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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신부님 <나로 사는 걸 깜빡했어요>를 읽고

진짜 ‘나’로 살아가는 힘

by 윤슬log


홍성남 신부님의 책은 친숙하고 쉬운 말로 신자들에게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파한다고 알고 있었다. 제목부터가 친근하고 재미있는 책들이 많다. <화나면 화내고 힘든 땐 쉬어>, <챙기고 사세요>, <아! 어쩌나!> 등이 그랬다. 9월 북클럽 도서로 고른 <나로 사는 걸 깜빡했어요> 또한 제목에서부터 강렬하게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었는데, 신부님의 저서를 처음 읽는 만큼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을 고르고자 꼼꼼히 책소개와 리뷰를 보고 선택하게 되었다.


이 책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으로 있는 홍성남 마태오 신부님이 루카 복음서에서 찾은 진짜 나로 살아가는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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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눠보고 싶은 부분은 <자신의 행복을 선택하세요>라는 부분으로 마리아와 마르타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마리아와 아르타는 주님께서 총애하신 재매이다. 그런데 주님께서 방문하시자 두 자매가 보인 반응은 달랐다. 마르타는 시중들기 위해 분주한데, 마리아는 언니를 도울 생각을 하지 않고 주님 말씀을 듣느라 꼼짝도 하지 않는다. 둘 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누가 잘하고 더 잘못했는지는 중요한 화두가 아니다.


다만 마리아와 마르타의 일화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바로 ‘선택’의 문제이다. 마르타 역시 마리아처럼 주님 곁에서 쉴 수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일하는 쪽을 택했다. 이 선택에는 주님께 뭐라도 해 드려야 한다는 강박이 작용한 것일 수 있다. 즐거운 마음이 아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의해서 어떤 행위를 하게 된다면 마음의 근저에는 불안과 분노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것이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다시 말해 주님께서 마르타를 보고 하신 말씀은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지 말고, 행복을 선택하는 삶을 살라고 하신 것이다. 나는 성경을 읽으며 마르타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물론 모두 맞는 말이지만 마르타의 노력을 몰라주시는 것 같아 내가 다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한 번은 고해성사로 “마리아처럼 좋은 몫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예수님이라면 마르타의 노력도 가상하게 보시겠지요?”라고 신부님께 물은 적도 있었다. 고해 사제는 “당연히 그렇다”라고 대답해 주셨다.


홍성남 신부님의 책을 읽으며 마리아와 마르타의 이야기는 어느 한쪽만 편애하고 맹목적으로 예수님의 말씀이 우선이라는 뜻이 아니라 하느님 그분은 우리가 언제까지나 항상 행복하기 위한 ‘좋은 몫’을 선택하라는 가르침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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