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코로나 19로 인해 아주 조용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다 안 좋은데, 그나마 좋은 거 하나는 회식이 없다는 것!
작년 이맘때, 회식 후 쓴 글을 다시 옮겨 적어본다.
[1] 작년 11월 말에 오랜만에 부서 회식을 했을 때였다. 기분 좋은 자리인 만큼 소고기와 함께 분위기도 Up
But '옥에 티' 하나..... 건배사가 있었다!
"**가 한마디 해봐~~ 허허"
라는 뭔가 강요 아닌 강요 같은 말로 순서대로 건배사가 시작되었다.
결국 온다..... 그놈(순서)이 온다..... 내 차례다.
고민 끝에 취한 척 질러보았다.
"이심전심으로, 말하지 않아도 서로 돕고 의지해서 성과냈음 좋겠구요~ 앞으로 건배사는 안 하고 마음으로
했으면 합니다. 크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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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날부터는 급격히 싸해진 분위기를 견뎌야 했다.
[2] 회식 후 집에 와서 후다닥 샤워하고 잠을 자기 위해 누웠다. 그때였다.
'쿵쿵~~ 쿵~~ 쿵~~ 쿵~~~'
크지 않지만 은근히 신경을 자극하는 윗집의 층간 소음. 어머니 말씀으로는 며칠 전 윗집에 새로 이사 온 분들을 E/V에서 만나셨다고 한다. 서로 인사를 하셨는데, 그 댁 아드님이 운동을 하느라 방음패드 깔았지만 혹시라도 소음이 발생되면 즉시 말해달라고 했단다.
'흐음... 매너는 있으시네...'
그렇지만 음주상태에서 10시 반에 그 소리를 계속 듣다 보니, 잠이 안 왔고 결국 10분 뒤 위층으로 올라갔다. 어머니는 정중히 말하고 오라며 강력히 당부를 하신다. 나는 마치 영화 '300'에 나오는 스파르타 전사라도 된 것처럼 힘차게 발을 내디뎌 비상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올라갔다.
'띵동~ 댕동~~'
벨을 누르니, 안에서 사람이 나오는 소리가 들린다. 이윽고 문이 열리고,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 한 명이 놀란 눈으로 나온다
"앗, 15층 분이시군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죄송합니다. 오빠~~~ 빨리 나와봐~~~ 밑의 집에서 오셨어!"
나 : '(속으로) 나오면 따끔하게 한마디 해줘야지!'
드디어 그 집 아들이 나온다.
땀을 뻘뻘 흘린 채로.....
앗...... 그런데..... 거.. 인..????? 큰 분이 나온다. 키가 나보다 더 크고, 덩치는 역도선수 같은 그 집 아들이 나왔다. 순간적으로 놀라서 멀뚱멀뚱 쳐다만 보았다.
(저~ 혹시 운동선수 아닌가요; 딱 봐도 키는 190cm 돼 보이고 체격이 어마어마했다.) 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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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그분 : (매우 공손한 말투) "앗~~ 죄송합니다.. 제가 운동할 때, 시끄러울까 봐 방음매트도 깔고 주의하는데 불편함을 드렸네요. 너무 죄송합니다"
나 : "네..... 너무 늦게만 하지 말아 주세요. 제 동생(?)이 일찍 자야 하는데 너무 시끄럽게 들려서 잠을 못 잔다고 해서 올라와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