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쓰게 만드는 장치들

일기 쓰기를 습관으로 바꾸는 세 가지 방법

by 벨리따

매일 쓰기. 제가 이 책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저한테 쓰기에 대해서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이어리, 일기, 독서 노트, 필사, 책 이 중 하나를 선택했다면 꾸준하게 써야 한다고 말합니다. 적고 싶은 날에는 적고, 귀찮고 피곤하고 놀고 싶은 날은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고도 얘기합니다. 계속 적어야 효과라는 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띄엄띄엄해서는 바라는 만큼의 결과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빠지지 않고 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늘 그렇듯 의욕도 넘치고 매일 쓰겠다는 마음을 먹고 시작할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오늘은 안 쓰고 넘어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으실 겁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첫째, 스스로에게 부담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 때보다는 잘 써야지, 길게 써야지, 일기에 하루 다 기록해야지 이런 점들이 다 계속하는 데 걸림돌이 됩니다. 지금 처한 상황 속에서 쓸 수 있는 만큼 써야 오래 쓸 수 있습니다. 둘째,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제 주위에도 시간에 쫓기듯 살아가는 사람 있습니다. 전화하면 늘 바쁘다고 해요. 직장인에게는 일이, 학생에게는 학교와 학원 그리고 숙제가 먼저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일기 쓰기는 굳이 누군가가 시켜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선택으로 쓰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에게 급한 일이 많아지면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멈추기 십상입니다. 셋째, 몸에 익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매일 쓰려면 시행착오도 거쳐야 합니다. 마음먹고 결단해서 단 한 번만에 성공하는 게 습관이라면, 우리는 지금보다 돈과 정신면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을 것입니다. 이 말은, 습관 들이기가 어렵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해요. 어려우니까 하지 말자가 아니라 ‘어렵지만 꾸준히 해보는 거야!’라는 마음을 가져야 해요.


머리로 이해는 되지만 꾸준히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속해서 쓸 수 있는 세 가지 장치에 대해 알려드리려 합니다. 본인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면 습관 들이는 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첫째, 루틴 만들기입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쓸지를 정해 놓는 겁니다. 정하기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지키려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애를 쓰며 반복하면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자동으로 하게 됩니다.


먼저 ‘언제’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앞서 저는 잠과 연결해 쓰면 습관 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좀 더 자세하게 들어가서요, 시간도 정하는 겁니다. 저는 오전 10시에 일기를 씁니다. 가족들 다 보내고 나서, 아침 정리하고, 집 정리 후에 씻고 앉으면 이 시간이 됩니다. 책상 앞에 앉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일기 쓰기이다 보니, 늘 커피가 있어요. 한 모금 마시고 사각거리는 소리 들으며 쓰는 시간! 제가 하루 중 두 번째로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보내는 하루가 다 다르기 때문에 새벽, 오전, 오후, 밤에 쓰며 자기와 맞는 시간을 찾아야 합니다. 특별히 애를 많이 쓰지 않아도 일기를 쓰게 될 때까지는 정해진 시간에 쓰는 게 오래, 계속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어디서’에 대해서 적어볼게요. 편하고 집중이 잘 되는 장소면 좋겠지요. 저는 제 책상에서 일기를 씁니다. 책상이 없었을 때는 식탁에서 썼어요. 저한테 편한 곳은 침대인데, 여기는 잠을 잘 것 같아서 피했습니다. 장소를 정하고 쓰면 이쪽으로만 가도 일기 쓰기가 생각이 납니다. 또, 자리를 지정해 두었으니 노트와 펜을 바로 쓸 수 있게 둘 가능성이 높겠죠. 오늘은 어디서 쓸지를 고민하고, 펜을 고르면서 시간 보내기보다 바로 쓸 수 있게 환경을 만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알람 설정하기’입니다. 제가 어플로 가계부를 쓴 적이 있는데요 좋았던 점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가계부를 썼는지 알림이 뜨더라고요. 그러면 언제 적었는지 떠올리고 쓴 돈이 있으면 적을 수 있었습니다. 초반에는 알람을 맞추거나, 할 일 목록 어플을 통해 시간을 설정해 놓으면 도움이 됩니다.


둘째, 힘든 날은 한 줄 쓰기입니다. 분명 마음을 먹었지만 삼일만에 그만둔 적 있으시잖아요. 다른 날보다 쳐내야 하는 일이 많아서 집에 오면 손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이런 날은 어쩔 수 없어요. 평소에 다섯 줄 썼다면, 힘든 날은 한 줄만 씁니다. 빈 구멍만 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렇게 쓰는 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꾸준히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루 안 하면 다음 날도 전날과 같은 생각 합니다. 이왕 빠뜨린 거 오늘도 일 많았으니까 쓰지 말고 내일부터 다시 쓰자며 넘깁니다. 계속 안 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쓴다고요? 쓸 수야 있죠. 다음에 또 하루 빠지면, 다음 날도 안 쓰고 싶을 거고요, 그다음 날도 하지 않아서 결국 그만두고 마는 거죠. 멈추는 순간 다시 시작하기는 힘들어집니다. 한 줄이지만 중요한 이유입니다. 작다고 여길 수도 있는데요, 습관으로 만들기에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양 줄여서 쓰기, 작심삼일을 넘기는 저의 전략입니다.


셋째, 기록 자동화입니다. 최대한 쓰는 과정을 간단하게 만들고 이를 반복하는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쓰는 장소를 정해두면 근처에 갔을 때 생각이 난다고 했습니다. 굳이 쓰려고 마음먹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블로그에도 보면 템플릿이 있잖아요. 미리 양식이 지정되어 있어요. 혹시 블로그에 일기를 적으시는 분이 계시다면 내 탬플릿을 만들어 놓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질문을 적어 두고, 저는 답만 하는 거죠. 굳이 오늘 무엇을 써야 할까 고민하지 않고 쓸 수 있습니다. ‘오늘 주로 느낀 감정’ ‘오늘 있었던 일 세 가지’ ‘오늘 하루를 한 문장으로 적는다면?’ ‘추가로 적고 싶은 이야기’처럼 틀을 만들어 놓는 거예요. 이런 질문은 언제든지 수정이 가능합니다. 쓰고 싶은 목적에 따라서 질문을 바꾸면 됩니다. 종이에 적을 때도 같습니다. 질문 적으면서 찬찬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있겠네요. 그렇다고 꼭 많이 적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습관을 형성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어야 한다는 점은 기억해 주세요.




작심삼일. 이 단어를 몰랐다면 어땠을까요? 이틀까지는 잘해왔는데, 이번에는 꾸준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삼일에서 걸립니다. 오죽하면 작심삼일을 122번 하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살게 된다고 하잖아요. 작심삼일은 이미 실패를 예고하는 느낌입니다.


행동이 느린 사람을 보고 둔하다고 하기보다 신중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면, 그 사람뿐만 아니라 옆에서 들은 사람도 진중하고 조심스럽게 대하는 사람이라 여깁니다. 습관도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요. 삼일만 해도 잘한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삼일이면 습관을 만드는 데 이제 시작한 거잖아요. 습관의 초입입니다. 잊어버리고, 서툴고, 그만두고 싶은 시기입니다. 이럴 때 못하는 핑계를 찾기보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주면 좋겠어요.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야.’라고요. 말도 해주면서 본인만의 루틴을 만들고, 한 줄만 쓰고, 자동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일기, 꾸준하게 쓸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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