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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듭스 Jul 10. 2022

오세열 OH SEYEOL

(                        ) 아트 조선 스페이스

*참고 : 전시 리뷰라기 보다는 선생님과의 추억담입니다~

왼쪽 윈도우. 오세열 선생님 작품만 실제이고 나머지는 사진 출력물이다. 얼핏보고 모두 진짜 설치물인 줄; 기획이 좋다!^^b



오세열 교수님의 전시에 다녀왔다. 아트 조선 스페이스에서는 오세열, 김영리 작가님 두 분의 개인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위 사진은 김영리 작가님의 작품 ( 오른쪽은 디테일 컷)
깜찍한 A5 크기의 하드커버 도록.


전시 제목이 특이한데… 두 분의 전시 제목 모두 (               ) 요렇게만 표기되어 있다.

전시 관람 후, 데스크에서 전시도록을 구입하면서, 직원분께 ‘이번 전시 제목은 어떻게 읽어야 하냐?’ ‘괄호 열고, 괄호 닫고 이렇게 읽어야 하냐?’ 고 물으니, 좀 당황스러워하는 눈치다. 그분께서는 ‘제목이 없다, 무제, 그런 식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라는 대답을 하신다. 무슨 말씀인지 알아는 들었지만, 내가 궁금한 건 저 제목을 소리 내서 읽을 때를 여쭤본 거라 쬐끔 아쉬운 대답이었다. 그렇담 방법은 한 가지… 작가님께 직접 여쭤보는 수밖에.


오세열 교수님의 완전 초기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우측 작품: 오세열의 작업 중 유일하게 제목이 있는 <다락방>(1975)은 한국미술대상전(1976)에서 최고상을 받은 바 있다. (출처 : 아트조선스페이스)
전시장 촬영 컷이 반사가 심해서 도록도 함께 올림.


오세열 교수님은 대선배님이자 대학 4학년 때 여러 교수님들과 함께 창작실기 (졸업작품)를 지도해 주신 은사님이시다. 나는 대학원을 졸업한 후에 선생님께서 재직중인 대학교에 강의를 나가게되어 몇 해 시간 강사를 했었다. 당시 기차를 타고 다녔는데,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마치고 나면 교수님 연구실에 들려 인사를 드리곤 했다. 교수님께서는 항상 밝은 모습으로 맞아주셨고, 따뜻한 차를 내주셨다. 미술대학 교수님의 연구실은 대부분 작품을 하는 공간이기도 해서 늘 선생님께서 진행 중인 작품들을 볼 수가 있었다.

연구실에는 커다란 캔버스 작품들과 아기자기한 여러 소품들이 있었다. 조그만 밥상, 소반 등 누군가에게 버려진 물건들을 오브제로 사용하시거나 그 위에 그림을 그려 놓으신 너무도 멋진 작품들로 가득했다. 자상하신 선생님께서는 매주 연구실에 들리는 제자에게 늘 좋은 말씀을 해 주셨다. 언젠가는 내가 사는 집 (당시는 사과 과수원이 있는 집에 살았었다)의 일상에 관해 말씀을 드리니,


선생님께서는 코를 찡긋하시곤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으시며 ‘거기가 천국이지?’하신다.

그런데 나는 그 말씀을  ‘거기가 충북이지?’로 잘못 알아듣고는 ‘아니요, 거기는 경북인데요!’ 하는 엉뚱한 답변을 했다. ㅋㅋㅋ

선생님과 나는 한참을 웃은 기억이 있다.


선생님께서는 늘 개구쟁이 같은 눈빛과 표정으로 예술에 대해 삶에 대해 늘 따뜻한 말씀들을 해주셨다. 잠깐의 담소를 나누고 기차 시간이 다가오면 나는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연구실을 나왔다. 그러고 나서 기차를 탄 후에는 선생님께 문자를 드리곤 했다.


‘교수님! 저 기차 잘 탔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립니다! 정확한 문장이 기억나진 않지만 대강 이런 내용이었다. 그러면 선생님께서는 ‘그래, 오늘도 수고했어! 다음 주에 봐!’ 요런 답문자를 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사를 드리고 나왔으면 그냥 알아서 집에 가면 될 것이지… 굳이 기차를 탔다고 확인 문자까지… 거기에 자상하게 답문자를 주신 선생님!!


얼마 전 책상을 정리하다가는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연하장이 발견돼었는데 힘 있는 멋진 필체의 카드를 보면서 새삼 선생님도 나도 젊었을 때의 생각이 더욱 많이 났다.


아름다운 컬러의 두작품은 2022 신작


왼쪽은 내가 본 최고 젊으셨을 때 모습! 완전 고독한 미남!이시다!!! 오른쪽은 선생님의 트레이드 마크 콧수염과 다양한 표정, 특히 미소가 넘 멋진 사진들!!


대학을 다닐  여러 교수님들께서 지도를 해주셨는데 그분들  내게 가장  영향을 주신  오세열 교수님이시다. 자주 찾아뵙진 못해도 가끔 전화를 드리거나 전시회  찾아뵙는다. 지금처럼 건강히 오래도록 아프지 마시고 좋은 작품 하시면 좋겠다!!



아래 영상은 전시장에서도 감상할  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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