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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정 May 09. 2024

<최재천의 공부>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이 책은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와 안희경 저널리스트가 2021년 4월에서 2022년 1월 사이에 나눈 대담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공부의 뿌리, 시간, 양분, 성장, 변화, 활력 6개의 장으로 이루어졌다. 이 글은 공부의 뿌리와 시간에 대한 글이다.


 최교수 서울대, 하버드에서 생물학, 수학을 전공하고 이화여대에서 15년간 <환경과 인간>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분이다.


1장 공부의 뿌리에서는 기초응용, 자연과학에 대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나라 현실과 환경교사를 학교에 배치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는 점을 언급한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경제개발이나 돈이 되는 분야에만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이전부터 그런 것은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으니 이 정도 살면 기초분야에 예산을 투입해도 되지 않나 싶다. 유럽 등 국가에서는 자기네 나라의 동식물, 곤충에 대한 샘플, DNA를 갖추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고 자연사박물관 하나 없다니 참으로 충격적이다. 중국도 생태환경 쪽으로 수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갈수록 기후위기, 환경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환경 보전은 200년을 바라보고 나가야 할 일이라는데 너무 안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더불어 교육 방식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한다. 수학은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공식만 외우면 기계식으로 풀 수 있도록 가르친다는 이야기다. 미국이나 유럽은 수학을 언어로 이해하며 차근차근 풀도록 교육한다. 그러므로 미적분을 할 줄 모르는 아이도 시간만 주면 관련 책을 읽으며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미적분을 공부하지 않은 학생은 책을 주고 긴 시간을 줘도 풀지 못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수학에 만점을 받더라도 더 높은 수준의 수학은 공식을 미리 배우지 못하면 풀지 못하고 흥미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수학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이 대부분 그러하다. 결과에 집중된, 점수가 중요한 교육이다. 그렇기에 점수 잘 받으면 그것이 목표를 이룬 것이며,  그 이후로 학문이 더욱 뻗어나가는 것이 없다. 미국이나 유럽 교육은 스스로 공부하고 찾아가는 연구를 하게 한다고 한다. 이렇게 공부한 학생은 긴 시간이 걸릴지라도 자기만의 학문을 구축하고 창의적으로 공부하며 나무줄기 뻗어가듯이 뻗어가는 것이다.


 최교수는 봉사활동이나 교회 출석으로 인해 초등 저학년과 미취학 아이를 가르친 경험담을 들려준다. 아이들에게 칠판에 '올챙이는 어떻게 개구리가 되고' 이렇게 쓰면서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을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가며 직접 체험하게 한다. 풀을 만지고 개미를 관찰하며 대화를 나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환경에 흥미를 갖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관심을 갖게 되고 그 흥미를 마중물 삼아 지식을 뻗어 나간다. 이런 부분을 보면서 나도 아이를 그렇게 키워야겠다 다짐한다.


 <공부의 시간> 2에서는 시간 관리 이야기가 나온다. 어린 아들을 키우며 교수생활을 병행하는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미국에서는 노벨상  교수가 어린 자녀를 강의실 놀이매트에서 놀게 하며 강의하는 사진이 학교에 걸린다. 최교수는 어린 아들을 맡길 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강의실에 아이를 두 번 데려간 적이 있는데 학기 후 강의평가에 '마누라도 없냐, 애 보려면 집에 가라'는 글을 접한다. 참으로 미국과 한국의 모습이 보이는 대목이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며 아이를 키우면서 교수는 오히려 시간관리를 잘하는 사람이 됐다고 한다. 대학 때는 밤 문화를 좋아하고 늦게까지 놀던 사람이었으나, 육아를 하며 없는 시간을 쪼개 쓰느라 시간을 더욱 철저히 쓰는 사람이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쁜 와중에 책도 여러 권 쓰고 강의도 하고 강연도 다녔다고 한다.


그가 하버드에서 기숙사 사감 할 때 일이다. 식사 모임이 있었는데 기다리던 학생이 5일 후에 내는 과제를 하기 위해 식사 모임에서 빠지는 일화를 들려준다. 이 일을 계기로 무슨 일이든 미리 하는 습관을 들였고 그 이후로 삶이 더욱 여유 있고 풍요로워졌다고 한다. 이 부분은 나도 삶에 적용하고 싶다. 할 일이 있으면 그걸 해야 한다는 생각에 안 하고 있으면 마음이 불안한데 교수님처럼 미리미리 해놔야겠다는 생각이다. 


