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lin Oct 08. 2022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집 NEST ONE에 가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건설 중인 Nest one 건물 임장 후기!

우즈베키스탄에 가면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일중 하나는 우즈베키스탄 수도인 타슈켄트에 집을 알아보는 일이었는데 둘째가 우즈베키스탄 가족들과 어느 정도 익숙해져 샤로프든과 나는 일주일간 타슈켄트로 임장 여행을 떠날 수 있었다.

예전부터 우즈베키스탄 이민을 생각했던 나는 우즈베키스탄에 살게 되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마당 있는 큰 집을 꿈꿔 왔었는데 그런 이유들로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집을 알아볼 때도 늘 마당이 있는 주택만 알아보고 머릿속으로 많은 계획도 세웠지만 정작 우즈베키스탄 시댁에서의 생활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마당 있는 집에 대한 환상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마당 있는 넓은 시댁 집에서 지내보니 넓은만큼 금방 더러워졌고 풀에 사는 벌레들도 집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신경 써서 관리를 해야 했으며 마당에 있는 거미줄도 한 번씩 청소해야 했다. 또 집이 넓다 보니 물을 마시러 주방에 가는 것도 하나의 일이 되었고 화장실도 무의식적으로 가는 것이 아닌 어느 순간 이때 가야지, 저거 할 때 가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하나의 일처럼 느껴져 게으른 나로서는 마당 있는 넓은 집이 불편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한국에 있는 작은 아파트에 대한 그리움이 커져가면서 결국 나의 임장은 주택이 아닌 아파트로 나의 발걸음을 바꾸게 되었고 부동산을 돌아다니며 중심가 쪽의 아파트들에 대해 하나둘씩 알게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이전부터 오매불망 가보고 싶었던 nest one을 가는 길은 무척이나 설레었다.  


내년이면 완공되는 네스트원은 52층 건물로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며 nest one을 짓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가장 와보고 싶었던 집이기도 했다.

한국의 롯데타워를 연상하게 하는 네스트원은 입주자들을 위해 실내에 아이들 공부방부터 헬스장, 무엇보다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의 맞춤형 공간인 손님방도 있었기에(우즈베키스탄에는 집마다 꼭 손님방을 갖춰 놓는데, 네스트원 중간층 정도에도 입주자들이 손님을 초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았다.) 우즈베크 식구들이 있는 우리 가족에겐 큰 장점 중 하나이기도 했다.

낮에 본 네스트원
(왼쪽)네스트원 ,  (오른쪽) 힐튼호텔 야경

우즈베키스탄은 아직도 저층 아파트들이 대부분이고 요즘에는 아파트들을 많이 짓고는 있지만 높아봐야 9층 정도 되는 아파트들이 대다수이기에 한국처럼 도심에 산도 없는 도시 타슈켄트에서의 네스트원은 홀로 우뚝 솟아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스트원 건물 바로 옆에 상담 받을 수 있는 모델 하우스가 있다

타슈켄트에 오기 전부터 네스트원에 대해 남은 방이 있는지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이곳저곳에 물어보고 상담해가며 듣긴 했는데 상담을 위해 만들어 놓은 이곳 모델하우스에서는 전화로 이야기했을 때보다 더 좋은 로열층들이 많이 남아있었고 가격부터 면적 등 자세하고 친절하게 상담해 주셨다.

네스트원 건물 내부로 들어가기 전 서명해야 하는 것들을 체크하여 서명 중인 샤로프든
이곳은 27층에 있던 18평짜리 방인데 우즈벡 생활을 하다보니 작게만 느껴졌던 18평.
네스트원 모델하우스 내부모습

모델하우스에서 우연히 만난 스트원 회장님, tv에서 많이 봐서 더 신기했는데 샤로프든이 말 하길 건설업에서 유명한 사람이고 어렸을 때 일본으로 유학 가 자수성가한 사람이라고 했다 (굉장히 젊은 멋있어 보였던 회장님)

처음에는 네스트원을 소개하는 영상을 10분 정도 보 상담을 통해 원하는 층과 면적 등을 이야기한 후 직접 건물로 올라가 뷰와 내부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데 아직 내부공사가 끝나지 않아서 안전모를 쓰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네스트원 바로 옆에 있는 힐튼호텔에서 하루 묵을까 생각하여 며칠 전 힐튼호텔의 1박 가격을 알아보았는데 하루에 한화 50만 원 가까이하는 걸 보고 나는 더 네스트원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네스트원의 높은 곳에 올라가 보니 힐튼호텔을 보면 장난감처럼 귀여운 건물로 보여 네스트원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게 되었던 것 같다.


처음 본 집은 45층(vip층)이었는데 올라와보니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있고 시티뷰보다 좋은 게 타슈켄트 시티 쪽 분수쇼를 볼 수 있는 파크뷰인데 내가 올라온 이곳 45층에서는 시티뷰와 파크뷰 모두 보다.(파크뷰 쪽은 타슈켄트 시티 쪽으로 밤마다 분수쇼를 해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으로 선호도가 더 높다.)

