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죽이라는 대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아무리 정성껏 돌봐줘도 5년 동안 싹 하나 돋아나지 않다가 5년이 지난 어느 날부터 느닷없이 쑥쑥 자라나기 시작한다. 하루에 80센티미터씩 거침없이 자라고 30미터가 될 때까지도 멈추지 않는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대나무가 혹시 푹 쓰러져버리지 않을까, 위태위태한 대나무 줄기를 걱정하던 사람들은 모죽의 뿌리를 파보았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모죽의 뿌리는 사방팔방으로 얽히고 설켜 땅속 깊이 박혀 있었고, 그 길이가 무려 4000미터에 이르렀던 것이다.
모죽은 5년 동안 땅속에 갇혀 있었던 것만이 아니었다. 아래로, 땅속으로 깊이 파고들어 치열하게 내공을 다지고 있었던 것이다. 때를 기다리며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