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갑자기 버스가 멈춰서더니 승객들이 우루루 내리기 시작했다. 뭐지? 싶었더니, 그 긴 시간동안 단 한 번도 휴게실을 안들리다가 드디어 휴게소라고 부르는곳에 잠시 정차한것이었다. 이제 거이 목적지에 다 온 마당에 쉬기보다는 한 시라도 빨리 도착하고 싶었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렸다. 잠시 버스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멀찍이서 어느 새 동윤이가 다른 현지인과 함께 털레털레 걸어오고 있었다. 두 손에는 우리 앞 좌석에 앉은 모녀가 마시던 망고액상주스를 한아름 안고있었다. 같이 오던 현지인은 무엇인가를 야금야금 맛있게 먹고 있었다. 튀김으로 보였으나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뭘 먹고 있어요? 맛있어 보인다."
"껠라 튀김(바나나 튀김)이에요, 맛있어요!"
나는 정말 정말 정말로 깜짝 놀랐다. 그렇게 그리웠던 바나나튀김을 인도에 온지 8개월이 되어서야 그 존재를 인지하게 된 것이다. 인도에 오기 전, 인도네시아에서 장기간 살았던 적이 있었다. 바나나튀김은 그 당시 즐겨먹던 최고의 간식 중 하나였기에 너무나 반가웠다. 거기에 다양한 초콜릿 소스나 치즈를 흩뿌려먹으면 정말 꿀맛이었는데! 그 때 그 맛을 상상했다. 나를 살찌웠던 바로 그 주범!
과연 그 맛을 여기서도 그대로 맛 볼 수 있을까?
설레임을 껴안고 곧바로 해당 가게로 달려가 '껠라 튀김'을 구매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인도네시아의 'Kesang gorengan(바나나튀김)' 과 비교하면 확실히 다른 맛이었다.
일단 향신료의 나라답게 이 달콤한 간식에다 조차 '마살라'를 담뿍 뿌려놓았다. 사실 인도의 향토음식에는 마살라가 안들어간 음식을 찾기 어려울정도로 많이 쓰이는 향신료 재료로 그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고춧가루같은 느낌)
다만, 우리 한국인에게있어 이 마살라는 전혀 맛 본적없는 톡 쏘는 독특한 맛이나서 거부감이 있으면 먹기가 영 힘들다. 그렇기에 나 또한 마살라를 불호하는 편. 여타 뿌려먹는 소스가 있는지 물었으나 별다른 소득은 얻지 못했다.
한 개당 10루피로 160원짜리 간식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바나나의 맛이 평소 북쪽지방에서 먹던 것과는 맛에 차이가 있었다. 몽키바나나처럼 작고 좀 더 새큼한 맛이 났다. 튀김옷도 꽤나 인도네시아 바나나튀김에 비해 두꺼운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