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HANDAL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뮨 May 26. 2021

죽어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하는 이유

내가 죽어라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공부를 하는 이유는 찌질하게 살고 싶지 않아서이다. 경력단절녀에서 다시 사회로 들어오기까지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IF 였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일어날 것만 같이 기 일쑤였고, 주변의 시선 또한 나를 힘들게 했다.


일반적으로 보면 나이도 많고, 특별히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니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거나 단순 알바를 하거나 마트 캐셔가 현실이라고들 말했다 (이 직업에 대한 비하 발언은 절대 아니다ㅠㅠ) 아직 시도해보지도 못했고, 아직 실패한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주변에서는 초를 치기 바빴다. 그냥 막연하게 바라고 원한 게 아니라 그래도 대학교를 다시 다니고 공부의 열정을 불태우는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경력단절녀라는 이유로, 나이가 조금 많다는 이유로, 컴퓨터도 못한다는 이유로 그렇게 매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런 소리가 진짜인 줄 착각을 하기도 한다. 만약 내 주변에 저런 사람들로만 가득 차 있었다면 나는 다른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노는 물이 중요하다고 했던가!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고, 새로운 관계에서 새로운 연결을 기대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된 것은 정말 크나큰 행운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공부하는 것을 당연한 디폴트 값으로 생각한다. 그냥 삶이 공부고, 공부가 삶인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모든 것을 알 수 없고,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으니 인생 자체가 공부고 만나는 사람마다 배울 점이 있으며,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배워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살아가면서 책을 읽고 자기 계발하는 게 특별한 것이 아닌 것이다. 오히려 안 하는 것이 이상한 거지...


그 나이 먹어서 뭐 하려고 그러니...

언제까지 공부하는데 돈만 투자할래... (그렇게 많이 투자한 것도 아닌데)

무조건 돈돈돈!!!


이런 소리가 나를 숨 막하기 했었다. 이런 이야기들에 나도 흔들렸었다. 그래도 죽으나 사나 책을 읽었고, 글을 썼으며, 운동을 했다. 마치 개미와 베짱이의 개미같이 언젠가는 올 겨울을 묵묵히 준비한 것이다. 독서 3년 반, 글쓰기 2년 반, 운동을 2년 가까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했더니 하나하나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무사히 실습과 자격증을 따고 청소년 교육과를 졸업했고,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했고, 취업뿐만 아니라 한어스의 부추 리더로서 N 잡러 가 되었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진행 중이며, 운 알못에서 하루 2만보는 거뜬히 걷는 내가 된 것이다.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쓰다가 집중이 안 된다 싶어서 또 걸으러 나갔다 왔다. 걸으면서 든 생각은 예전이라면 '아~몰라!'이러면서 핸드폰이나 하고, 예능이나 죽치고 봤을 텐데 이제는 아니다. 차라리 몸을 움직이고 땀을 낸다. 생각이 부정적으로 흘러가지 않게 아예 다른 쪽으로 확 틀어서 생산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전환시키고,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 막연히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을 하면서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기 위해 한 걸음씩 묵묵히 내딛고 있는 것이다.


입사 초반에는 업무에 대한 부담감과 잘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퇴근 후는 물론이고 출근 전에도 카톡으로 업무 응대를 했었다. 물론 시차가 다른 외국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근무시간에 응대해도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실시간 답변을 했더니 개인 시간이 아예 없는 것을 발견했다. 이제는 퇴근 후나 주말에는 아예 부캐로 살아가기로 하고 선을 그을려고 한다. 그렇게 통보했는데도 여전히 연락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아무튼 적정선을 지키되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 내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성격상 쉽게 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이것도 훈련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안되고 어색해도 노력할 것이다. 또한 여기에서 머물지 않고 앞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이며, 앞으로 개발해야 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노력하면서 나는 계속해서 변화할 것이다.


질하게 살고 싶지 않다고 찡찡거리는 것만으로 바뀌지 않는다. 누군가가 밥을 떠 먹여 주지 않는다. 계속해서 공부하고, 그것을 아웃풋 하고, 운동으로 체력을 키워나가며 주어진 것들을 감당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번 아웃되지 않도록, 체력이 부족하지 않도록, 감정 소모가 심하지 않도록 잘 조절하면서 질한 사람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는 내가 되어보자!


수많은 경력단절녀들에게 막연한 용기와 희망이 아니라 진짜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제시할 수 있는 리더가 되어보자. 사회가 받아주지 않는다고, 나는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징징거릴 것이 아니라 내가 잘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겁먹지 말고 막 들이대야 한다. (이렇게 말하지만 사실 나도 많이 졸았더랬다)

경단녀들의 반응이 있다면 다음 글에 계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