뷰도 뷰지만 높은 아파트도 산도 없어, 더욱 타슈켄트에 우뚝 솟아 보이는 스트원 45층에서 바라보  지평선이 보이면서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타슈켄트 시티(공원 뷰)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 못하고 안쪽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시티뷰)

여기서 가장 중요한 네스트원의 분양가.

네스트원의 중간층 정도에 시티뷰이고 18평 정도 되는 집의 경우 한화 2억 5천 정도였고 내가 올라온 무척이나 좋았던 45층, 33평은 12억이 조금 안 되는 가격이었다.(예전에 듣기로 맨 꼭대기 팬트하우스는 한화 70억 정도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지금은 팔렸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으로 러시아와 근처 외국인들이 우즈베키스탄 집을 사들이는 바람에 집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하는데 우즈벡의 유명 연애일이 네스트원 집만 7-8채를 샀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가격을 계속 오르고 좋은 층 들이 하나둘씩 없어져 가는 네스트원.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좋은 집이 여기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한국에서 10년 넘게 고생하며 일한 남편에게 이런 집 한 채쯤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게 들어 머릿속으로 계산을 두드리기 시작했는데

한국에 있는 집을 팔고 이것저것 처분하고 여기에 은행 대출까지 받으면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문제는 은행 대출은 절대 안 된다는 우즈베키스탄 남편이다.

종교적인 이유로 은행 대출을 받지 않는 남편인데, 나 라도 대출을 받고 싶어 살짝 물어봤지만 외국인은 대출이 안된다고 한다.

또 다른 문제는 우즈베키스탄은 일시불로 집을 살 때와 나눠서 집값을 낼 경우 집값의 차이가 25% 정도 나기에 네스트원의 경우도 한 번에 낼 경우가 12억이었고 18개월 안에 내는 조건(최장 조건)으로 한다면 여기에 25%를 더 가산한 금액을 내야 한다.

말이 25%지 일시불로 살 수밖에 없을 것 같은 우즈베키스탄 아파트.


네스트원 집에 꽂힌 나는 그 뒤로 샤로프든이 다른 집 사진들을 보여줘도 보는 둥 마는 둥 하며 네스트원에 들어갈 궁리에 빠졌는데 우즈베크 사람들에게 네스트원 아파트에 관심 있다고 이야기하면 차라리 그 돈으로 집을 여러 채 사서 월세를 받으라는 말을 많이 한다.

우즈베키스탄의 월세 수익률은 한국의 상가 수익률만큼이나 높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45층에 이미 올라가 본 나는 수익률보다는 무리해서 집을 살 생각은 없지만 좋은 집에서 우즈베키스탄 남편과 아이들과 생활하는 모습을 꿈꾸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늘 우즈베크 생활을 걱정하는 한국의 식구들도 초대하고 우즈베키스탄 식구들도 모두 초대해서 야경을 보면서 파티를 하는 날을 상상해보기도 했는데 행복한 상상을 하니 앞으로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자극이 되기도 했다. 

공원뷰 야경 사진
타쉬켄트 시티 들어가는 입구
낮에 촬영한 네스트원
타슈켄트 시티는 회사들이 많아 한국의 여의도와 비슷한 느낌이다
매일 밤 분수쇼를 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낮에와도 너무 좋았다

타슈켄트를 갈 때마다 늘 놀러 다니기 바빠 우리에게는 중심부 자리가 교통이 편리하다고 생각하는데 우즈베키스탄 현지인들이 물건을 떼러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나 사업하는 사람들은 시장이나 공장이 중심부에 없어 오히려 타슈켄트 외곽 쪽으로 아파트를 사면 월세 받기에도 좋다며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은 외곽 쪽을 사자고 말하는 샤로프든.

실거주 목적으로 아이들 교육과 편의를 생각하여 중심부 쪽의 아파트를 선호하는 나와, 아파트보다 주택을 선호하면서도 아파트를 구입하고자 한다면 외곽에 사서 월세를 받자고 하는 우즈베크 남편이다.

서로 대립되는 의견을 보였지만 네스트원을 본 우리 두 사람은 이제 네스트원을 주거지 목표를 설정하게 되었는데 우즈베크 남편 역시 네스트원이 좋긴 좋았나 보다.


우리는 집을 알아본다는 핑계로 맛집도 찾아다니고 카페와 서점들도 돌아다니니고 아이들 없이 오만에 남편과 둘만의 데이트를 할 수 있어  당장에 원하는 집은 못 샀지만 네스트원을 목표로 우리 부부는 사업에 대해 더 많은 대화도 나누고 관심 있는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미래가 설레어졌고 임장을 통해 우즈베크 남편과 행복한 일상을 보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불안정해서 더 설레는 미래.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더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즈베키스탄에서 코로나에 걸리면 생기는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