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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뮨 May 20. 2022

내가 아침에 달리기를 하는 이유

2021년 한 해 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거의 매일 운동을 했다.
직장인이 매일 운동을 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그렇게 운동을 한 이유는 버티기 위함이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어떤 사건으로부터의 도피, 운동이라도 하지 않으면 자꾸만 우울한 생각에 빠져버릴까 봐 발버둥을 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 들어간 회사 적응만도 벅찼는데 거기에 운동까지 거의 매일 했으니 회사와 헬스장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2021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분들에게 달리기 적극 추천한다. 아니 운동 is 뭔들 좋다)




2022년 1월 어느 날 갑자기 헬스장에 질리게 된다.
본의 아니게 100일 동안 운동을 쉬게 되었다. 맙소사! 반드시 운동을 쉬어야지 했던 것은 아니었고 크로스핏으로 종목 변경을 고민하다가 어쩌다 보니 100일을 쉬게 되었다. 처음으로 맛보는 퇴근 후의 여유가 너무나도 달콤했다. 보통 퇴근하자마자 운동을 하고 오면 (헬스와 필라테스를 병행했기에 기본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은 걸렸다) 집에 와서 숟가락 들 힘도 없었다. 요리는커녕 대충 있는 거 먹기 바빴고, 그렇게 깔끔을 떨던 내가 설거지도 미루고 근육통으로 끙끙 거리며 잔 도 많았다. 누가 매일 그렇게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뭘 했다 하면 뿌리를 뽑는 스타일이다 보니 적당히가 없었다. 일주일에 2번 정도만 가도 되지만 난 주 5일도 모자라서 아침저녁으로 1일 2회씩 갔던 여자였다. 아무튼 헬스 정기권 1년이 만료되고 쉬는 동안 약속을 잡아 놀기도 하고, 넷플릭스를 보며 뒹굴거리기도 하고, 통화도 하면서 여유를 즐기다 보니 이 생활이 너무 좋았다. 다시 극기 훈련 같은 운동을 해야만 하는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운동을 쉰 지 100일이 지나니 몸이 장난꾸러기가 되어가고 있었다.
몸 상태도 그렇고 그동안 애써 노력한 운동 습관이 물거품이 될까 봐 다시 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다행히 운동을 쉬는 동안 미라클 모닝이 몸에 익숙해져서 부담 없이 아침 운동을 다시 할 수 있었다. 아침 달리기의 장점은 사람이 없어서 고요하고, 공기가 신선하며, 떠오르는 태양을 보면 가슴이 벅차올라서 좋고, 저녁 달리기는 야경이 예쁘고, 운동장의 조명이 꺼진 뒤 어두워지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느낌이라 좋고, 기구 필라테스는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 호흡에 집중하며 컴다운할 수 있어서 좋다. 쉬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것이다. 이렇게 좋다는 것을. 하지 않다가 다시 해보니 좋은 것을 더 잘 알겠다는 말이다. 게다가 요즘은 모기도 없고, 날씨가 얼마나 좋은지 달리기에 안성맞춤이다! 진짜 이런 계절에 달리지 않으면 너무 아까우니 당장 운동화를 신고 산책을 나가보시기를 강추드리는 바다.


새벽의 운동장





많이 달리지 않아도 되고, 걸어도 상관없다.
시간이 안 되면 되는 시간에 하면 되고, 체력이 부족하면 단 10분만 해도 상관없다. 조용히 혼자서 생각할 시간, 숨이 가쁠 때까지 달려서 땀을 내는 것, 못할 것 같지만 참고 인내하며 한 바퀴만 더를 외치며 스스로를 격려하는 것 그것만 느껴도 운동의 의미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밤의 운동장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나도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너무 의미 있을 것이고, 나처럼 운동을 쉬었다가 재개한다면 그 또한 기쁠 것이다. 계속해서 지속하는 사람들은 말하지 않아도 운동의 의미와 효과를 알기에 할 수 있는 체력과 시간과 환경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기꺼이 즐겁게 하기를 바랄 뿐이다.







오전부터 행복해지는 비법

삼성 헬스 앱의 하루 목표를 7,500보로 설정해두었다. 원래 10,000보였다가 줄인 이유는 부담을 갖지 않기 위해서다. 바쁜 날은 저녁에 필라테스만 갈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보니 굳이 목표를 높게 설정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없었다. 7,500보로 설정해두고 아침에 달리기를 하면... 거의 5,000보에 가깝게 되고, 본의 아니게 출퇴근을 하면서 걸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보니 출근하면 어느새 "목표 달성을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세상은 생각보다 나에게 칭찬을 쉽사리 해주지 않고, 뭐 그렇게 요구사항만 많고, 피드백해줄 것만 많은지 잔소리 폭격이 만만치 않다. 그 와중에 핏에서 근무 시작 전부터 "목표 달성을 축하합니다!"라고 깜빡여주는 게 그렇게 위로가 될 수가 없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내가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모든 것은 별거가 되는 법! 여유 있게 기상을 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달리고, 근무시간 전부터 목표를 달성하면서 하루의 주도권을 내가 쥐는 기분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렇게 무장이 된 날은 어떤 공격을 받아도 쉽사리 멘붕이 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날에는 별거 아닌 일에도 두부 멘털로 휘청거리는 것을 임상실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완주율 94%!!!!

독서와 글쓰기도 마찬가지
3년째 지속하고 있는 한달어스의 한달독서와 한달쓰기도 마찬가지 효과를 가져다준다. 바쁜 날에도 읽고 썼다는 뿌듯함, 감정이 바닥인 날에도 포기하지 않고 해냈다는 자신감, 누가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은 글일지라도 나에게는 하나하나 소중한 퍼즐 조각인 글들이 쌓여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뿌듯함과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혹시라도 책과 친하지 않아서, 글을 써본 적이 없어서 고민이라도 고민할 이유가 없다. 처음부터 독서가 쉬운 사람 없고, 처음부터 글 잘 쓰는 사람도 없다. 나도 바닥부터 시작해서 지속하고 있을 뿐이고, 모르면 배우면 그만이다. 고민을 하고, 겁을 먹고, 할까 말까 갈팡질팡 할 시간에 그냥 도전하는 게 낫다. 동기 부여하면 떠오르는 이 부추 방장이 알아서 케어해드릴 테니 겁먹지 마시고 21기 한달독서와 한달쓰기에 도전하시기를!!! 완주율 94%의 팀원들과 이 부추방장을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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