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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불편한가 언니라는 호칭

언니라고 부르지 마

허리가 기역자로 굽은 노인이 짐을 들고 버스에 올랐다

중년 남자가 노인을 기다렸다가 짐을 올려준 직후였다.

노인에게 젊은 여성이 자리를 양보했다.

"고마워요 언니"

처음엔 그러려니 했다. 어느새 언니라는 호칭이 본래의 뜻과 다르게 너무 흔한 호칭이 됐으니까.

그런데

노인이 몇 번이나 " 언니 고마워요"라고 말하는데 주변에서 자꾸 키득거리는 거다.

나만 이상한 게 아니구나 생각되는 순간이었다. 노인의 뒷자리가 비자 노인이 또 말했다.

" 언니 여기 앉아"

노인은 '언니'라는 호칭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 걸까?

난 아무나 내게 언니라고 부르는 게 싫다

특히 매장에서  언니라고 불리면 구매욕구가 떨어진다. 누가 봐도 나보다 연배의 주인이 나보고 언니 언니 부르면 왠지 강요받는 느낌과 그 호칭에 담겨있는 함의가 너무 계산적으로 느껴진다.

'오빠''이모'의 호칭도 마찬가지다.

난 친족이 아닌 연상의 남자에게 오빠라는 호칭을 쓰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이모 아닌 사람에게 이모라고 부르는 것도 싫다

이런 나 너무 팍팍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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