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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fthsage Jul 23. 2020

배운다라는 것은 무엇일까

IT 직군 온라인 강의 서비스 전성시대

소셜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면 많은 광고를 접하게 됩니다. 제가 개발자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유난히 코딩, UX, 데이터에 대한 온라인 강의에 대한 광고가 많이 보이는 것은 그 탓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비전공자분들이 코딩 교육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아마 취업과 연계되어 있어서가 아닐까 합니다. (그들이 그렇게 광고를 하기도 하지만...) 하지만 재밌는 것은 주변 개발자들은 막상 번아웃을 경험하고 흥미를 잃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더라는 말입니다. 자연스럽게 컴퓨터공학을 전공(수영을 배우고)하고 취업(물속에 뛰어들었지만) 점점 힘도 빠지고 파도가 거세서(일정 압박, 기술 부채 등) 말이죠. 저 또 한 케어닥을 시작하기 전에 10년 차 개발자가 되기 전 심각한 회의감을 느끼고 남미로 떠나 거기에 사는 친구와 목공소를 차리고 다시는 회사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회사를 그만뒀으니 말입니다. 비단 IT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말이죠.




최대 정지 마찰 계수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자주 생각나는 것이 마찰력입니다. 마찰력은 최대 정지 마찰계수를 넘어서면 그 이후부터는 운동 에너지만 가해주면 계속 쭉쭉 밀려 나갈 수 있는데 배움이라는 것이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무를 하기 위한 에너지보다는 실무를 경험하는 초반의 에너지가 많이 든다고 말이죠.


사수와 부사수

실무자인 사수는 이미 최대 정지 마찰력을 이기고 운동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보통은 굳이 다른 물체를 밀어보려고(새로운 시도) 하지 않기도 합니다. 최대 정지 마찰력을 혼자 힘으로 극복을 해내야만 하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소리 없는 응원을 보내는 분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답답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싫은 소리가 나갈 수도 있지만, 리더는 성장을 시켜 또 다른 나를 만들 수 있어야 진짜 리더라고 생각하기에 아마 답답한 마음만 든다면 아직 자신도 준비가 덜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내 얘기네 하하) 그래서 사수와 부사수의 관계보다는 멘토와 멘티의 관계가 이상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멘토는 라떼 금지! 본인도 그 당시로 돌아가면 똑같이 시행착오 반복할 겁니다)


시간은 배신하지 않는다

많은 개발자들이 며칠간 혹은 몇 주간 길게는 몇 달까지 끙끙대며 헤매다가 무언가 갑자기 해결이 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때로는 몇 날 며칠을 밤을 새우다가 다 놓고 휴식을 취할 때 머릿속을 쾅하고 때리는 경험도 마찬가지죠. 삽질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많은 시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관련 지식이 쌓이게 되고 브레이크 타임을 통해 생각이 정리가 되는 것이죠. (명상이 중요한 이유) 보통은 이런 삽질을 다신 하지 않겠다는 다짐들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기술 블로그를 보면...) 이 과정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앞으로 계속해야 하는 일이며 거기에 들인 시간은 성장에 비례합니다. (기울기는 사람마다 다르겠...) 스스로 시간을 들여 이러한 경험을 하지 않고 누군가가 옆에서 도와준다면 그 이후에도 도움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요? 스스로 시간을 들여 해결을 해보려는 시도 자체가 자연스럽게 관련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습관이 된다면 성장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입니다.


배움이 누군가에게는 핑곗거리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조언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구직자들이 바라는 점이기도 하죠. 두려움은 무지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옆에서 알려주는 것이 심적으로 안정적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 없는 도움은 후에 "가르쳐주지 않았다"라고 자신의 수동적인 자세를 합리화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능동적인 인재(어디서 많이 본 단어입니다 바로 구직사이트에서...)로 성장을 할 수 없는 것이죠. 반면에 스스로 해결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일단 고민을 해보고 옆에서 도움을 준다 해도 스스로 해보겠노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멘토는 충분한 시간(업무 백업을 포함)과 사수로서의 가르침이 아니라 멘토로서, 같은 길을 걸었던 사람으로서 작은 조언(검색 키워드와 같은)들만 주어도 충분할 것입니다. 당장 내 일을 덜어주는 부사수보다는 멘토로서 또 다른 나를 만드는 게 장기적으로 멘토에게도 좋은 일인 것은 자명하니까요.


모든 길을 확인해 보고 싶지만...

능동적인 인재의 경우 과도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합니다. 회사는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고 개인적 오기와 호기심을 어느 정도 타협하지 않으면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여기에서 민감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타협을 하는 경우 개인의 호기심에 업무 외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업무의 연장인지 아니면 개인적인 성장에 대한 자기 계발을 위한 투자인지는 개개인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조직문화에서 성과지표 평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OKR등과 같은 도구를 통해 말이죠.



Why do we fall?  So we can learn to pick ourselves up


그렇다면 과연 배운다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돈으로 살 수 있는 안정감일까요 아니면 나의 열정과 끈기에 트리거를 걸어주는 이정표일까요. 수영을 하고 싶다면 일단 발에 물이라도 묻혀야 하지 않을까요? 빠르게 뛰어들고 아니라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 제가 좋아하는 개발 운영사인 VCNC의 박재욱 대표님의 "빠르게 실패하고 빠르게 배워라 그리고 내실 있게 성장하라"라는 말은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을 한 마디로 잘 정리해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실무에 있어 배운다라는 것은 전적으로 어딘가에 의존한다기보다는 용기를 가지고 시도를 하고 실패로 인해 배우는 것을 일컫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패를 비난하지 않는 환경 또한...) 거기에 실패를 커버해주는 좋은 멘토가 옆에 있다면 정말 좋은 환경일 겁니다.




개발직군은 특히 오픈소스 같은 문화가 발달해 구글링이나 유튜브에 공유된 유용한 자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결과를 보고 싶은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온라인 강의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전문가들이 필요한 부분만 집어주고 QNA도 할 수 있는 온라인 강의 서비스도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결정을 하고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길을 갈 때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건 성장에 좋지 않은 경험일 것입니다. 최근 유행하는(스타트업을 경험해보면 필요에 의해해야만 하는) UX도 그렇고 데이터 엔지니어도 그렇듯 이 직군들은 최대 정지 마찰 계수가 최상인 직군이라고 생각합니다. 최대 정지 마찰력까지 모아야 할 에너지들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또 하다 보니 여러 물체를 밀어야 하는 상황도 오니 당연히 연봉은 비례하는 게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연봉은 높고 스타트업 전성시대에 필수인 직군이다 보니 아마도 그래서 온라인 강좌들의 대표 광고로 이어지는 모양입니다. 필요한 직군에 대한 학습을 도와준다니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들이지만 광고만큼 책임 있는 인재 양성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한 구직자도 교육만으로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것들에 대해 시간을 들이는 것이 본인의 가치를 올리는 일이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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