제 상황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너무 세밀하게 문제를 파헤치다 보면 의사결정을 제대로 내릴 수 없고, 갈등이 심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복잡성 속에서 단순함 발견'이라는 목적을 두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4. 대화 시 정직하고, 개인적 입장에서 말하고, 세심하게 경청한다.


논쟁과 대화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논쟁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토대로 상대를 이기기 위해 사용하는 소통 기술인 반면, 대화는 공유, 발견, 배움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갈등을 줄이려면 논쟁보다 대화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서로에 대한 반대 질문이나 캐묻는 말투를 사용해선 안 된다. 최대한 정직하게, 개인적 입장에서 말하고 서로의 말을 세심하게 경청해야 한다.


5. 미묘한 차이, 모순, 모호함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


모든 생각을 좌/우, 옳고/그름으로 단순화할 때 갈등이 심각해진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겪는 대부분의 갈등은 원인과 결과가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각종 미디어는 특정 사건에 대해 의도적으로 갈등을 조장하는 형태로 편집하고, 제목을 선정해 사람들에게 편견을 강화한다. 이러한 편견을 줄이기 위해서는 여기에 얽힌 미묘한 차이, 모순, 모호함을 항상 고려하며 미디어를 소비해야 한다. 사건에 관해 미묘한 관점을 많이 접할수록 당사자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옳은 방법을 사용한다면,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 집단과 진지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물론 나와 혹은 우리와 신념이 정반대인 사람과 마주하며 대화하는 것은 매우 힘든 과정이다. 그러나 이성적으로, 차분히 서로의 가치관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해와 편견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책《분열의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복잡도를 높이는 방법을 사용해도 신념이 다른 상대방의 생각을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생에서 복잡도를 높이면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섣부른 판단을 할 확률이 줄어든다고 책은 언급한다.


결국,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드는 완벽한 갈등 해결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와 다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을 억지로라도 바꾸겠다는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 내가 추구하는 신념대로 사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내가 가진 좋은 것을 상대에게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데 집중할 때 비로소 상대방은 마음의 문을 열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다음 구절을 인용하며 우리에게 존중과 화합을 이루기를 강조한다.


역사가들이 펜을 들어 21세기를 기록할 때, 마침내 증오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은 바로 여러분의 세대였고, 드디어 평화가 폭력, 공격, 전쟁과 싸워 이겼노라고 쓰게 만듭시다.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바람과 형제와 자매와 함께 걸으십시오. 평화의 정신과 영원한 사랑의 힘을 길잡이로 삼으십시오.

- 비폭력 민권 운동가, 국회의원 존 루이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뉴욕 타임스》에 실은 글


<참고도서>


※ 본 콘텐츠는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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