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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 지루의 득점을 만든 칼리아리의 실책


현대 축구에서 '전환'은 핵심적인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전환은 크게 수 -> 공, 공 -> 수의 역할 전환과 좌 -> 우, 우 -> 좌의 방향 전환으로 구분된다

.

이러한 전환의 핵심은 속도에 기인한다. '얼마나 빠르게 역할을 전환할 수 있는가', '얼마나 빠르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가'는 득점 혹은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이 때문에 다수의 팀들이 역할 및 방향 전환 시에 속도를 더하기 위한 전술적인 요소들을 가미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술적인 요소를 위해서는 감독의 효율적인 시스템과 강도 높은 조직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즉,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자될 때 팀 단위의 전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단에 게시된 사진을 보라.



21-22시즌 세리에A 2라운드 AC밀란과 칼리아리 칼초의 맞대결에서 나온 올리비에 지루의 득점 과정이다. 칼리아리의 좌측 스토퍼 카르보니는 롱패스를 통해 좌측에서 우측으로 방향 전환을 시도했다. AC밀란의 대형이 칼리아리의 좌측으로 치우친 상황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카르보니의 롱패스는 AC밀란의 좌측 풀백 테오에게 차단됐고 테오는 곧바로 역습을 시작했다. 여기서 칼리아리는 공 -> 수, AC밀란은 수 -> 공으로 역할 전환이 발생한 것이다.



칼리아리는 갑작스러운 공 -> 수 전환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물론 아무리 조직력이 뛰어난 팀이라고 해도 위와 같은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기본적인 포지셔닝조차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였다.


AC밀란은 수 -> 공 전환 상황에서 테오가 중앙 공간으로 직접 볼을 몰고 들어왔다. 이때 AC밀란의 공격형 미드필더 디아즈를 견재하고 있던 스트루트만이 테오에게 달려들었다. 테오의 드리블 돌파를 초장에 차단하겠다는 목적성에 기인한 움직임이었지만 이는 오히려 AC밀란에게 유리한 결과를 초래했다.


테오의 움직임을 시야에 두고 있던 데이올라와 더불어 스트루트만까지 가세하다 보니 디아즈에게 엄청난 공간과 시간적 여유가 확보됐다. 결과적으로 테오는 디아즈에게 패스를 전달했고 디아즈는 매끄럽게 볼을 전방으로 운반하기 시작했다.



디아즈의 볼 운반과 테오의 전진 덕분에 AC밀란은 최종 공격 작업 상황에서 5 vs 3 수적 우위를 창출했다. 이 과정에서 롱패스 미스를 범한 좌측 스토퍼 카르보니가 테오의 전진에 유인되며 자신이 시야에 두고 있던 지루를 놓치지는 결과가 파생됐다. 그리고 지루는 환상적인 마무리로 스코어를 3 대 1로 벌리는데 성공했다.


카르보니가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시점부터 지루의 슈팅이 나오기까지 약 10여 초가 걸렸다. 그리고 이 짧은 10초 동안 칼리아리는 좌 -> 우 전환 실패, 공 -> 수 전환 실패 그리고 적절한 포지셔닝 실패까지 총 3번의 큰 실책을 범했다. 물론 AC밀란의 수 -> 공 전환이 훌륭하긴 했지만 칼리아리의 공 -> 수 전환에 따른 대응이 적절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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