<3장 공부의 양분>에서는 읽기, 쓰기, 말하기에 대해 나눈다. 많이 읽은 사람이 쓰기를 잘하며 쓰기를 통해 읽은 것을 요약하고 그것을 통해 말을 잘한다는 것이다. 결국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많이 읽은 사람인 것이다. 잘 나가는 MC들을 보면 매일 신문을 읽거나 책을 많이 읽는다거나 백과사전을 읽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리더의 자질이다. 하버드대는 대놓고 '우리는 리더를 기르는 대학이다'라고 선언한다고 한다. 그래서 하버드대 출신 정치 지도자들이 많이 나오며 대표적인 사람이 버락 오바마이다. 미국 대학에서는 과목별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리포트를 쓰며 대학 교육 대부분이 글쓰기이다. 하지만 한국 대학에서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리포트를 쓰라고 하면 학생들이 할 게 너무 많은데 그걸 언제 하냐고 한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토론수업을 잘 안 하는데 토론 수업을 고등학교에 들이는 것을 최교수는 추천한다. 토론을 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을 말하는 기술이 늘어나는 것이다. 
<4장 공부의 성장>에서는 모든 학문이 연결돼 있는 통합에 대해 이야기한다. 교수님이 고등학교 때 미술시간에 배웠던 지식으로 나중에 연구할 때 필요한 곤충 집을 만든다던지, 제자들을 위해 같이 연구해 줬던 시간이 본인을 못 챙기는 시간으로 생각되기도 했지만 결국 미국에서 진행하는 <동물행동학 백과사전> 총괄 편집장을 맡게 된 사례 등. 결국 배우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이 통합됨을 언급한다. 교수는 제자들이 잘되고 자리 잡기를 바라며 그들의 성과를 가로채거나 그들 위에 서지 않는다. 본인이 존경했던 스승이 제자들이 당신의 연구를 넘어설 수 없는 방식으로 연구하는 모습을 '잘못됐다'라고 하며 제자들을 키워주는 스승이 돼야 한다고 한다. 이런 대목에서 본인의 입신양명보다는 지식 자체를 존중하고 그것이 확대해 나가길 소망하는 참된 지식인의 모습이 보인듯하다.
<5장 공부의 변화>에서는 자연에서처럼 아이들을 키울 것과 대학에서 다양성을 추구할 것을 말한다. 동물들은 자녀에게 주입식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자녀가 익힐 때까지 계속해서 몸소 보여준다. 끊임없이 반복을 통해 몸으로 익힌 지식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 자연계의 생명체들은 배우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배우면 잊지 않고 살아간다. 인간의 교육에도 이런 자연의 모습을 반영하는 건 어떨까. 그는 하버드대 입학생 선정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 대학도 그렇게 하는 건 어떨까 제안한다. 하버드대는 정원의 20% 정도를 학습성취도가 아닌 다른 분야에 재능 있는 학생들을 뽑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학업성적으로 학생들을 뽑는데 최교수가 제안하는 것은 10% 정도는 비보이도 뽑고 하자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아이들이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이것이 상호작용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예로 정치인 앨 고어와 영화배우 토미 리 존스를 든다. 그들은 하버드대 시절 룸메이트였다고 한다. 앨 고어는 유명 정치인 집안 아이로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하버드에 온 학생이라고 한다. 그들은 학창 시절 토미를 통해 매일 기숙사에서 파티를 연다. 앨 고어는 토미와 한 방을 쓰며 학업에 대한 중압감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나고 좀 더 여유로운 사람이 됐을 수도 있다. 앨 고어는 향후 <불편한 진실>이라는 기후변화에 대한 책을 썼고 그것을 토미에게 전화한다. 그러자 토미는 "요즘 세상에 누가 책을 읽냐? 영화로 만들어. 내가 도와줄게." 그 내용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지 않았다면 고어는 결코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최교수는 말한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재능 있는 아이들을 섞어놓으면 서로 영향을 주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부가 대물림되고 교육 역시 부의 일환이 되었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학벌이 높다고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고 이름 없는 지역신문이나 학회지에 글을 올려도 내용만 좋으면 주되게 주목받는 시대다. 우리나라도 갈수록 변화를 거부할 수 없게 됐다. 
<6장 공부의 활력>은 이 책의 마지막 장으로 '손잡아야 살아남음'을 말한다. 최교수는 카이스트에서 한때 자살률이 높았음을 언급하며 그 이유로 경쟁체재 도입을 말한다. 미국의 아이비리그 역시 자살률이 높은데 반면에 하버드는 상대적으로 자살률이 낮다고 한다. 그 이유로 교수와 튜터들이 학생들을 관리하고 밥을 먹으면서 서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끊임없이 관심을 갖는 것을 든다.  그는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하는 것이라고 한다. 힘들더라도 끈질기게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하라고 한다. 최교수와 부인은 공부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고 한다. 만약 돈이 개입됐다면 지금 교수를 하지 않고 장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최교수. 다행히 부인이 돈 얘기를 꺼내지 않아 좋아하는 공부를 계속하게 됐다고 한다. 부인 역시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며 공부를 그만 두자 최교수가 공부를 계속하게 독려하고 도왔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는 참 눈물이 났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육아로 포기하는 여자들이 많은데 이렇게 남편이 나서서 공부를 계속 이어가게끔 돕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최교수 부인은 16년에 걸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한다.  서울대학에서 교수로 있을 때 일이다. 대학원생을 지방대 출신 학생을 뽑자 이에 불만인 학생들이 따지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교수는 학생의 가능성을 보고 뽑았기에 '기다려주면 잘하게 될 거다'라며 본인이 뽑은 학생들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그들은 이후 분야에서 성과를 만들며 우리나라 생물학계를 폭넓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 사례에서 아직까지 대학성적, 학벌에 연연하는 우리네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공부에 대한 내가 갖고 있던 많은 생각이 바뀌었다. 그리고 아직 어리지만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됐다. 전에는 아이가 길 가다 열매를 따거나 개미를 보고 있으면 "빨리 가야지"하며 아이 팔을 잡아끌었다. 이 책을 읽은 후 다급한 상황이 아니면 아이가 자연에 갖는 호기심을 존중해 주고 그 시간을 기다려준다. 요즘 독서모임을 통해 책을 읽고 있는데 내가 관심 없는 분야에 대한 책을 읽는 것에 전처럼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학문은 전부 연결돼 있고 내가 잘 모르는 내용이라도 읽다 보면 결국 다른 학문과 연결됨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변화된 것 중 하나다. 
 


