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백화점 쇼핑과 쿠브스굴 레이크 호스텔
국영백화점에 도착했고 가장 먼저 캐시미어를 사러 갔다. 원래는 고비 캐시미어 팩토리를 들르려고 했지만 엘사가 이전에 다녀간 한국사람들이 EVSEG가 가격이 더 싸다고 했고 마침 그 매장이 국영백화점 2층에 있다고 바로 국영백화점으로 가는 게 어떻냐고 물었다. 시간이 없기도 하고 고비 캐시미어 팩토리와 국영백화점 중에 선택해야 한다면 국영백화점을 선택하기로 했던 터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또 한국에서 몽골 캐시미어 가격을 검색할 때 한 블로그가 EVSEG가 가격도 더 저렴하고 종류도 다양하다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물론 EVSEG 팩토리를 가야 더 다양한 종류의 캐시미어를 볼 수 있었겠지만 가격은 똑같겠지 하는 생각으로 엘사에게 좋다고 이야기하고 우리는 국영백화점 2층으로 향했다.
□2층 EVSEG
2층에 가니 다양한 캐시미어 매장들이 있었다. 엘사는 다른 곳은 비싸니 EVSEG에서만 보라고 하고 우리가 결제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머플러, 장갑, 니트티, 카디건 등이 있었는데 사실 한국에서 캐시미어를 사 본 적이 없어서 이게 얼마나 싼 것인지 가늠은 잘 되지 않았다. 나는 캐시미어 머플러와 장갑을 사려고 했어서 그 위주로 보았는데 얇은 머플러보다는 숄 겸용인 넓은 머플러가 더 마음에 들었다. 장갑은 벙어리장갑을 사고 싶었는데 유아용만 있고 성인용 장갑은 손가락장갑만 있었다. 딱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곳엔 더 없을 것 같아서 손가락장갑을 사기로 했다. 또 옆에 있는 카디건도 눈에 띄어서 입어보고 벗어보고 고민하고를 반복하다가 결국 사기로 결정하고 계산대로 갔다. 머플러 175,000 투그릭, 장갑 40,000 투그릭, 카디건 175,000 투그릭으로 합쳐서 390,000 투그릭이었다.
동생과 나는 캐시미어 쇼핑을 먼저 마쳤고 엘사와 언니에게 먼저 6층 기념품샵으로 간다고 말하고 6층으로 올라갔다.
□6층 기념품샵
6층에 가니 고비 캐시미어가 있어서 한번 둘러봤는데 EVSEG와 가격차이가 별로 없었다. 만약에 더 쌌으면 여행사에 속은 기분이 들 뻔했는데 다행이었다. 그런데 고비 캐시미어에는 벙어리장갑이 있었고 벙어리장갑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나는 그 장갑을 바로 구매했다. 2층에서 산 머플러와 색도 비슷하고 장식도 귀여웠고 가격은 39,000 투그릭으로 2층에서 산 장갑보다 1,000 투그릭 더 저렴했다.
장갑을 구매하고 교회 친구들과 나눠먹을 초콜릿을 구매했다. 우리가 초콜릿을 고르고 있을 때 언니가 올라왔는데 엘사는 우리가 캐시미어를 사는 것까지만 도와주고 헤라와 잠시 사무실에 가 있을 테니 쇼핑이 다 끝나면 연락을 달라고 했다고 전해주었다. 초콜릿 다 고르고 나서 내가 낙타 양말을 사야 하는데 못 찾겠다고 하자 언니가 다른 쪽에서 봤다고 하며 알려줬는데 가보니 마땅한 게 없었다. 발목이 너무 길고 색도 별로였다. 예전에 먼저 몽골에 다녀왔던 친구가 사다 준 발목까지만 오는 낙타 양말이 정말 열을 뿜어내는 듯이 따뜻해서 이번에 여러 개 사가려고 했었는데 조금 아쉬웠다.
캐시미어와 초콜릿을 산 후 남은 쇼핑 리스트는 보드카였다. 언니와 동생은 큰 보드카를 하나씩 사가고 싶어 했고 나는 50ml짜리 미니 보드카를 여러 개 사서 나눠주려고 했는데 6층에는 보드카가 보이지 않았다. 점원에게 물어보니 1층에 있다고 해서 1층 마트로 갔다.
