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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 혜리 May 28. 2024

고독


오래전 나의 신상에 변화가 생긴 날,


오랜 시간 편지를 나눈 친구가

뒤돌아서서 내 험담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나는 스스로 고독하기를 선택하였다.


람의 온기가 그리울 때면

마음 가는 친구를 만나

모임에도 나갔다.


더러는 자꾸 나오라는 모임도 있었지만


거기에 쏟는 마음이라면 무얼 못하랴 싶어

독서와 명상을 즐기며 소질을 계발하였다.


시간이 점점 지나니 내면이 단단해지고

자신감이 생겨


맛있는 청포도를 숨기듯 나를 아끼게 되었는데


사촌이 을 사면 배가 아프고

자신보다 못하다 싶으면 열외 시키는

세상은 그런 곳이기에 후회는 없지만


가끔 아주 가끔 내가 보낸 털레파시에

아무런 답장이 없을 때면


생선을 팔려나간 엄마를 기다리는 꼬마 아이처럼

초조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나는 아직 숙성이 덜된 곶감 같은 존재.

  

이내 그 마음을 거두고


무심한 듯 나는 다시 나의 세계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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