<3장 공부의 양분>에서는 읽기, 쓰기, 말하기에 대해 나눈다. 많이 읽은 사람이 쓰기를 잘하며 쓰기를 통해 읽은 것을 요약하고 그것을 통해 말을 잘한다는 것이다. 결국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많이 읽은 사람인 것이다. 잘 나가는 MC들을 보면 매일신문을 읽거나 책을 많이 읽는다거나 백과사전을 읽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리더의 자질이다. 하버드대는 대놓고 '우리는 리더를 기르는 대학이다'라고 선언한다고 한다. 그래서 하버드대 출신 정치 지도자들이 많이 나오며 대표적인 사람이 버락 오바마이다. 미국 대학에서는 과목별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리포트를 쓰며 대학 교육 대부분이 글쓰기이다. 하지만 한국 대학에서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리포트를 쓰라고 하면 학생들이 할 게 너무 많은데 그걸 언제 하냐고 한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는 토론수업을 잘 안 하는데 토론 수업을 고등학교에 들이는 것을 최교수는 추천한다. 토론을 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을 말하는 기술이 늘어나는 것이다. 


<4장 공부의 성장>에서는 모든 학문이 연결돼 있는 통합에 대해 이야기한다. 교수님이 고등학교 때 미술시간에 배웠던 지식으로 나중에 연구할 때 필요한 곤충 집을 만든다던지, 제자들을 위해 같이 연구해 줬던 시간이 본인을 못 챙기는 시간으로 생각되기도 했지만 결국 미국에서 진행하는 <동물행동학 백과사전> 총괄 편집장을 맡게 된 사례 등. 결국 배우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이 통합됨을 언급한다. 교수는 제자들이 잘되고 자리 잡기를 바라며 그들의 성과를 가로채거나 그들 위에 서지 않는다. 본인이 존경했던 스승이 제자들이 당신의 연구를 넘어설 수 없는 방식으로 연구하는 모습을 '잘못됐다'라고 하며 제자들을 키워주는 스승이 돼야 한다고 한다. 이런 대목에서 본인의 입신양명보다는 지식 자체를 존중하고 그것이 확대해 나가길 소망하는 참된 지식인의 모습이 보인듯하다.