□1층 마트
1층 마트에도 큰 보드카만 있고 내가 찾는 미니 보드카는 보이지 았았다. 보드카 가격은 칭기즈칸 골드 가장 큰 사이즈가 22,000 투그릭이었다. 초콜릿 몇 개를 더 고르고 계산을 하고 나오는데 계산대 바로 바깥에 있는 매장에서 미니 보드카를 팔고 있었다. 마트에서 초콜릿을 고를 때 엘사에게 아직 안 끝났냐고 보이스톡이 왔었는데 내가 거의 다 샀는데 조금 더 걸릴 것 같다고 하자 기다릴 테니 다시 연락을 달라고 했다. 엘사, 얼른 퇴근하게 해줘야 하는데 우리 쇼핑이 빨리 안 끝나서 미안했어. 나는 칭기즈칸 골드 미니가 10개가 필요했는데 넉넉히 18개가 들어있는 한 박스를 살까 고민하고 있었다. 동생도 몇 개 정도는 사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한 박스를 같이 사서 나누기로 했다. 한 박스를 사면 한 병이 할인가인 2,472투그릭(1병만 사면 조금 더 비싸다. 4개부터 할인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으로 계산되어 한 박스에 44,496투그릭이었다.
□계산방식
국영백화점의 결제방식은 조금 번거롭다. 매장에서 바로 결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층의 지정된 Casher에게 가서 결제를 하고 영수증을 받아와야 한다. 우선 매장에서 상품을 골라 매장 직원에게 가져다주면 매장 직원이 해당 상품의 총가격을 종이에 적어서 주는데 그 종이를 가지고 중앙에 있는 Casher에 가서 보여주면 Casher에 있는 직원이 카드나 현금으로 결제를 해주고 그 영수증을 받아 다시 매장 직원에게 보여주면 우리가 골랐던 상품을 주는 형식이다. (다만, 1층 마트는 우리나라의 마트와 같은 형식으로 계산을 한다.)
화장실에는 샤워부스도 따로 구분되어 있었고, 샴푸, 린스, 바디워시, 치약, 칫솔, 비누까지 다 있었다. 드라이기도. 그리고 무엇보다 물이 잘 나오고 잘 내려갔다. 샤워가운은 없었지만 큰 수건과 작은 수건이 있었고 객실에는 객실에서 신을 슬리퍼와 냉장고, 티백, 커피포트, 물 두병이 배치되어 있었다. 한국에 돌아온 느낌이었다.
반면에 언니가 구한 숙소는 타운 야드(Town Yard) 호스텔이라는 게스트하우스였는데 생각보다 외진 곳에 있어서 엘사가 언니에게 취소하고 싶으면 취소하고 새로운 숙소를 구하는 걸 도와주겠다고 할 정도라고 했다. 언니는 취소할 생각으로 엘사와 같이 프런트로 갔는데 주인은 환불이 어렵다고 했고 엘사는 그럼 일단 안에 들어가 보자 해서 숙소로 들어갔는데 그나마 방이 괜찮아서 묵기로 했고 대신 주인이 룸을 업그레이드해줬다고 했다. 와이파이를 잡아 우리와 연락을 하면서 언니가 여기는 좋은 게르 같다고 했는데 그럴 줄 알았으면 그냥 우리 호스텔에서 같이 자자고 할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언니와 동행하기로 한 후 출국하는 날 공항에서 만난 것이 첫 만남이었기에 출국하기 전 미리 대화를 나누거나 친해질 시간이 없어서 언니와 우리가 잘 맞아서 마지막 날 웃으며 다시 만나자고 하며 헤어질지 여행 중에 충돌이 생겨서 껄끄러운 사이가 되어 헤어질지 몰라 선뜻 마지막 날 숙소도 같이 쓰자고 하지는 못하고 마지막 숙소는 따로 구하셔야 한다고 했었는데 언니가 구한 숙소가 엉망이라고 하니 괜히 미안해졌다. 우리는 여행 중 사소한 충돌 없이 너무 잘 지냈고 언니는 우리를 정말 많이 배려해주셨었다.
5시가 되어 로비로 나왔는데 사장님이 나와있었다. 로비로 나왔을 때 불도 켜져있지 않고 웬 남자가 다가오길래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사람인데 저 사람인가 했는데 인사를 하고 나니 첫날 만난 아타르 아트 트레블 사장님이었다. 체크아웃을 하고 사장님 차에 짐을 싣고 차에 탔다. 사장님 차도 첫날 우리를 오케이 게스트하우스에 데려다준 직원(사장님이 우리를 공항에 데려다주는 것으로 결정되기 전에 엘사가 매니저나 사장님이 갈 거라고 했었던 걸로 봐서 아마 첫날 본 직원이 매니저였던 것 같다.)의 차처럼 운전석이 오른쪽이었다.
7월 27일 일정
한국으로.
몽골 23.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