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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bird Oct 30. 2022

어느 행복한 날

내가 애정 하는 것을 소개합니다

  어느 날 하늘을 봤는데, 유독 청량하고 맑다면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애국가 3절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가사가 절로 생각나는 날이지요. 오늘도 어김없이 출근인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괜찮습니다. 내일은 연차니까요! 후덥지근했던 출근길에 어느덧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네요. 오늘은 기분이 좋아 특별히 출근길 커피를 사 가기로 합니다. 매일 사 먹는 커피에 은근 지출이 많다고 느껴 자제하고 있었거든요. 오늘은 아이스라테를 먹기로 합니다. 꼬수운 아이스라테는 첫 모금이 제일 좋습니다. 오늘은 회사에서 일도 많지 않아서 마음이 맞는 동료와 차 마시는 시간도 가졌어요. 바빴던 프로젝트들이 얼추 지나가서 마음도 한결 가볍습니다. 퇴근 후엔 좋아하는 춤을 배우러 갑니다. 오늘 수업은 좋아하는 노래에 배우는 춤이라 더욱 기대됩니다. 내일 회사를 가지 않으니 몸 상태 조절하려고 1시간만 배우던 춤을 2시간 춥니다. 흠뻑 땀에 젖어 학원을 나왔을 때 보이는 핑크빛 하늘이 잠시 마음을 홀립니다. 요 며칠 스트레스가 쑥 내려가는 느낌이에요. 집에 와서는 반신욕을 위한 물을 받으며, 제가 좋아하는 노래를 고릅니다. 생각 없이 마음 편안하고 싶을 때는 디즈니 OST 재즈 버전이 좋지요.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면 몸이 녹아내리는 것 같은데, 그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몽글몽글한 거품을 후후 불며 옆에는 탄산수를 하나 따서 놓으면 더 바랄 게 없지요. 인중에 땀이 한두 방울 맺힐 때쯤 씻고 나와서 소파에서 로션을 발라요. TV로는 넷플릭스를 틀어봅니다. 몇 번이나 봐서 아무 데나 틀어도 상관없는 bold type이나 suits 중에 끌리는 것, 끌리는 회차를 틀어 놓습니다. 조명은 형광등이 아닌 은은한 주황 조명으로 바꾸고, 어쩌고 저쩌고 드라마 소리를 들으며 빨래를 갭니다. 마침 출출해서 냉장고를 뒤지다 남은 군만두를 몇 개 구워옵니다. 맥주도 냉동실에 잠시 넣어놨다가 따서 꼴깍꼴깍 마시면 캬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이 평온함과 아늑함에 감사함이 더해지고, 더할 나위 없는 하루가 저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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