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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혁 delivan Mar 08. 2020

프로 일잘러가 되기 위해 꼭 갖춰야 할 능력 3가지

일취월장

누구에게나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퍼블리폴인처럼 일 관련 콘텐츠 플랫폼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도 일을 잘하는 방법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일은 궁극적으로 사람이 하는 것이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뛰어나 졌다고 해도 아직 인간의 사고 체계를 흉내 내지 못한다. 결국 일을 잘한다는 것은 우리가 어떤 사고를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엑셀 잘 다루는 법, 업무 자동화 등 효율성을 높이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고 앞으로 변치 않을 능력은 바로 올바르게 사고하는 능력이다.


책 <일취월장>에는 일을 훌륭하게 해내기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사고 능력들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그중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3가지를 소개해보겠다.


반성적 사고 능력

승자 효과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책 <승자의 뇌>의 저자 이안 로버트슨은 '어떤 사람이 성공을 이루면 남성호르몬의 한 종류인 테스토스테론이 더 많이 분배되어 지배적인 행동이 강화되고, 그로 인하여 더 많은 성공을 불러온다.'라고 말했다. 많은 스포츠 경기에서 이런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몇 번의 경기 후에 1등이 된 팀 혹은 개인은 계속해서 1등을 유지할 확률이 훨씬 높다.


하지만 모든 지 지나치면 독이 된다. 테스토스테론이 너무 활성화되면 더 위험하고 무모한 행동을 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결국 통제할 수 없는 것조차 통제할 수 있다는 오만한 사고에 빠지게 된다. 즉 부정적인 승자 효과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운'의 영역이 큰 사회, 경제, 경영, 투자 등의 분야에서 이런 현상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는 워렌 버핏은 구글과 아마존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고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넣지 않았다. 하지만 두 기업은 현재 시가 총액 TOP 5에 드는 엄청난 대기업이 되었다.


그럼에도 워렌 버핏은 아직도 세계 최고의 투자자 타이틀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버핏은 한 유명 채널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구글에 대해서 틀렸고, 아마존의 가치를 평가하면서 너무 멍청했다' 공개적인 석상에서 자신의 실수를 시인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주변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을 때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는 '반성적 사고'를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미국의 경제 전문 채널인 CNBC는 '수년간 버핏은 실수들을 저질렀지만, 다른 경영자들과 달리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모든 책임을 진다'라고 논평했다.


워렌 버핏


반성적 사고는 부정적 승자 효과를 상쇄시키는 힘이 있다. 게다가 자신의 모습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반성을 하게 되면 '메타 인지'가 올라간다. 메타 인지란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를 아는 능력이다. 메타 인지가 높으면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명확하게 파악하여,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은 강화시키는 전략을 더욱 잘 짤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메타 인지를 높일 수 있는 반성적 사고를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


실수를 저질렀을 때 순간적으로 반성을 하더라도 며칠, 몇 주가 지나면서 서서히 잊혀지거나 왜곡되곤 한다. 이를 막기 위해 글로 남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즉 '기억'이 아닌 '기록'으로 남겨 더욱 객관적인 반성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일취월장>의 저자 신영준 박사는 개인에게는 Daily Report(DR)를, 조직에게는 After Action Review(AAR)을 추천한다.


나 또한 회사 TF 팀에서 반성적 사고 능력 향상을 위해 AAR과 비슷한 과정을 도입했다. 우리 팀은 매주 회의를 진행하는 데, 본격적인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지난주 회의를 통해 도출된 액션 플랜에 대해 각자가 1주일 간 어떻게 진행했는지, 앞으로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를 얘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물론 얘기한 것들은 회의록에 꼼꼼히 기록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잘한 것은 칭찬하고, 부족했던 것은 솔직하게 공유함으로써 자신감과 반성을 동시에 얻는 효과를 얻게 되었다.



