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아이를 찾으러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아이를 찾은 후 다이소로 향한다. 아이는 매일 다이소에서 사고 싶은 게 있다. 어떨 때는 공원길로 어떤 때는 도로길로.
가끔 이런저런 상황으로 하원시간이 늦어질 때는, 남편이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된다. 그럴 때 난 아이에게
"아빠한테 전화할까?"라고 한다.
남편과 만나서 외식으로 저녁을 먹어도 되고, 마트라도 가게 되면 짐을 들어주니 몸이 편하다.
남편에게 전화를 건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여보세요"
'?????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인데.......... 아 빠?'
짧은 순간 남편이 아닌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음을 인지한다.
"아빠 나야."
"응 그래 잘 지내지? 별일 없고?"
"응 그냥 걸었어."
"그래. 시간 나면 놀러 와."
"응"
짧은 통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는다. 매번 아이 아빠인 남편한테 전화한다는 게 자꾸 "아빠"로 등록돼 있는 내 아빠한테 전화를 한다.
머쓱해진 나는 아이에게 말한다
"하은아. 네 아빠한테 전화한다는 게 또 엄마 아빠한테 전화했네."
아직 5살인 아이는 별 반응이 없다.
여동생에게 이 일에 대해 말하니
"전화번호 등록 이름을 바꿔봐."라고 한다.
'그럴까?'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라도 아빠에게 가끔 전화하는 게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