<5장 공부의 변화>에서는 자연에서처럼 아이들을 키울 것과 대학에서 다양성을 추구할 것을 말한다. 동물들은 자녀에게 주입식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자녀가 익힐 때까지 계속해서 몸소 보여준다. 끊임없이 반복을 통해 몸으로 익힌 지식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 자연계의 생명체들은 배우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배우면 잊지 않고 살아간다. 인간의 교육에도 이런 자연의 모습을 반영하는 건 어떨까. 그는 하버드대 입학생 선정에서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예로 들며 우리나라 대학도 그렇게 하는 건 어떨까 제안한다. 하버드내는 정원의 20% 정도를 학습성취도가 아닌 다른 분야에 재능 있는 학생들을 뽑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학업성적으로 학생들을 뽑는데 최교수가 제안하는 것은 10% 정도는 비보이도 뽑고 하자는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아이들이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 이것이 상호작용하여 긍정적인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예로 정치인 앨 고어와 영화배우 토미 리 존스를 든다. 그들은 하버드대 시절 룸메이트였다고 한다. 앨 고어는 유명 정치인 집안 아이로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하버드에 온 학생이라고 한다. 그들은 학창 시절 토미를 통해 매일 기숙사에서 파티를 연다. 앨 고어는 토미와 한 방을 쓰며 학업에 대한 중압감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나고 좀 더 여유로운 사람이 됐을 수도 있다. 앨 고어는 향후 <불편한 진실>이라는 기후변화에 대한 책을 썼고 그것을 토미에게 전화한다. 그러자 토미는 "요즘 세상에 누가 책을 읽냐? 영화로 만들어. 내가 도와줄게." 그 내용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지 않았다면 고어는 결코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최교수는 말한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재능 있는 아이들을 섞어놓으면 서로 영향을 주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부가 대물림되고 교육 역시 부의 일환이 되었다. 하지만 이미 세상은 학벌이 높다고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고 이름 없는 지역신문이나 학회지에 글을 올려도 내용만 좋으면 주되게 주목받는 시대다. 우리나라도 갈수록 변화를 거부할 수 없게 됐다. 


<6장 공부의 활력>은 이 책의 마지막 장으로 '손잡아야 살아남음'을 말한다. 최교수는 카이스트에서 한때 자살률이 높았음을 언급하며 그 이유로 경쟁체재 도입을 말한다. 미국의 아이비리그 역시 자살률이 높은데 반면에 하버드는 상대적으로 자살률이 낮다고 한다. 그 이유로 교수와 튜터들이 학생들을 관리하고 밥을 먹으면서 서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끊임없이 관심을 갖는 것을 든다. 

 그는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하는 것이라고 한다. 힘들더라도 끈질기게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하라고 한다. 최교수와 부인은 공부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고 한다. 만약 돈이 개입됐다면 지금 교수를 하지 않고 장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최교수. 다행히 부인이 돈 얘기를 꺼내지 않아 좋아하는 공부를 계속하게 됐다고 한다. 부인 역시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며 공부를 그만 두자 최교수가 공부를 계속하게 독려하고 도왔다고 한다. 이 대목에서는 참 눈물이 났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육아로 포기하는 여자들이 많은데 이렇게 남편이 나서서 공부를 계속 이어가게끔 돕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최교수 부인은 16년에 걸쳐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한다. 

 서울대학에서 교수로 있을 때 일이다. 대학원생을 지방대 출신 학생을 뽑자 이에 불만인 학생들이 따지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교수는 학생의 가능성을 보고 뽑았기에 '기다려주면 잘하게 될 거다'라며 본인이 뽑은 학생들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그들은 이후 분야에서 성과를 만들며 우리나라 생물학계를 폭넓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이 사례에서 아직까지 대학성적, 학벌에 연연하는 우리네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공부에 대한 내가 갖고 있던 많은 생각이 바뀌었다. 그리고 아직 어리지만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됐다. 전에는 아이가 길 가다 열매를 따거나 개미를 보고 있으면 "빨리 가야지"하며 아이 팔을 잡아끌었다. 이 책을 읽은 후 다급한 상황이 아니면 아이가 자연에 갖는 호기심을 존중해 주고 그 시간을 기다려준다. 

요즘 독서모임을 통해 책을 읽고 있는데 내가 관심 없는 분야에 대한 책을 읽는 것에 전처럼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학문은 전부 연결돼 있고 내가 잘 모르는 내용이라도 읽다 보면 결국 다른 학문과 연결됨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변화된 것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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