통계적 사고 능력

인터넷의 발달로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때문에 정보들을 처리하고 분석해 적시에 좋은 판단을 내리는 능력은 분야를 막론하고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 되었다. 그 능력은 어떤 상황을 바라볼 때 통계적으로 사고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많은 사람들이 통계는 일반인들이 할 수 없는 관련 전문가들이나 다루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통계학 지식이 없더라도 자신이 하는 일에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것은 누구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다. 인터넷은 커녕 컴퓨터도 없던 시절에도 충분히 통계가 가능했다. 나이팅게일이 대표적인 예다.


그녀는 1854년에 발생한 크림전쟁의 부상병들을 돕기 위해 영국군 야전병원 간호사로 지원했다. 그곳에서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는데, 전쟁으로 죽는 군인보다 질병으로 죽는 군인이 더 많다는 사실이었다. 그 이유가 궁금했던 나이팅게일은 환자들의 입퇴원 기록, 사망자 수, 병원의 청결상태까지 병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록했다. 그렇게 모은 통계를 통해 군인들의 사망 이유가 병원의 위생, 즉 청결 상태에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를 바탕으로 병원의 위생 시설을 재정비하고 환자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했고, 그 결과 43% 였던 사망률이 2%로 떨어졌다. 그녀가 단순 예측이나 직관이 아닌 통계적 사고를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이팅 게일의 장미 차트 - 통계뿐만 아니라 시각화의 중요성까지 알고 있었다


회사 TF 팀에서는 통계적 사고를 위해 A/B 테스트를 도입했다. A/B 테스트는 우리 서비스에 접속하는 유저들에게 무작위로 A안 혹은 B안 혹은 C안 등을 보여주고, 그에 대한 데이터를 모아 어떤 것이 서비스의 목표(높은 클릭율, 결제율 등) 달성에 적합한지 알아내는 과정이다. 즉 서비스의 기능이나 UI 선정에 대한 의사 결정을 직관이 아닌 근거 있는 데이터를 통해 내리는 것이다. 인간은 '편향'에서 벗어나기 힘든 존재이기 때문에, 직관이 올바르게 동작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를 인지하고 통계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한다면 조직원들이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맥락적 사고 능력

맥락적 사고란 무엇일까? 먼저 맥락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자. '어떤 사건이나 글의 전후 관계를 뜻함' 즉 맥락적 사고란 '전후 관계'를 따져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미쳤다'라는 단어만 보고서 원래의 '정신이 이상하다'는 뜻으로 쓰였는지, 요즘 자주 쓰이는 '정말 대단하다'라는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앞뒤 문장 혹은 상황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위의 예에선 아주 단순한 맥락적 사고를 요하지만, 만약 전형적으로 복잡계인 비즈니스 분야에서 맥락적 사고를 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똑똑한 사람이 모여있는 조직이라도 맥락적 사고의 부족하다면 최악의 실패를 맛볼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인텔이다. 인텔은 오랫동안 PC 계열 프로세서 시장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모바일 시장이 커지자 인텔은 모바일 계열 프로세서 시장도 장악하고자 2004년부터 무려 200억 달러를 쏟아부어 칩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6년 4월 인텔은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칩 개발을 포기했다.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손실을 낸 인텔


이미 프로세서 시장을 장악한 전례가 있었음에도 실패한 이유가 무엇일까? 그들은 PC 프로세서의 맥락은 아주 잘 알고 있었지만, 모바일 프로세서의 맥락에 대해선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PC 프로세서는 고사양, 고성능이 중요하지만 모바일은 전력을 적게 소모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인텔은 자사의 기술력을 과시하듯 모바일에서도 고성능을 자랑했다. PC에서 성공했던 전략을 계속 고수한 인텔은 모바일의 맥락을 잘 파악한 ARM이라는 경쟁자에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복잡한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좋은 전략도 맥락에 따라 나쁜 전략이 될 수 있다. 핵심은 '균형'이다. 모순과 대립이 상황에 따라 모두 적용될 수 있고, 하나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닌 둘 모두를 균형 있게 취할 수 있는 맥락적 사고는 일잘러를 넘어 성공하는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꼭 갖춰야 할 덕목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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